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독일에서 전자공학과에 입학 했었다. 15명의 소수 과에서 나는 유일한 여자였다.
2015년 처음 스웨덴 대학교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 했을 때 나는 40 여명 중 유일한 동양인이었고 4명 중 하나의 여자였다. 이전의 경험으로서 많은 여자 동기들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1 퍼센트의 비율이라니. 아니 그래도 유일한 여자가 아닌것에 감사해야하나. 이런 복합적인 기분을 동반한채 무언가 불확실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것은 앞으로의 나의 미래구나. 나는 언제나 어느 집단에서 다양한 의미로 소수자 이겠구나.
이것은 나만의 깨달음이 아니었는지 학교에서는 오리엔테이션 기간부터 꾸준히 여자 동기들의 화합을 위한 이벤트 등을 많이 주최해주었고 참가하기를 격려했다. 많은 기업에서도 Women In Tech 의 주제를 띈 네트워킹 이벤트, 멘토링 이벤트 등을 주최했다. 바람처럼 지나가버린 3년의 대학시절에 내가 참여한 크고 작은 이벤트들만 해도 20 번이 넘어갈 것이다.
STEM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 에서는 Women In Tech 를 주제로 많은 기업들이 여성들의 참여를 활발히 독려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개중 남성 비율이 현저히 높지 않은 곳이 어디있겠냐 만은 컴퓨터 공학은 특히 그중에서도 남자 성별이 숫자에 월등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렇기에 남녀간의 차별이 더 두두러 지게 보이는 곳이 개발자들의 사회이다. 눈에 띄는 성별 불평등은 이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여성들의 진로 이탈현상으로 뒷받침된다. 번번히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숫자로 우위를 점하는 남자들은 그들의 무리를 꾸려 여성 개발자들의 자리를 뺏는다.
처음에는 이 이벤트의 의미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헤드 헌터들의 주의를 끈다는 것은 어쩌면 신선한 충격 이었고 그것은 약간의 씁쓸한 아쉬움을 남겼다.
한 성별이 우위를 점위 하는 곳에서 소수의 성별의 요구와 이해는 쉽게 무시된다. 이렇기에 사회가 추구하는 평등함이 산업의 평등함으로 이어지려면 많은 여성들이 그 존재감으로 동등한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혼자는 외롭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면 더이상 외롭지 않다. 이러한 이벤트는 여성들을 연대하게 해준다. 그렇기에 더욱 더 이러한 이벤트가 지지를 받고 활발함을 띄는게 아닐까.
대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나를 뽑으신 남성 매니저는 이런 말을 했다. 외국인 여성 개발자로 살아남으려면 실력으로 입증해야한다. 많은 것이 빠르게 바뀌는 현장에서 여성은 확실한 불리함을 띄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더 빠르게 뛰어야 한다고 했다. 내 안의 작은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앞으로 긴 여정에서 살아남고 싶었고 잘 살아남고 싶었다. 많은 여성 개발자들과 같이 살아남고 싶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소속된 회사에서는 스웨덴에서 가장 큰 Women in Tech 네트워크를 주도했다. 나는 입사한지 짧은 시간안에 스톡홀름 지사를 이끄는 드라이버가 되었다.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는 여학생들과 1대1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집단의 손에 꼽히는 여성으로서의 고충을 공유 하면서 이것은 오랫동안 이고 가야 할 숙제인것임을 다시 인식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의 고민을 공유하고 어떻게 직장이 더 평등해 질 수 있는지 연구 한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이것은 큰 위안을 주었고 소속감을 주었다.
2020년 3월 6일 스웨덴에서는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주최되는 Women In Tech 이벤트의 입장권이 3분만에 매진이 되었다. 사회에 많은 여성들이 테크의 중심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그 무게는 나에게 큰 힘을 실어준다. 이러한 이벤트가 더 활발하게 진행되어 사회에 나와있는, 나올 여성들이 더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Women In Tech 는 여성들에게 여성들이 주도권을 쥐는 테크 산업에 대한 꿈을 꾸게 해주며 동기부여를 준다. 여성이 주도권을 가지는 사회에서는 더이상 이러한 행사가 필요 없겠지.
Women in Tech 이벤트가 사라지는 그 날 까지 더 활발한 이벤트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