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나 둘이 운영하는 동네 작은 카페들의 입소문이 뜨겁다. 매주 다른 밸런스의 원두를 직접 셀렉해와 친절한 설명과 함께 천천히 브루잉커피를 내려주는 곳부터 매일 신선한 재료로 직접 구워내는 맛있는 디저트가 함께 준비되는 곳들까지. 커피와 함께 나를 알아봐 주는 오너바리스타의 다정함은 덤이다.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고 가볍게, 기꺼이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미니멀리즘 카페에는 개성으로 평가받는 신상카페와는 차별화된 포인트들이 있다. 가장 큰 매력을 하나 꼽자면 커피를 내리면서 매장을 운영하는 오너바리스타와의 교류라고 할 수 있는데, 매장마다 다른 분위기와 스타일이 그들로부터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두 번만 방문했을 뿐인데 나를 알아봐 주는 사장님도 재미있다. 평소 마시던 커피는 무엇인지, 어떤 자리를 좋아했는지 기억해두었다가 날씨, 혹은 그 날의 무드에 따라 센스 있게 다른 추천을 곁들여주기도 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질문이 자유롭다. 너무 당연해서 또는 무지해 보일까봐 커피나 원두에 대한 질문을 꺼렸었다면, 다양한 질문으로 풍성한 대화를 이어가보자. 맛있는 커피를 더욱 쉽고 편안하게, 즐거운 ‘커피라이프’를 가이드 해주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01 FLAT COFFEE
02 suirr
20년지기 바리스타+베이커
플랫커피
FLAT COFFEE
INFORMATION
A 서울 노원구 공릉로39길 20
T 070 8614 8747
H 화-일 11:00~22:00, 월 휴무
P 주차 불가
*2인 예산 : 1만원대
공릉동 철길 뒷골목 주택가. 아무런 장치 없이 새하얀 외관에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 코너 자리에 플랫이 있다. 오늘의 브루잉 원두가 정갈하게 쓰인 나무판자에서 조금 시선을 돌려보면 통유리 사이로 깨끗한 실내공간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바카운터 뒤로 분주히 움직이는 두 명의 남자는 플랫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오너바리스타와 베이커로 중학교 시절부터 함께한 20년 지기 친구이자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파트너다.
기다란 원목손잡이를 당겨 문을 열면 주택의 코너 모양을 그대로 따라 제작된 바테이블과 그 위에 올려진 세 종류의 원두, 그리고 플랫의 인기메뉴 스콘과 아이스크림쿠키가 차곡차곡 올려진 트레이가 보인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가게의 이름처럼 모든 것을 평평하게 맞춰 놓아 공간에 통일감을 부여했다. 구조 본연의 특성을 살려 제작된 작업대와 매장 안쪽에 독립된 두 개의 룸까지, 전체적인 공간을 알차게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BS GUIDE
1년 동안 9개 국가의 약 130여 종류 원두를 선보이는 플랫. 개성이 뚜렷한 로스터리 중 그 주에 볶은 원두를 직접 셀렉해 매주 3가지 라인업을 구성한다. 이주의 원두는 소진되면 만나볼 수 없지만 멀리 찾아갈 필요 없이 마치 커피편집숍에 방문하는 듯한 재미를 계속해서 느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브루잉커피(POUROVER(V60) / AEROPRESS)┃5천 원
각 원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추출방법을 추천해주는 친절한 바리스타 사장님과 함께 '맛있는 커피' 탐험이 가능한 이곳. 필터커피, 에어로프레스 등 다양한 추출기구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커피맛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특별한 포인트 중 하나다. 원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물론이다.
2. 플레인스콘(2pcs) | 3천 원
딸기잼과 함께 제공되는 스콘은 바삭한 겉면과 대비되는 속 안의 촉촉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하게 데워 제공된다. 버터밀크를 사용해 진한 우유와 버터의 풍미가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데, 따뜻한 브루잉커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추천할만하다. 다른 곳보다 제법 담백한 끝맛에 종종 '스콘이 맛있는 카페'로 추천되기도 한다.
따뜻한 오후의 휴양지
쉬르
suirr
INFORMATION
A 서울 노원구 공릉로27길 72-3
T 02 6407 1378
H 일-목 11:00~22:30, 금-토 11:00~23:00, 화 휴무
P 주차 불가
*2인 예산 : 1만원대
공릉과 태릉입구 사이 조성된 공트럴파크. 아기자기한 맛집들 사이 당당히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쉬르는 ‘공릉 속 발리’라 불리는아늑한 휴양지 느낌의 카페&숍이다. 새하얀 커튼을 배경으로 내부를 채우는 라탄 테이블과 의자, 곳곳의 초록식물들은 휴양지 감성을 한층 더해주는 쉬르만의 감각적인 요소들로 여행지에 놀러온 듯 편안한 느낌을 곳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이처럼 개인카페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진 쉬르는 ‘옷’이란 공통된 관심사로 처음 만나 매장까지 준비하게 된 동갑내기 커플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약 5년 정도 카페를 운영했던 어머니 덕에 늘 커피와 가까웠던 육영기 대표가 꿈꿨던 곳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특색 있는 카페를 열고자 이곳에도 취향을 가득 담았다.
한편 쉬르에서는 아직까지 산미 있는 커피를 크게 즐기지 않는 주민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아인슈페너를 제외한 모든 음료에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2종 블랜딩원두를 사용한다. 고소한 맛이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이 원두는 특히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류와 만났을 때 약간의 탄맛이 같이 올라와 더욱 진하게 즐길 수 있다.
BS GUIDE
여러 시그니처음료 중 고민된다면 고소한 아몬드향을 가감 없이 느낄 수 있는 아몬드라떼를 추천한다. 통아몬드를 직접 볶아 은근한 불에 오랫동안 끓여야 완성되는 정성가득한 메뉴로, 커피 위에 쫀쫀한 생크림이 산미 없는 원두와 어우러져 나오는 달콤씁쓸한 맛이 기분 좋게 혀를 감싼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아몬드라떼(hot/ice)┃6천 원
통아몬드를 직접 볶아 은근한 불에 오랫동안 끓여야 완성되는 수제시럽으로 만드는 쉬르만의 시그니처라떼. 커피 위에 쫀쫀한 생크림이 산미 없는 원두와 어우러져 나오는 달콤씁쓸한 맛이 기분 좋게 혀를 감싼다.
2. 쉬르라떼(hot/ice) | 6천 원
부드러운 우유 거품 밑 쌉쌀한 에스프레소, 달달함으로 마무리되는 쉬르라떼는 쉬르의 이름을 따 더욱 특별하다. 확연히 구분되는 레이어가 돋보이는 음료로 거품부터 살짝 맛본 후 수저로 잘 섞어 먹으면 폼과 커피, 달달한 우유의 맛을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
3. 바나나푸딩 | 6천 5백 원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통밀쿠키와 커스터드크림, 우유생크림으로 만드는 달달한 디저트. 중간중간 씹히는 바나나가 단맛의 주인공. 쉬르에서는 가장 많이 찾는 디저트로 담백한 아메리카노와 곁들이길 추천한다.
Editor YOON SORI
Photographer CHOI JU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