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no machine cafe?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에스프레소머신을 사용한다. 따라서, 머신의 보편화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사람이 직접 내리는 핸드드립과 달리 머신을 이용하면, 높은 온도에서 강한 압력으로 빠르게 추출하기 때문에 손님에게 제공하기까지 시간이 짧게 걸린다. 드립커피의 추출과정이 오래 걸린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타이트한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맞추기에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기계가 주는 일정함과 안정감까지 더해지니 에스프레소머신은 카페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아날로그 방식이 그립다. 분주하게 지낼수록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여유롭게 마시고 싶은 것이다. 그 마음은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에 고스란히 적용이 되었다. 핸드드립 방식은 에스프레소와 달리 곱게 빻은 원두가루를 필터에 담아 뜨거운 물로 천천히 내린다. 1차, 2차 많으면 3차로 나눠지는 추출과정 동안 물의 양을 다르게 조절하며 집중해서 커피를 내리기 때문에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한 잔의 평온함을 제공받는 듯하다. 노머신 카페가 사랑 받는 이유다.
01 BARAM COFFEE
02 IDENTITY COFFEE LAB
03 MWM
04 NONTANTO
자유로운 브루어의
드립커피
바람커피
Baram Coffee
INFORMATION
A 서울 마포구 동교로38길 26-7
T 010 5804 2604
H 화-일 12:00~23:00, 월 휴무
P 주차 불가
*2인 예산 : 1~2만원대
노란 트럭 ‘풍만이’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커피를 내리던 이담(이종진) 브루어가 정착한 곳은 연남동에 위치한 바람커피이다. 2000년도 중반쯤부터 제주도에 머물던 그는 맛있는 커피에 대한 갈증과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프라이팬을 들고 커피콩을 볶기 시작하면서 브루잉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적은 투자비용으로 여러 곳을 다니며 커피를 즐기다 보니 에스프레소머신처럼 무거운 장비는 오히려 짐이었던 셈. 바람커피를 운영하는 오늘까지도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 손에 익은 브루잉 도구들로 커피를 직접 내리고 있다.
BLUE STREET’S SUGGESTION
더치라떼 | 7천 원
신선한 원두로 잘 추출한 더치라떼는 바람커피의 자랑. 꽃향기처럼 향긋함이 돋보이는 더치커피에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를 넣어 고소함을 더했다. 맛있게 즐기는 방법으로는 처음부터 섞지 말고 그대로 마시면서, 더치커피의 맛을 느낀 후 조금씩 섞어 우유와 더치의 조화를 즐기는 것. 그 후 사이드로 제공되는 메이플시럽을 조금씩 추가해 깔끔한 단맛을 느끼면 된다.
기다림이 즐거운
핸드드립커피
아이덴티티커피랩
Identity Coffee Lab
INFORMATION
A 서울 용산구 원효로 63길 18
T 010 3873 1070
H 월 12:00~19:00, 수-토 12:00~19:00, 일 13:00~19:00, 화 휴무
P 주차 불가
*2인 예산 : 1~2만원대
아이덴티티커피랩은 ‘정체성’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본질에 솔직히 다가가는 것을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커피에 접목시킴으로써 한 잔의 커피가 주는 여유와 행복, 그리고 시간을 통해 삶의 내면을 천천히 들여다보길 원한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가졌다. 화사한 화이트톤 벽면에 라이트 브라운 계열의 원목가구를 배치해 따듯한 느낌을 조성했고 실내 중간중간에 싱그러운 꽃을 놓아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공간을 만들었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과테말라 엘 소코로 버번 워시드 | 4천 5백 원
우롱차 같은 느낌을 주며 깔끔한 견과류의 느낌이 지배적이다. 일상 속에서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적당한 단맛과 산미가 특징.
2. 앨살바도르 엘포르베니르 파카마라 내추럴 | 5천 원
부드러운 산미를 가진 건포도, 건자두 향미가 인상적이며 건조된 딸기 느낌 또한 은은하게 나타난다. 캐러멜캔디 같은 애프터가 이어지는 커피.
작업실에서 즐기는
에어로프레스커피
MWM
Mess We Made
INFORMATION
A 서울 중구 수표로 35-1 4F
T 070 7913 7407
H 수-토 11:30~22:00, 일 11:30~20:00, 월-화 휴무
P 주차 불가
*2인 예산 : 1~2만원대
‘우리가 만든 엉망’을 의미하는 MWM은 작업실 겸 카페로서 예술작품과 에어로프레스커피를 만들고 있다. 이곳은 일반 카페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층에 자리한 여러 가게들과 달리 4층에 위치했고, 빠른 추출이 가능한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 힘과 시간이 필요한 에어로프레스 도구를 선택했다. 강한 압력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와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핸드드립의 중간단계로 아메리카노에서 느낄 수 없는 부드러운 질감과 핸드드립에서 부족했던 드라마틱한 바디감을 경험할 수 있다.
BLUE STREET’S SUGGESTION
에어로프레스커피 / 예가체프 Ethiopia Yirgacheffe hot/ice | 5천 5백 원
짙은 꽃 향기를 풍기며 부드러운 바디와 레몬의 산뜻한 신맛 및 다크초콜릿의 단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체즈베로 즐기는
터키식 커피
논탄토
Nontanto
INFORMATION
A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212-16
T 02 336 8020
H 매일 11:00~23:00
P 주차 가능(1대)
*2인 예산 : 1~2만원대
터키커피란 물과 커피가루를 함께 넣고 끓이는 방식으로 한국에선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커피였다. 논탄토가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뚜껑이 없는 조그만 체즈베CEZVE 안에 물과 원두가루를 섞은 후 300도 이상의 뜨거운 모래 위에서 끓인다는 것이다. 잊혀가는 옛 것에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재해석하고 싶었던 김광수 대표가 고운 입자를 통해 열을 고루 전달하는 모래를 선택하게 되었고, 그 방법은 다행히 효과적이었다. 익숙한 에스프레소머신 대신 바 안에 모래가 있으니 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체즈베를 모래 사이 이리저리 옮겨가며 커피를 끓여내는 바리스타의 퍼포먼스로 주목을 받았다.
BLUE STREET’S SUGGESTION
CEZVE ORIGINAL | 4천 5백 ~ 6천 5백 원
뚜껑이 없는 조그만 체즈베 안에 물과 원두가루를 섞은 후 300도 이상의 뜨거운 모래 위에서 끓이는 커피. 부글부글 끓었을 때 커피가루와 물이 섞인 상태 그대로 잔에 따르면 체즈베 오리지널 커피가 된다. 가루가 가라앉을 때까지 10~30초 정도 기다려야 해서 의도치 않은 여유가 생기고, 커피 한 모금에 초콜릿 풍미의 달콤함이 입안을 맴돌며 터키식 커피에 한껏 매료된다.
Editor SO YEJIN
Photographer CHOI JU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