자극적인 커피 대신, 은은한 티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로 인해, 차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애프터눈티세트가 함께 각광받고 있다. 애프터눈티란 점심과 저녁 사이인 오후 3~5시에 간식과 함께 차를 즐기는 것으로, 영국 귀족사회에서 퍼진 문화이다. 산업혁명 이후 랜턴이 보급되면서 영국인들의 취침시간과 저녁식사 시간이 늦어졌는데, 오후가 되면 허기를 느낀 귀부인들이 디저트와 샌드위치를 곁들여 먹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했다. 1840년 이후엔 인도 아쌈 지방에서 영국인에 의한 차 재배가 본격화되면서 더욱 발달해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졌다.
애프터눈티세트가 국내에서 사랑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로, 포화상태에 이른 커피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주목 받으며 발달하기 시작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거의 찾을 수 없던 티세트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카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
이 디저트의 전통적인 구성은 3단 트레이에 샌드위치, 스콘, 케이크와 각종 구움과자들이 들어간 구성인데, 국내에선 매장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메뉴를 더하거나 빼 각자만의 시그니처 조합을 내놓고 있다.
01 TREEANON
02 GOODAFTERNOON
웨딩카페에서 즐기는
애프터눈티세트
트리아농
TREEANON
INFORMATION
A 서울 강남구 학동로59길 43
T 070 8129 5955
H 월-토 09:00~22:00, 일 휴무
P 주차 불가
I @cafe_treeanon
*2인 예산 : 2만원대
청담동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트리아농. 로스터리숍으로 처음 시작했던 이곳은 정영화 대표가 영국 유학생활을 하던 지인이 보내준 홍차맛에 반해 단숨에 티룸으로 전향,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내부에 들어오면 외부와는 전혀 다른 이국적이면서도 여유로운 분위기가 온몸을 감싼다.
로맨틱한 웨딩카페
앤티크 인테리어의 전형을 보여주는 트리아농 매장은 프렌치 스타일의 노천카페처럼 낭만적이고 우아한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마당을 통해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테라스는 이곳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공간으로, 운치 있게 늘어진 커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커튼은 계절마다 다른 색상으로 교체된다고.
이외에도 매장 곳곳에 감각적인 터치를 가미했는데 샹들리에, 오래된 벽시계, 앤티크 찻잔 등 시간이 멈춘 듯 빈티지한 매력을 살렸다. 트리아농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웨딩카페’라는 점. 2층 드레스숍에서 파티용 드레스를 제작하거나 대여한 뒤, 1층 카페를 대관할 수 있어 웨딩촬영, 브라이덜샤워, 스몰웨딩 등을 진행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또, 지하공간은 꽃집으로 운영되고 있어 행사에 필요한 꽃까지 함께 주문할 수 있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애프터눈티세트 | 1만 8천 원(1인/VAT별도)
트리아농의 애프터눈티세트는 격식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오너가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메뉴 위주로 구성된다. 3단 트레이 가장 하단에는 식사 대신 즐기기 좋은 샌드위치와 스콘, 잼, 크림이 놓이는데, 샌드위치는 피넛치킨과 햄치즈 중 주기적으로 변경된다. 스콘은 겉이 바삭바삭하고 속은 포슬한 식감으로, 이 역시 고메버터와 크랜베리가 랜덤으로 올라가고 있다.
트레이 중간부분은 구움과자, 요거트, 티라미수, 슈 또는 무스케이크로 구성된다. 맨 위의 접시에는 쫀쫀한 크림의 마카롱과 계절과일이 담겨 있어 입가심하기 좋다.
2. 밀크티 | 7천 원
트리아농에서는 영국스타일 외에 일본식 밀크티도 맛볼 수 있는데, 영국과 달리 법랑냄비에 티, 우유, 설탕을 끓여 만들어 우유 함량이 훨씬 많고 더 달콤한 것이 특징이다. 이곳의 밀크티들은 티세트 외에 얼그레이향이 풍부한 홍차파운드와도 궁합이 좋다.
나른한 오후의
달콤한 휴식
굿애프터눈
GOOD AFTERNOON
INFORMATION
A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6길 45
T 02 794 2923
H 월-화 10:00~21:30 수 12:00~21:30 목-금 10:00~21:30 토-일 10:00~22:30
P 주차 가능(1대)
I @goodafternoon.tearoom
*2인 예산 : 2만원대
경리단길의 한적한 골목 안, 청량한 소라색 간판이 시선을 사로잡는 굿애프터눈. 이곳은 업무나 공부 중 각성제로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좋은 향의 은은한 차를 마시며 잠시 동안 긴장을 이완시키고 여유를 찾은 후 일상으로 돌아가는 영국식 차문화가 한국에도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문 열게 되었다.
일상에서 벗어난 환상적인 티파티
굿애프터눈은 외국인이 많아 다양한 외래문화가 혼합된 경리단길에 위치해,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새롭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친구와의 약속장소, 생일파티, 연인과의 데이트코스, 가족끼리 외식할 때 기분 좋게 들를 수 있는 카페로, 하늘색 문을 열고 처음 들어간 순간부터 티세트를 온전히 즐기고 나갈 때까지, 영국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이곳의 오너는 소품 하나하나에 신경을 기울였다.
또 형형색색의 찻잔이 진열된 찻장을 가게 전면에 배치하고 쇼윈도의 디스플레이도 화려한 티세트로 꾸며 놓아, 골목을 오가며 매장을 마주하게 되는 행인들이 화려한 티파티를 한번씩 꿈꿀 수 있도록 고안해냈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애프터눈티세트 | 4만 2천 원(2인)
이곳의 시그니처는 단연 애프터눈티세트. 그러나 영국 방식을 무작정 따라 한 것이 아닌,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적당히 변형하고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구성을 원칙으로 세웠다. 그래서 스콘을 촉촉한 식감으로 만들고, 다른 디저트들도 절제된 당도로 선보여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클로티드크림은 영국에서 스콘과 반드시 곁들이는 크림인데, 굿애프터눈에서는 국내산 프리미엄 생크림만을 사용해 직접 만들고 있다. 스패츌러를 이용하여 한 스쿱 듬뿍 떠 따뜻한 스콘에 올리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 내리는 눈 같은 텍스처이다.
2. 머랭쿠키 | 5천 원(한 송이)
굿애프터눈에서는 티세트 외에도 티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과자들을 따로 판매하고 있는데, 머랭쿠키의 인기가 매우 높다. 찻잎을 넣어 향미를 살린 얼그레이 바닐라머랭과 크랜베리가향 홍차머랭, 과자와 함께 식감 좋게 먹는 레인보우머랭, 선물하기 좋은 비주얼 담당 꽃머랭 등 다양한 종류 중 선택 가능하다.
Editor PARK JIWON
Photographer CHOI JU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