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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녀 잔혹사: 돈'도' 쓰지 않은 남자들을 추억하며

김쿠크

“대전역 포장마차 우동이 그리 맛이 좋아”라는 희대의 명문장을 만들어 낸 ‘개념녀’가 있었다. 지금은 김치녀 또는 된장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 때 개념의 절정을 달렸던 과거의 나도 있었다. 나는 적지 않은 연애를 했고, 적지 않은 남자를 만났고, 결국 나에겐 다양한 ‘쓰레기 전남친’이 남았다. 쓰레기라는 표현도 아까운 그들이 각축을 다투는 가운데 굳이 최악을 뽑자면, ‘돈 없는 찌질남’ 을 꼽을 수 있겠다. 나 같은 개념녀와 그런 남자들의 연애는 눈 뜨고는 못 봐줄 정도로 개념찼고, 또 찌질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내 얼굴에 침 뱉기지만, 도시전설처럼 암암리에만 공유되는 최악의 구남친 이야기는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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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여성으로 외국에서 살아가기: 난이도 ★★★★★

드류

지난 달, 친구가 영국에서 스페인으로 놀러 왔다. 나는 2인실 기숙사에 살지만 방에 룸메이트가 아예 들어오질 않아 많은 친구들을 재워주곤 했는데, 영국에서 건너온 친구 역시 우리 집에서 며칠 묵고 가기로 되어 있었다. 역에서 집으로 가는 길, 교환학생들로 추정되는 무리가 저 멀리서 시끌벅적하게 다가왔다. 또 어딘가 다같이 놀러가는구나, 생각하며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무리 중 한 남자애가 크게 ' 곤니찌와!!!' 하고 소리치고 몇 명이 그에 와르르 웃으며 우리 곁을 지나가는 것이다. 워낙 사람이 많았기에 바로 뒤돌아 봤는데도 누가 소리를 질렀는진 알 방법이 없었다. 곧바로 한국어로 크게 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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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으로 탐폰을 써 봤다

해일

‘뭐야? 나 지금 이거 넣은 거야?’ 성경험이 없었던 내가 탐폰을 처음 써 본 소감이었다. 탐폰은 신세계이니 어서 빨리 갈아타라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섣불리 탐폰을 쓸 생각을 하지 못한 이유는 복잡했다. 질에 뭘 넣는다는 것 자체가 그냥 두렵기도 했고, 아주 드물다지만 혹시라도 독성쇼크증후군이 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아직까지 ‘처녀막은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 것도 거부감에 한 몫 했다. 그리고 그 모든 거부감을 극복하고 탐폰을 써보려고 마음을 먹을 때면 생리가 끝났다. 그래서 ‘이번 생리에는 기필코 패드 생리대를 벗어나겠다’ 고 마음을 먹고 동네 드럭스토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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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해?

오래

친구A : ㅇㅇ 연략 가능하면.칼답 부타쾌요 나 : 워오 나 : 칼답 친구A : ㄱㅅ 친구A : 연락 가능한 상황이니? 나 : 응 전화할까? 친구A : ㄴㄴ. 나 사무실 ㅠㅠㅠ 나 : 아하 친구A : 응급상황이발생했거든 나 : 무슨 일이에요 친구A : 임신함 친구A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 4일 간의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오전 열시 반이었다. 친구A는 오전 일곱시 반에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았고, 개인 사정 상 당일에 임신중절 수술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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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팬싸인회 : 유사연애 체험 지옥

김다정

아이돌 그룹의 팬의 ‘팬 활동’이란 건 생각보다 다양하다. 방송을 챙겨보는 것은 기본이고, 직접 공개방송에 참여할 수도 있고, 콘서트를 관람하러 갈 수도 있으며, 안방에 앉아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안방수니’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이 외에도 아이돌 그룹이 팬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공식 행사가 있다. 그중에서도 팬싸인회는 팬과 아이돌의 가장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도 의사소통의 기회가 많은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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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카풀 앱을 더 이상 쓰지 않게 된 이유

다이앤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백만 가지도 더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주로 잘 잡히지도 않고, 승차거부를 당할 때도 있으며, 빠른 길 대신 아는 길을 고집하는 데다가 종종 불친절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일부' 택시기사를 떠올리면 할 말이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우버 같은 서비스가 한국에도 있기를 바랐다. 대신 한국에는 모바일 카풀 앱이 있다. 그동안은 이를 우버와 다르지 않은 서비스로 생각해 왔다. 일종의 대체제인 셈이다. 그래서 올해만 해도 모바일 카풀 앱을 100번도 넘게 이용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카풀 앱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최근 내가 겪은 일이다. 아마 카풀 앱을 이용하는 여성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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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위에 호모, 호모 위에 오빠

김다정

'호모' '호모덤' 에 대하여 : 본 기사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 및 목적의 적확한 전달을 위해 해당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였음을 밝힙니다. 또한 아래에 등장하는 '호모덤'과 관련된 개념은 확립된 정의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만, 최대한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았습니다. 아이돌 팬덤에 발을 들이는 사람들이 가장 놀라는 점 중 하나는 이 세계에 생각보다 ‘해야 하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이 많다는 사실이다.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전곡 스트리밍은 필수이며, 팬덤 내에서 금지된 사진을 올려서는 안 되고 민감한 이슈를 언급할 때는 '검색 방지'를 해야 하는 등, 그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게다가 이 중 하나라도 어길 경우 ‘진짜 팬’이 아니라는 비난을 받을 확률이 높다. 이러한 수많은 규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오빠 위에 OO없다’ 다. 팬 활동을 할 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가장 우선으로 배려하고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해당 표현에서 파생된 수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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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 살기: 헤프거나 이기적이거나

김평범

나는 혼자 서울에 사는 20대 여성이다. 별 특이한 일은 아니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거주 20~30대 여성의 44.4% 는 보증금·월세 , 34.6% 는 전세 로 집을 점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내가 자취를 시작한 것은 대학생 때부터다. 대학에 다닐 때는 친동생과 함께 지냈는데, 직장 생활을 하면서 혼자 살기 시작했다. 학생인 동생과는 서로 생활 패턴도 엇나간데다 기자 초년생으로의 생활이 많이 고되다보니 걸핏하면 동생에게 화를 냈고, 잦은 싸움이 반복되자 서로 견디지 못하고 각자의 생활을 꾸렸다. 그러면서 처음 혼자 얻은 집이 지금의 '월세가 아주 기막히게 싼 자취방' 이다. “그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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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여성으로 연애하기: 1. ‘갓양남'이라니요

파도

서울에서 잠시 지내던 어느 날, 한 행사 뒤풀이에서 누가 내게 물었다. “XX씨는 외국인들이랑 데이트 많이 하겠네요?” “음, 해외에 있다 보면 아무래도... 그렇죠?" 그 사람은 가부장적인 한국 남성이 싫다며, 나는 항상 ‘갓양남’들만 만날 테니 참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첫째로, 난 내 일과 생활방식의 특성 상 다양한 도시에서 살기 때문에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의 수가 많지 ‘양남’을 만난다고 한 적이 없다(페이스북에 올라온 내 친구의 사진을 가리키며 ‘미국인이다!’ 하던 친구의 어린 아들에게 왜 이 세상의 모든 백인이 미국인이 아닌건지, 경우의 수가 얼마나 수도 없이 많은지를 알려줄 때와 흡사한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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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으면 되지

문여일

처음 사후 피임약을 복용한 것은 스물 한살 때의 일이다. "콘돔 빼고 몇 번 왔다갔다 하기만 하면 안 돼?"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말을 했던 당시의 남자친구는 나의 첫 성관계 상대였고, 나는 그가 요구하는 것을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콘돔 없이 삽입했고 얼마 안 있어 덜컥 겁이 난 나는 얼른 빼라고 말했다. 어디선가 쿠퍼액으로도 임신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남자친구는 정말 몇 번 왔다갔다 하기만 했기 때문에 임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설득했지만 나의 불안함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결국 다음 날 아침, 산부인과로 향했다. 마치 벌을 주듯이 남자친구도 끌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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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낙태했다. 그래서?

Jane Doe

낙태를 결정했을 당시 난 임신 5주에서 6주로 넘어가고 있었고, 이미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많아졌으며 눕고만 싶은 무기력한 날들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입덧이 시작되면 주변인들, 특히 가족들이 알아차리는 건 시간문제기에 불안했다. 그런 이유로 임신중절약인 미프진의 배송 기간과 여차하면 세관에 걸려 못 받을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다. 나는 남자에게 임신중절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예약하라고 일렀다. '내가 지금 이런 상태이고, 앞으론 어떤 상태일 텐데, 너도 뭐라도 해라'하는 생각에서였다. 남자는 병원 예약에 성공했고, 이틀 후 나와 남자는 서울로, 남자가 찾은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은 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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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의 해방자: 일본이라는 어떤 판타지

이그리트

*이 글은 <파이널 판타지 14: 홍련의 해방자>와 그 전편(창천의 이슈가르드, 신생 에오르제아)의 메인 스토리를 다루고 있으므로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은 지금 뒤로 가기를 눌러 주세요! 지난 12월 19일, 한국에도 <파이널판타지 14: 홍련의 해방자(Final Fantasy XIV: Stormblood)>(아래 홍련의 해방자)가 업데이트되었다. MMORPG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메타크리틱 스코어를 기록한 <파이널 판타지 14: 창천의 이슈가르드(Final Fantasy XIV: Heavensward)>(아래 창천의 이슈가르드)의 후속작인 <홍련의 해방자>는 업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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