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더 이상 밤에만 즐기는 음료가 아니다. ‘낮술’이라는 단어가 이젠 익숙하게 쓰일 정도로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언제든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곤 한다. 이는 브런치의 경우도 마찬가지. 분위기 좋은 곳에서 브런치를 즐길 때 마음에 드는 술잔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테마에서는 다양한 맥주 베리에이션과 수준급의 와인리스트, 그 매장만의 시그니처 칵테일까지 선보이는 일명 ‘술런치’하기 좋은 곳들을 소개한다.
01 PAIRING ROOM
02 DINETTE
03 KUCUCINA
요리에 와인을 더하다
페어링룸
PAIRING ROOM
INFORMATION
A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1길 14
T 010 3100 8861
H 매일 11:00~23:00
P 발렛 파킹
I @tasting_melting_pairing
*2인 예산 : 5~6만원대
테이스팅룸과 멜팅샵, 테스트키친 등 청담동과 신사동 일대의 터줏대감과도 같은 식당들을 운영해오고 있는 김주영, 안경두 대표. 10년 전 테이스팅룸이 처음 만들어졌던 공간에 ‘짝을 짓는다’는 컨셉으로 새로운 레스토랑을 재오픈했다.
페어링, 그 자체
이름 그대로 ‘페어링’이 메인인 공간으로 음식과 와인, 동양과 서양, 디저트와 티의 페어링을 선보인다. 특히 이곳의 요리는 각국의 식재료와 여러 문화의 레시피들이 혼합되어 새로운 것으로 재해석되는데, 이색적이면서도 익숙한, 특이하지만 친숙한 맛의 조합을 느낄 수 있다. 매장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프랑스의 고급레스토랑에 온 듯한 느낌이 들도록 꾸며졌다. 프렌치캐노피, 로즈윈도우 등을 배치한 클래식한 감성을 기반으로 볼라이팅, 크랙타일 등의 디테일이 더해져 위트있다.
BS GUIDE
술뿐 아니라 커피나 티도 주문할 수 있다. 커피 종류로는 스페셜티커피, 드립커피, 라떼 등이 있고, 레이디그레이, 런던포그 등 일곱 가지의 얼그레이티와 에이드도 준비되어 있으니 취향껏 고르면 된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발사믹관자와 감자퓌레┃3만 1천 원
감자와 마늘로 만든 부드러운 퓌레를 접시에 올린 뒤 그 위에 관자를 올린 것이다. 신선한 관자를 강하게 시어링하여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만든 후 발사믹, 유자소스를 버무린 진미채가 올라간 것이 이 메뉴의 핵심포인트. 퓌레, 관자, 진미채 세 가지를 한번에 먹으면 고소하고 짭쪼름하며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모두 느낄 수 있어 놀랍기까지 하다. 어떤 술과 페어링하더라도 훌륭하게 매칭되는 시그니처아이템이기 때문에 메뉴 선택이 고민이라면 이 요리를 추천한다.
2. 리코타 올리브깜빠뉴┃1만 8천 5백 원
수제 리코타치즈를 올린 깜빠뉴 위에 마리네이드한 네 가지 올리브를 수북히 쌓아 올리는 요리.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들은 매장에서 3일간 허브에 마리네이드한 것. 브런치용 오픈샌드위치로도, 밤에는 술과 곁들이는 핑거푸드로도 적합하다. 이 메뉴는 와인은 물론, 톡 쏘는 청량감의 모히토와도 궁합이 좋다.
남산 자락
브런치에 취하다
디네트
DINETTE
INFORMATION
A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33 2층
T 02 797 2234
H 화-일 11:30~22:30 (Break time 15:30~17:00), 월 휴무
P 발렛 파킹
I @dinette_seoul
*2인 예산 : 3만원대
경리단길을 따라 남산체육관 방향으로 올라가는 여정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비좁은 인도와 꽉 막힌 차들의 행렬, 가파른 오르막길 때문이지만 어느 지점에 이르러 만나게 되는 디네트. 낑낑거리던 그 수고로움은 순간 미식의 향연으로 보상받게 될 것이다.
낮술이 더 매력적인 브런치
‘캐주얼 다이닝’이란 슬로건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남산캐미스트리가 위치한 건물 바로 위층에 자리하고 있다. 따로 마련된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이곳에 오기 위해 지나쳤던 수많은 오밀조밀함과 불편함이 바로 해소될 정도로 공간은 널찍하게 조성된 규모를 자랑한다. 더위와 먼지에 쳐졌던 기분이 급속히 상승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연이어 보이는 남산의 탁 트인 전망에 다시 한번 더 화사해지고 루프탑 위의 작은 가든을 구경하면 마치 작은 위안이라도 받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야말로 경리단길 숨은 보석과도 같은 다이닝 플레이스, 디네트이다.
BS GUIDE
1층 남산케미스트리와 패밀리 관계이긴 하나 겹치는 맥주브랜드는 없다. 따라서, 디네트에서 식사를 주문한 뒤 원하는 맥주를 선택해 다시 올라오면 된다. 다만 건물 위 루프탑에서는 식사가 불가능하니 참고할 것.
BLUE STREET’S SUGGESTION
1. 브루클린파이 피자┃2만 5천 원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미국 스타일의 브릭 피자로 디네트에서 가장 인기 높은 메뉴이다. 할라피뇨, 페퍼론치노의 매콤함과 꿀의 달콤한 맛이 묘한 조화를 이뤄내는데 초리조 소시지와 더불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룬다. 이외 아보카도와 바질페스토 피자도 반응이 좋다.
2. 스윗페퍼콘바비큐폭립┃2만 8천 원
부드러운 살코기는 나이프가 필요 없을 정도로 포크로만 발라내도 술술 떨어져 나온다. 강렬한 페퍼의 맛은 와인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며 파스타와 함께 먹어도 훌륭하다.
이태리 국수집
쿠쿠치나
KUCUCINA
INFORMATION
A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50길 27
T 02 516 0205
H 월, 수-토 11:00~22:00, Last order 14:00 / 21:15 (Break time 14:30~17:30)
일 11:30~20:30, Last order 20:00
화 휴무
P 발렛 파킹
I @kucucina_chefs
*2인 예산 : 3~4만원대
‘구셰프의 주방’이라는 뜻의 쿠쿠치나는 생면을 뽑아 파스타를 만드는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맛있는 양식요리와 와인, 맥주 등의 주류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질의 이탈리안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쿠쿠치나는 미슐랭가이드 2스타를 받은 뉴욕 ‘마레아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그룹사인 ‘모리니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세 명의 셰프가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파리 르꼬르동블루와 뉴욕 CIA 요리학교를 졸업한 이들이 탄탄한 내공으로 만드는 요리를 착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파스타뿐만 아니라 식전빵, 각종 소스, 디저트 등 매장에서 제공하는 거의 모든 것을 직접 만들고 있어 만족도와 재방문 의사가 매우 높다. 한편,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그레이와 골드를 메인컬러로 사용하여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BS GUIDE
생일이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의 이벤트로 티라미수를 추천한다. 요청 시 원하는 문구를 예쁘게 레터링하여 초와 함께 제공하고 있으니 말이다. 와인콜키지도 가능하며 비용은 한 병당 2만원이니 참고할 것.
BLUE STREET’S SUGGESTION
1. 우니먹물 딸리아딸레 ┃2만 5천 원
게육수에 갑오징어와 우니를 넣은 파스타다. 직접 뽑은 먹물 딸리아딸레의 향과 식감이 소스, 가니시와 잘 어우러져 짭쪼름한 바다맛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상큼한 과일맛의 화이트와인인 라포스톨 샤르도네와의 페어링을 추천한다.
2. 까르보나라 리가토니┃1만 5천 원
흔히 접하는 한국식이 아닌 이탈리아 본토식에 가까운 버전으로, 두꺼운 베이컨과 원통모양의 리가토니가 들어가 씹는 맛을 더하고 트러플향이 입안에 살짝 맴돌도록 조리하였다. 드라이한 레드와인인 루이자도 피노누아를 곁들이면 까르보나라 특유의 느끼함까지 잡아준다.
Editor OH SEUNGHAE, PARK JIWON, SON AHYOUNG
Photographer CHOI YOUNGDAE, CHOI JUYEON, PARK HANS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