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서사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이 너무 거대하고 장려하거나 과도하리만큼 장식이 달려 있는 옷 또한 사회가 규정하고자 하는 여성성에서 벗어난..

공간에 대한 생각들-돈이 돈을 번다

공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바늘

#거주 #여성서사
요즘 내 최대 관심사는 경제력과 부동산이다. 내 목표는 30대에 수도권에 아파트 한 채를 '매입'하는 것이다. 비혼여성이 혼자 살아가려면 경제력이 가장 중요하다. 내 명의로 된 내 집이 없으면 월세로 달마다 몇십만원씩 내거나,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맞추지 못해 2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할 것이다. 나는 지독한 안정추구형 인간이고, 적어도 내 집이 있으면 집으로 인한 지출은 관리비를 제외하고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아 물론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겠지만) 자연스럽게 부동산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심리적인 이유..

09. 남자부 시합에 출전한 여자

장년부 1명과 중년부 3명, 여성 1명의 혼성팀

이소리소

#검도 #운동
앞의 시합이 끝나간다. 시합장 밖에서 대기하던 내 마음이 결연해졌다. 도망치고 싶기도 도전하고도 싶은 이상한 기분. 솔직히 인정하자. 단체전에 나가고 싶어 했잖아. 시합에 대한 내 욕구는 분명했다. 팀원을 만나 재미난 팀워크를 발휘하고 싶었다. 압도적인 실력 차로 이겨도 쾌감이 크겠지. 엇비슷한 팀과 만나 승패 여부와 득점차를 계산한 것도 쫄깃할 텐데. 다른 도장의 여자 단체팀들이 생각났다. 함께 몸을 풀고 파이팅을 외치며 시합장으로 들어가던 모습. 참 부러웠다. 내게도 단체전에 나갈 기회는 종종 있었다. 지역구 대..

공간에 대한 생각들-내 몸을 뉘일 공간

공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바늘

#여성서사 #거주
이력서를 넣은 회사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설레발을 치느라 회사 근처에서 살 곳을 먼저 알아봤다. 쉐어하우스, 원룸, 고시원 등 옵션은 많았으나 내 기준에서 저렴하고 넓은 방은 없었다. 월세가 저렴하면 보증금이 비쌌고, 보증금이 저렴하다 하면 반대로 월세가 비쌌다. 월세가 어쨌든 보증금이 어쨌든 문제는 내가 돈이 없다는 거다. 내게 남은 유일한 선택지는 고시원 뿐이다. 창문이 없는..

여성들이 주가 되는 테크 산업

Women In Tech, 그 중요성에 대해서

문지호

#커리어 #과학
2014년 독일에서 전자공학과에 입학 했었다. 15명의 소수 과에서 나는 유일한 여자였다. 2015년 처음 스웨덴 대학교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 했을 때 나는 40 여명 중 유일한 동양인이었고 4명 중 하나의 여자였다. 이전의 경험으로서 많은 여자 동기들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1 퍼센트의 비율이라니. 아니 그래도 유일한 여자가 아닌것에 감사해야하나. 이런 복합적인 기분을 동반한채 무언가 불확실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것은..

<해피 고 럭키> 샐리 호킨스의 독보적인 힘

웃음의 힘, 선함의 힘, 믿음의 힘, 진심의 힘

솔티

#영화 #여성서사
자전거를 도둑맞은 포피는 자전거와 작별 인사도 못 했다며 아쉬워한다. 처음 간 서점에서 주인에게 자꾸 말을 걸고 "행복하세요!"라는 인사를 하며 서점을 나서고, 한밤중 으슥한 곳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부랑자에게 대화를 건넨다. 무채색의 옷은 절대 입지 않는 포피는 결코 나도 아니고 내가 아는 사람도 아닌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인물이다. 현대인에겐 불가능할 정도의 선함을 가진 이 인물과..

01. 대학 동아리의 늦깎이 신입생

살면서 처음 만난 내 모습들

이소리소

#검도 #운동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분위기를 내볼까. 취업난으로 동아리의 인기가 짜게 식었던, 그래도 여중생 시절에 본 시트콤 <논스톱>의 여운에 캠퍼스 낭만을 못 놓던 2005년. 그때의 이야기다. 검도는 왜 때리는 부위를 말로 알려주는거지?(굳이) 대부분의 1학년들은 대학의 낭만을 뒤로하고 공무원 수험서로 눈을 돌렸다. 내가 다니던 데는 서울 하위권 학교였어서 재수할 게 아니면 취업부..

무조건, 반드시, 주인공으로

숨은그림찾기는 이제 그만, 맨 앞으로 나와주세요

솔티

#영화 #여성서사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성의 이야기를 하는데 90분은 충분치 않아요. 4시간은 돼야죠. 6시간이면 더 좋고요. 10시간 아니면 2년은 어때요. 우리의 이야기는 순환적이고 복잡하며 90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올리브 키터리지>의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이 말을 하기에 앞서 자신의 커리어 대부분이 남성 주연을 뒷받침하는 조연 역할이었다고 얘기했다. ..

[제목없음] 여섯 번째

우리는 이제 미쳐도 되지 않을까?

제목없음

#여성서사 #페미니즘
나는 확실히 분노가 많다. 사실 쌓여있다. 하지만 그동안 화를 내면 내가 지내고 있는 단체 속에서 규칙 혹은 분위기가 흐트러지기 때문에 잘 내지 않았다. 그리고 화를 내는 동안 내뿜는 감정 소모가 너무 커 몸도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다른 방법으로 엿을 주려고 짱구를 굴리곤 했다. 하지만 짱구를 굴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아주 이전에 더운 여름날이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었던 날, 나는 끈 나시에 쉬폰 소재의 치마를 ..

<콜럼버스>의 케이시를 응원해

훌쩍 떠날 수 없었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솔티

#영화 #여성서사
자기만의 인생을 찾아 발버둥 치고 결국에는 한 걸음 나아가는 여정에 대리만족을 느끼지 않기란 어렵기 때문에 나는 중독된 것처럼 성장 영화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홧김에 집을 나가고 밤 중에 친구들과 모여 대마를 피우고, 첫 경험에 목이 말라 아무나 붙잡아서 자고, 대륙을 건너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수많은 미국 성장 영화의 청소년들을 보며 타고나길 내향적이고 반-반항적인 나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만 ..

4. 사랑 뒤, 책임감

영화 <죽여주는 여자> 미숙했던 소영의 사랑

루쓰

#영화 #여성서사
탑골공원에서 ‘죽여주는 여자’로 통하는 구)미숙, 현)소영 (윤여정)은 일명 ‘박카스 할머니 ’로 탑골공원에서 성판매를 하고 있다. 어느날은 ‘매독’에 걸려 산부인과에 들린다. 병원에서 한 필리핀 여성이 산부인과 남성 의사를 찾아와 ‘아버지로서 책임’을 지라고 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러다, 회피하는 남성의 모습에 여성은 가위로 남성을 찌르게 된다. 함께 온 ‘코피노’인 ‘민호’는 오갈 데가 없어져 미숙이 민호를 데리..

<패터슨>의 로라에게 마땅한 대우를

뮤즈가 아닌 예술가로, 그의 예술이 아닌 나의 예술로

솔티

#영화 #여성서사
보자마자 너무 좋아서 가슴이 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마음에 제동이 걸리는 영화가 있다. <패터슨>이 바로 그런 영화다. 소시민의 적당히 요동치는 일상 속에서 그들이 평범한 예술을 실천하는 이야기. <패터슨>은 미국 뉴저지 패터슨 시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며 시를 쓰는 패터슨의 이야기다. 그의 일주일을 따라가며 만나는 도시의 정감 있는 모습과 패터슨의 일상적인 언어로 쓰인 시는 별거 아닌 것들의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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