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잘못 찾은 집

남자로 살아간다는건 어떤 기분이야?

덩어리

#치안 #여성안전
오늘은 과외 시범 수업을 하러 우리 단지 건너편 아파트를 찾았다. 요즘 나는 영어를 가르치는 일에 부쩍 재미를 붙여 ‘이 시국에 과외 문의가 들어오다니’ 의아해하면서도 은근한 기대감과 뿌듯함을 안고 신나게 발걸음을 옮기었다. 그리고 역시 나는 실수를 한다. 글쎄 25동을 찾아야 할걸 24동으로 들어가버린 것이다. 물론 이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고 긴장한 채 미리 과외 멘트를 연습하며 바삐 발걸음을 옮기던 당시의 내가 이 사실을 알았을리가. 떨리는 손으로 초인종을 누르고 하나, 둘, 셋. 반응이 없다? 다시 한번 – 띵동...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6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9시가 가까워왔다. 할머니가 부산에서 출발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기차로 우리가 사는 곳까지 도착하는 시간이었다. 근처에 사는 손님이 하나 둘 올 시간이었고 나는 친구들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를 연신 받아가며 할머니에게 갈 준비를 했다. 빈소의 일은 동생에게 잠깐 맡겨두었다. 기차역으로 향하는 내내 막내동생과 울었다. 운전을 하기 위해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출근길에 섞여 울면서 하는 운전은 유독 힘들었다. 엄마는 살이 많이 빠져 엉덩이 뼈가 많이 드러난 상태였다. 차 문을 열면 아직도 보조석에 뼈가 눌러놓은 자국이..

내 시각의 할머니 (1)

우리 할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냐면요

순간의 유일

#가족 #관계
난 할머니의 생애를 알지 못한다. 내게 할머니는 언제까지고 할머니라는 존재였으며 그 우매한 당연함에 의문을 가지지 않고 나는 평생을 살아왔다. 일본에서 한국인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도미꼬라는 이름으로 살아오셨다. 할아버지와 중매로 얼굴 한번 보지 않고 결혼하고 난 후 한국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정도만 알고 있다. 그러고 보면 할머니는 한글을 잘 알지 못했다. 어릴 적 시골에 내려가서 자고 올 때면 할머니는 밤에 내게 신나게 자랑하셨다. 요즘 내가 이런 걸 배우는데 재미있더라, 노인들한테 한글 가르쳐 주는 건데 유익하더라...

암 선고를 받았다 下

이별을 준비하는 방식

순간의 유일

#관계 #가족
주임님과의 면담 이틀 후인 월요일, 대리님과 차장님께 5일간의 휴무 결재를 올렸다가 차장님께 반려되었다. “지금 시국이 어느 시국인데 경상남도를 간다고? 네가 갔다가 혹시라도 코로나에 걸려서 출근이라도 하면 우리 전부 문 닫아야 돼. 그리고 너 다녀오면 2주 동안 자가 격리 해야 해. 출근 못 해도 괜찮아?” 최대한 늦게 가는 방향으로 기간을 설정해 두고 시국을 지켜보자는 차장님의 말씀을 듣고 자리를 떴다...

그녀는 죽었다

일삼이 말하는 그녀의 죽음

순간의 유일

#관계 #친구
그녀가 죽었다. 그녀의 장례는 조촐하게 이루어졌다. 그녀의 입에서 말로만 듣던 그녀의 친구 별은 눈이 시뻘겋게 변해 사흘을 가만히 영정 사진만 보고 있더란다. 그러다가 하루는 커피 전문점에서 케이크를 사 오더라. 제삿상에 꼭 올려 달라던 음식이라나, 뭐라나. 궁금하지 않았다.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정신이 없었다. 생각만큼 사람들은 슬퍼하지 않았고, 생각만큼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은 울지 않았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친구와 ..

내가 여혐민국을 떠나온 이유

N번방 사태로 다시 환기하는 "강간문화"의 기억

도마

#페미니즘 #여성서사
몇 년간 포스팅 하지 않던 소셜 미디어에 N번방에 관련한 의견을 올리고 내가 지지하는 다른 여성들의 포스팅도 공유했다. 나도 한 목소리라도 보태고 싶어서. "메갈"덕분에,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의 글 덕분에 한국을 떠나면서 내 인생의 짐과 고통의 80%는 한국의 가부장제와 여성혐오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7살부터 지속적으로 당한 친족 성추행 사건은 내 입을 틀어막고 나를 비난 하는 것으로 끝났다. 우울..

Xxxx

🌊

Levitate

wish I can spit out everything whenever I want to regardless how others might feel or think about me I consider myself reasonable enough to get mad and let it out on you but somehow I just can't do that guess I have to swallow fire ans ..

윤영씨에게

영화 '메기' 감상문

이운

#영화 #메기
소식은 들었어요. 축하를 해야 할지, 안심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윤영 씨에게 일어나지 않은, 혹은 일어나지 않을 일에 오지랖 부리는 걸 아닐까 고민도 됐었거든요. 그래도 윤영 씨를 만나 제 이야기를 한 건 후회되지 않아요. 물론 윤영 씨는 성원이에게 맞은 적 없다 했지만, 그 때도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일에 시간이 중요한 건 아닌 거 같아서요. 저는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고 있고, 윤영 씨의 연락을 받은 이후로는 성원이가 끊..

1년간 50번이나 탄 나의 유니콘 타다를 보내며

찬양아니고 그저 나의 기록

엘파바

#리뷰 #생활정보
30대 중반, 비교적 크지 않은 키에 인상도 밋밋한 편인 여성이다. 이런 외형 조건을 왜 굳이 나열했나면 이런 외형 조건을 보고 택시기사들은 나를 막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택시는 나(는 물론이고 나와 비슷한 여성들)에게 늘 내 돈 내고 기분 나빠지기 1등이었다. 2019년 6월부터 3개월 정도 나는 엄청나게 바쁘고 긴박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주말출근, 야근, 철야는 기본이었는데 그 때 타다를 정말 자주..

용기에 대하여

성추행 당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참고해주세요.

서울안개구리

#여성서사 #페미니즘
갓 성인이 된 첫 걸음, 시간제 근무 즉 아르바이트가 너무 해보고 싶었다. 너무 신이 났던 기억이 난다. 다른 것들은 해볼 생각도 없이 빠르게 보건증을 발급 받고 집 근처 카페 겸 베이커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아르바이트 처음이죠? 궁금한 거 있어요?' '아니요.' 기대 반, 긴장 반으로 도저히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2-30대 여성이었던 점장님과 매니저님은 앞으로 아르바이트 할 땐 이런 점들에 유의하고 꼭 ..

나 자신만으로 벅찰 때가 있어

일상에 지친 '그대에게'

이운

#페미니즘 #편지
나는 요즘 약속을 잡으면 바로 후회부터 밀려와. 최근에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고, 상대에게 어울릴 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거 같아서. 약속 자리에 가서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 가끔은 내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이 낯설게 다가오면서 현기증을 느낄 정도야. 지친 와중에도 내가 오늘 어떤 말을 했는지 돌아봐야 해. 그 말 괜히 했다. 그 때 그 사람 표정 안 좋았던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지난 반년간의 기억, 우울

우울증, 그것에 대하여

서울안개구리

#정신건강 #우울증
숨죽여 울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잠이 오지 않는 밤에도. 이 긴 시간을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움직이는 것도, 사람들 속에 섞이는 것도, 음식을 먹는 것도 무엇 하나 쉬운 게 없었다. 끊임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그래도 다행히 나에겐 좋은 친구들이 많았고, 무너져가고 있는 내 조각들을 하나씩 주워서 나를 일으켜주었다. ​ '네가 곧 죽을 것 같았어.' '병원에 가, 제발..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