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의 보석, 주얼리로 불리는 마카롱. 한동안 주춤하는가 싶더니 마카롱만 파는 작은 규모의 전문숍들이 기존 스펙트럼을 더욱 확장하는 추세다. 과거 베이커리나 디저트숍의 인기 있는 조연이었다면 지금은 주인공이 되어 위상을 달리하고 있는 셈인데, 이는 마카롱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 그만큼 사랑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론, 변화의 시점에는 새로운 시도들을 선보이기 마련. 마카롱은 어느 순간 크기와 모양, 재료의 변주를 달리 하였고, 이는 마카롱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없는 ‘뚱카롱’과 같은 국내 버전을 낳았다. 크고 양이 많은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를 위해 개발한 것이지만, 클래식과 정통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신선한 바람을 주진 못했다. 이처럼, 마카롱은 다른 유행처럼 양방향으로 가는 중이다.
01 OWNER’S GRAM
02 HEY ME! MACARON
주인의 색깔이 진한
오너스그램
OWNER’S GRAM
INFORMATION
A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14길 6
T 02 512 9731
H 매일 12:00~20:30
P 주차 불가
I @ownersgram
*2인 예산 : 1만원대
작지만 오너의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마카롱&구움과자 전문숍, 오너스그램. 신사동 골목에 위치해 있으며, 누군가를 위한 달콤하고 맛있는 선물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체크인 해야 할 스팟이다.
기본이 진리
디저트업계에서 국내외로 높은 인정을 받으며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이은정 오너 파티시에. 그녀가 야심차게 선보인 이곳은 마스터의 절제된 아름다움이 잔잔히 흐르고 있다. 베이킹에서 재료를 계량할 때 기준이 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를 일컫는 ‘그램(g)’을 가게이름으로 설정한 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유행이 바뀌는 세상에서 이에 경도되지 않고 기본적 가치에 집중하며 정통적인 과자의 진정함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마카롱을 비롯한 구움과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한번 이상 다녀갔거나 북마크를 해놓고 있을 정도.
특히 마카롱의 경우, 그녀가 십 수 년 전부터 베이킹클래스를 꾸려왔던 분야로 현재까지 수많은 수강생들을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어느덧 전문가가 되어 각자 숍을 오픈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BLUE STREET GUIDE
이곳의 모든 마카롱은 이제이 베이킹스튜디오에서 생산되어 배송중이다. 매장 컨셉이 테이크아웃 위주의 기프트숍이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제품을 바로 맛보고 싶다면 작은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빈브라더스의 필터커피를 저렴한 가격으로 마실 수 있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메밀마카롱 | 2천 8백 원
아몬드파우더로 만든 두 가지 다른 꼬끄에 메밀이 들어간 가나슈 필링의 마카롱. 오직 오너스그램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미숫가루가 연상될 만큼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거부감 없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2. 더블베리 다쿠아즈 파운드 | 5천 원
이곳의 파운드케이크는 하나같이 특별하고 재료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점이 특징이다. 기본에 충실한 오너의 정직함과 성실함을 보여주고 싶은 오너의 정성이 느껴지는 묵직하고 진한 맛이 배어 있는 디저트. 다쿠아즈 반죽을 위에 크림처럼 올린 것이 쫀득한 식감을 더한다.
세련된 취향
헤이미마카롱
HEY ME! MACARON
INFORMATION
A 서울 강남구 논현로172길 21 101호
T 070 8883 2016
H 화-일 11:00~20:00, 월 휴무
P 주차 불가
I @heyme.official
*2인 예산 : 1만원대
고급스러운 컬러와 독특한 크림필링의 비주얼이 아름다운 마카롱을 보고 있노라면 만든 이의 남다른 센스가 느껴진다. 군더더기 없는 정갈한 매장과 지루하지 않은 아이템으로 가득한, 이름마저 경쾌한 헤이미마카롱이다.
작은 위로의 선물, 마카롱
패션에 유난히 관심이 많던 이세련 대표는 평소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니며 먹는 것을 좋아했지만 직접 만들어볼 생각은 거의 해본 적이 없었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취미로 시작한 베이킹까지는 그랬다. 그 중에서도 마카롱은 무료한 일상의 행복이자 그녀의 커다란 즐거움이 되었는데, 다른 디저트에 비해 기술이 어느 정도 필요하고 난이도가 높았으나 그녀에게 만큼은 어떠한 장애나 어려움이 없었다고. 오히려 모든 과정이 흥미로웠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만족감과 자신감이 생겨났다.
결국, 마카롱의 매력에 푹 빠진 이대표는 인적이 드문 논현동 골목에 작업실 겸 매장인 헤이미마카롱을 오픈했다. 문제는 거의 매일 테스트와 연구에 몰입한 탓에 문을 여는 날이 일주일에 겨우 한두 번이었다는 점. 빈 손으로 허망하게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자 그녀는 작년 여름 현재 위치인 신사동으로 확장 이전해 이부분을 말끔히 해결했다.
BLUE STREET GUIDE
마카롱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사자마자 바로 그 자리에서 먹는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구매한 뒤 냉장실이 아닌 냉동실에 보관한 다음 먹기 전 상온에 1~2시간 두는게 좋다고 이세련 대표는 조언한다. 필링이 눅지지 않은 약간 차갑고 고정된 상태가 마카롱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인 셈.
BLUE STREET’S SUGGESTION
1. 라즈베리바닐라 | 2천 8백 원
가나슈를 적절히 이용해 만든 필링으로 라즈베리와 바닐라의 균형 잡힌 단맛이 느껴진다. 너무 두텁지도 얇지도 않은 필링은 꼬끄의 도톰함과 적절히 어우러지고 아메리카노와 먹을 때 맛과 향을 제대로 살아난다.
2. 얼그레이 | 2천 5백 원
얼그레이티를 직접 우려낸 필링이 진하고 향긋하다. 크림치즈와 가나슈를 적절히 섞어 필링의 텍스처도 뛰어나며 무엇보다 색감이 매혹적이다.
Editor OH SEUNGHAE
Photographer CHOI JU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