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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영문학자 11. '사이다'는 없다

숙희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마음 뿐만 아니라 몸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뜨고 버텨야 하는 힘겨움이 몸에 켜켜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몸도 마음도 무거워지는데, 나도 모르는 새에 그 무게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나는 어느새 학교와 보스턴의 무게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 힘겨움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계속 이 학교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의 전환, 보스턴을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마음의 무게가 덜어졌다. 몸도 덩달아 가벼워졌다. 억압에 무뎌지는 것, 그래서 자유를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것이 가장 무섭다....

무거운 여자가 되면 23. 무거운 여자의 하루

김현진

무거운 여자의 하루는 어떨까? 적어도 유쾌하지는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리얼리티 쇼 <도전 슈퍼모델>의 사회자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의 모델 타이라 뱅크스는 ‘팻 수트’ 체험을 한 적이 있다. 178센티미터의 늘씬한 모델이며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등의 잡지에서 섹시한 자태를 자랑하는 미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그녀는 300파운드, 약 136킬로그램의 여성으로 보이도록 특수 분장, 즉 ‘팻 수트’를 착용한 한 후 평소처럼 낯익은 거리에 나섰다. 그리고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만다. 조금 과장하자면 살면서 백만 번은 다녀 본 익숙한 거리와 친근한 동네가 차마 한 발자국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의 반응이...

무거운 여자가 되면 22. 이중기대

김현진

뷰티 유튜버 활동을 하다가 ‘탈코르셋’ 행렬에 동참하여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라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배리나의 책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를 읽었다. 어려서 종양 제거 수술을 해서 누워 지내느라 살이 찔 수밖에 없었던 배리나 역시 ‘무거운 여자’였고, 무거운 여자라서 괴로웠다. 그렇지만 나보다 한참 동생뻘인 20대 초반의 그는 존경스럽게도 무거운 여자에게 당연한 듯 주어지는 경멸과 비웃음에 절대 지지 않고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그 말은 저는 예쁘지 않아요, 라는 겸손이 아니라 그래 나는 예쁘지 않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라는 탈코르셋 선언이다. 책의 거의 모든 부분에...

목포에서 온 편지 2. 텅 빈 자유

황달수

잘 지냈지? 날씨가 꽤 춥다. 추우니까 목포에 처음 온 초여름 날 이야기를 해줄께. 2017년 5월 13일은 드디어 혈연도 지연도 없는 목포로 내려온 날이야. 어떤 나라든 독립기념일을 크게 기뻐하고 매년 기념하듯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기념일이라 내 생일을 빼고 유일하게 - 미안, 사실 네 생일도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이 알려주지 않으면 기억을 못하는 나를 용서해 - 내가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이지. 목포로 오는 게 물 흐르듯 순탄하진 않았어. 난 아르바이트나 인턴으로 번 돈을 정신과 상담이나 내 ‘기분'을 채우는 경험과 물건들 혹은 ‘시발비용'으로 소비했기 때문에 모아둔 돈이 거의 없었어. 특히 난 먹을 것에 돈 쓰는데 환장했잖...

답지 않은 사람들 시즌 2 7. '아싸'답지 않은 밀코

유의미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라서 일단 돈을 벌고 있어요. 근데 그거 아세요? 월급에도 중독이 돼요. 케이크가 맛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밀코를 만났다. 유난히 달콤한 디저트가 필요한 날이라며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레드벨벳 케이크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흰 피부에 잘 어울리는 옅은 갈색 머리칼과 살짝 찡그린 듯한 차가운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내내 조금은 퉁명스러운 듯한 말투로 대화를 이어가는가 싶었지만, 긴장이 조금 풀어진 다음에는 꽤 자주 웃는 편이었다. 차가운 이미지가 신경 쓰일 때도 있다는 밀코지만, 웃을 때면 눈이 크게 휘어지고 입이 활짝 열려서 평소의 표정과 확연히 다르게 얼굴 전체가 열린다는 느낌을 준다. Q. 오늘의 사소...

이상한 나라의 영문학자 10. 위기탈출 넘버원

숙희

미국에서 살기 시작한 뒤 끊임없이 겪었던 크고 작은 인종차별에 불구하고 시간이 멈추는 일은 없어, 눈 떠 보니 2년이 지나 있었다. 네 학기가 지나는 동안 나는 수업 11개를 들었으며, 학회 세 개에서 발표를 했다. 대학원 밖의 삶도 단단하고 풍성해졌다. 이사를 한 번 했고, 연애를 두 번 끝냈으며, 요가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 사이사이에 보스턴이 힘들다는 핑계로 한국에 자주 갔고, 십 년 넘게 알아온 가까운 친구들이 두 명이나 놀러 왔다. 음식은 여전히 맛이 없고 차별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연구에 대한 열정이 옅어지는 일도 없어, 그럭저럭 보스턴에 익숙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2018년 9월, 가을학기가 시작했다. 2...

무거운 여자가 되면 21. 자학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김현진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좋아하고 편하게 여기는 때는 과연 언제일까. 그런 때가 과연 있기는 할까. 재치 있는 문체로 많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황제와 여기사>라는 소설의 주인공인 기사 폴리아나는 오랜 군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로 몇 년 동안이나 월경이 끊겼다가 어떤 이유인지 불순이 치료돼, 몇 날 며칠 동안 생리대를 댄 채 누워 있으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온갖 짜증을 부린다. 시녀들은 그런 폴리아나에게 전혀 화를 내지 않는데, 신경질을 부리는 폴리아나가 얼마나 힘들까 오히려 동정하면서 생리가 시작되기 전 자신들의 몸을 추억한다. 사실 그건 모든 여성에게 돌아가고 싶은 기억일지도 모른다. 여자니까 얌전해야 한다며 남자아이보...

언니, 우리 이민갈까? 23. 이민 왜 왔냐면

유의미

뉴질랜드는 이민자의 나라다. 원주민 마오리가 살던 땅에 유럽인이 이주해왔을 뿐 아니라, 여전히 해외에서 태어난 많은 사람이 뉴질랜드로 향한다. 작년 한 해 동안 뉴질랜드의 순 이민자 수는 약 5만 명이고, 뉴질랜드에서 매년 태어나는 아기의 숫자는 약 6만 명이다. 순 이민자 수와 출생자 수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이대로라면 여기서 태어난 사람과 여기로 이주한 사람의 수가 비슷해질 것이다. 순 이민자가 아니라 뉴질랜드에 이민해 들어온 사람의 수만 따지면 작년 기준으로 15만 명에 조금 못 미친다. 여기서 태어난 사람들은 외국으로 나가기도 할 테니 조만간 이민자가 더 많아질지도 모른다. 이민자의 수와 꼭 같지는 않겠지만, 뉴질랜드 땅이...

무거운 여자가 되면 20. 저는 복권이 아니올시다

김현진

사람들은 뚱뚱한 여성에 대한 찬사를 보낼 때, 아니 모든 여성에 대한 칭찬을 할 때 그 모든 언사가 외모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예쁠 때나 못생길 때나, 뚱뚱할 때나 날씬할 때나, 지긋지긋한 그런 칭찬 같지도 않은 칭찬을 듣고 또 들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온갖 희한한 칭찬을 수집하게 되었다....

허윤, 오혜진의 백일몽 6. 래러미의 질문들

오혜진

백일몽 [day-dreaming, 白日夢]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비현실적인 세계를 상상하는 것. ...

언니, 우리 이민갈까? 22. 결혼, 끝나지 않는 팀플

유의미

뉴질랜드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니 가끔은 여기가 뉴질랜드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다. 전혀 낯설지도 새롭지도 않고 익숙한 하루하루가 반복된다. 더는 길을 헤매지 않는 대신 어딜 가면 뭐가 있는지 다 알겠고, 차로 한 시간 이내의 가까운 관광지는 이미 모두 가본 것 같다. 물론 조금 더 멀리 나간다고 해도 관광지에 복잡한 시설을 들이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강조하는 뉴질랜드 특성상 가서 만나게 되는 풍경이 기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조금 더 유명한 관광지라고 해도 그냥 모래사장이 있고 바다가 있고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뉴질랜드 이민을 한창 검색할 때 가족 단위의 시간이 많아질 테니 관계를 잘...

무거운 여자가 되면 19. 촘촘한 혐오

김현진

무거운 여자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촘촘하게 짜증스럽다. 한때 40kg도 나가지 않아 가시처럼 말라도 보았고, 딱 좋다며 날씬하다는 칭찬을 들은 시절도 있었고, 90kg에 가까운 거구이기도 했던 나는 한국 여성이 도달할 수 있는 무게에 한 번씩은 다 가 본 것 같다. 그러면서 무거운 한국 여성이 얼마나 살아가면서 하루하루 말할 수 없는 모욕을 속으로 꿀꺽 삼키고 살아가는지 알게 되었다. 내가 47KG일 때의 한국과, 86KG일 때의 한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였다. 무거운 여자는 부유하건 가난하건, 많이 배웠건 그렇지 않건, 능력이 있건 그렇지 않건 누구나 대놓고 멸시하는 불가촉천민이었다. 그 구체적인 예들을 보자. 일러스트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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