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다

아시안 여성

결혼과 비혼

<생각하다> 카테고리의 최신 기사

무거운 여자가 되면 6. 누구나 달리는 생물

김현진

원래 하던 이야기를 이어 가야 하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니는 무거운 여자의 여정에 잠시 약간의 성취가 있어 보고하고자 한다. 내과의사, 외과의사 모두 살을 빼야 한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했고 이대로 무게를 좀 덜어 내려는 과정에서 아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아름다움을 위한 다이어트인지, 건강을 위한 관리인지 회색 지대에 부딪히겠지만, 아직 나는 여전히 아주 무거운 여자고 그 무게가 힘겹다. 그러나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듯 약 두 달 간의 노력 후 정신상태가 몰라보게 개선되었다....

A의 탈혼기 13. 조정

Jane Doe

변호사가 조정실 문을 두드린다. 들어간다. 나는 그 뒤를 따라 조정실에 들어갔다. B와 그 변호사가 맞은편에 앉아 있다. 잠시 용기를 내어 그들의 얼굴을 보았다. B 그리고 그 옆에 그의 변호사인 중년의 남자가 앉아있다. B는 예전과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나와 변호사는 자리에 앉았다. 조정위원이 말한다. 시작해도 되겠지요? 드디어 조정이 시작되었다....

언니, 우리 이민갈까? 8. 내향인의 워킹 홀리데이

유의미

애인과 함께 뉴질랜드에 살기로 했다. 결정은 했지만 둘 다 외국에 살아본 적이 없어 그게 가능할지 짐작이 잘 안 됐다. 거처를 옮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신중하게 결정하고 싶었다. 우리가 하면 할 수 있을지, 거기서 과연 살 수 있을지 탐색해볼 단계가 필요했다. 그 첫 단계가 바로 나의 워킹 홀리데이였다....

80년대생 미즈킴씨 3. 32세 박은혜씨

미즈킴

저는 대구에 사는 박은혜입니다. 남성 맞춤정장 샵에서 디자이너 일을 오래 했어요. 현재는 11개월차 백수랍니다. 일러스트 이민 내가 했던 일 정장을 맞추러 오는 고객들이 TPO(Time, Place, Occasion)와 니즈에 알맞은 옷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주고 디자인하는 일을 했어요. 편안함을 우선으로 추구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 남성들은 미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또 다양해졌어요. 옷에 몸을 맞추는 기성복보다 개인의 몸 형태에 기반하여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고, 원하는 디자인과 원단, 부자재 그리고 미묘한 핏(fit)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소소한 재미가 더해진 맞춤업계가 발달하기...

80년대생 미즈킴씨 2. 35세 유하나씨

미즈킴

“저는 서울에 사는 유하나입니다. 대학 기관에서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어린 시절 꿈 지금 생각하면 좀 막연하지만, 외국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학창 시절에 한비야 씨가 여러 여학생들의 롤모델이었어요. ‘바람의 딸’ 시리즈를 읽으면서 나도 외국에서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지금 하는 일하고도 관련이 있네요. 지금 하는 일 대학 내 언어교육원에서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학생들의 국적과 배경은 정말 다양해요. 한류 팬들도 있고, 한국 대학에 진학하려는 사비 유학생, 교환학생, 한국에서 일을 하는 직장인, 외...

기꺼이 프로불편러 1. 좆의 신화

[웹진 쪽] 화랑관장

<웹진 쪽> 의 콘텐츠, <핀치>에서도 편히 만나보세요!  <기꺼이 프로불편러>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그래서 정치적인 일상속 가부장제의 허세를 가볍게 비트는 이야기.   막 성에 눈을 뜬 사람 마냥 지나가는 바지춤만 봐도 침을 꼴깍 삼킬 만큼 성적 에너지가 활활 타오르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그 화력을 키운 마른 장작 같은 한 사내가 있었다. 실제로 그는 길쭉하고 말라서 흡사 마른 장작 같았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나는 속으로 그의 물건을 추앙해 마지않았다. 그것은 단연코 그의 신체 중 가장 덜 마른 장작스러운 것이었다.  그 역시 경험적으로 자신의 물건이 값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앞으로 결코 다른 사람과의 잠자리를 만족하기 어려울 거라며 저주에 가까운 허풍을 떨었다. 나는 피식 웃어주었다. 그도 별 수 없는 ‘한국 남자’였다. 마른 장작의 좆부심은 나름 일리가 있었다는 게 뒤이어 만난 한 사람을 통해 드러났다. 피넛 일러스트 이민 막 성에 눈을 뜬 사람 마냥 지나가는 바지춤만 봐도 침을 꼴깍 삼킬 만큼 성적 에너지가 활활 타오르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그 화력을 키운 마른 장작 같은 한 사내가 있었다. 실제로 그는 길쭉하고 말라서 흡사 마른 장작 같았다.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나는 속으로 그의 물건을 추앙해 마지않았다. 그것은 단연코 그의 신체 중 가장 덜 마른 장작스러운 것이었다. 그 역시 경험적으로 자신의 물건이 값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앞으로 결코 다른 사람과의 잠자리를 만족하기 어려울 거라며 저주에 가까운 허풍을 떨었다. 나는 피식 웃어주었다. 그도 별 수 없는 ‘한국 남자’였다. 마른 장작의 좆부심은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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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포레스트 5. 2월 셋째주: 딸의 다짐

[웹진 쪽] 산들

엄마, 나는 앞으로 명절에 외가에 가지 않을 거야. 우리는 친가 식구들이 없다. 조부모께서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셨는데, 곧 우리 아빠와 고모다. 할아버지는 30년 전에, 할머니는 재작년 여름에, 아빠는 작년 봄에 떠나셨고, 고모는 평생 아들만 챙기던 식구들에게 상처를 받아 연을 끊은 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 반면에 외가는 딸 다섯, 아들 하나다. 외가 역시 그 잘난 아들 하나 얻자고 육남매를 낳으셨다. 이모들은 대부분 어린 나이에 결혼으로 출가를 이루고, 팔순이 된 외할머니는 어느덧 중년이 된 막내아들을 여전히 각별하게 생각하신다. 명절이 되면 육 남매와 다섯 이모부, 그리고 12명의 사촌이 모이는데 그야말로 명절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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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포레스트 4. 1월 둘째 주: 두 개의 엄지손가락

[웹진 쪽] 산들

술래잡기할 사람 여기여기 모여라! 나도 할 거야. 근데 산들 손가락 말고 다른 손가락 잡을래. 산들 손가락은 무서워. 엄마는 뱃속에서 열 달 품던 아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 출산의 고통도 잊은 채 핏덩이 같은 모습을 하곤 우는 아이의 얼굴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아이가 어디 아픈 데는 없나 걱정하기도 하고, 눈코입은 누구를 닮았나 살피기도 하며 정말 콩알만 한 손가락 발가락이 열 개씩 잘 달려있나 세어 보기도 한다. 참 멋지고 설레는 순간이다. 우리 엄마는 나를 낳고서 이 멋지고 설레는 순간을 두려움과 미안함, 걱정으로 마주했다. 내게는 열 개의 발가락과 열 한 개의 손가락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오른손 엄지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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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포레스트 3. 12월 첫째 주: 장례식 이야기

[웹진 쪽] 산들

마을 어르신이 돌아가셔서 엄마를 대신해 장례식에 다녀왔다. 집에서 시내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시내에서 한 번 더 갈아타야 장례식장이 있다. 도착해서 조문하고 조문객들과 인사하다 보면 두어 시간은 금세 지난다. 그리고 또다시 두 번의 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 반나절은 거뜬히 지날 것이다. 엄마가 이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취침 시간을 잃을 것이 뻔하다. 그래서 비교적 시간이 많고 운전도 할 수 있는 내가 엄마를 대신해서 장례식장에 다녀오게 되었다. 그 장례식장은 작년 여름에 할머니를, 그리고 지난 봄에 아빠를 떠나보냈던 장소다. 서울이든 수원이든 외지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외길인데 장례식장은 그 길목에 위치해있다.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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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포레스트 2. 10월 둘째 주: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웹진 쪽] 산들

엄마는 나의 노력과 시간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지난주에 엄마와 싸우며 엄마에게 내뱉은 말이다. 어쩌면 싸웠다기보다 내가 일방적으로 화를 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늘 이런 식이다. 나의 평생에 기억되는 엄마는 늘 자식한테 헌신적이고 져주고 참아주는 사람이다. 그런 엄마가 답답하고 싫었다. 논리와 기로 자식을 이기는 엄마, 훈육하는 엄마를 바랐다. 사람이란 늘 남의 떡이 커 보이고 가진 것에 만족하기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안달을 내는 법이라는 것을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착한 엄마를 두고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통해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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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포레스트 1. 10월 첫째주: 천천히

[웹진 쪽] 산들

페미니즘 웹진 <쪽>의 콘텐츠, 이제 <핀치>에서도 편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달콤한 포도 향기가 가득한 동네. 마을버스 운전기사님에도 포도를 쥐고 다니는 동네. 바로 내가 나고 자란 동네다. 누구나 고향이 다 그렇겠지만 내게도 고향은 참 많은 추억과 갈등이 서린 곳이다. 유치원 하원 길에 활짝 핀 수선화를 마주했던 어느 날에는 꽃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주저앉아 꽃에 다가가다가 팔이 똑 부러졌다. 수선화의 노오란 색감과 향긋한 향내가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롭던지, 팔이 부러졌는데도 꽃이 좋아서 울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춘기 시절의 내겐 내 방도 없고, 자가용도 없는 우리 집이 너무 부끄럽고 싫기만 했다. 사람이 가진 생각이 서로 다 다르듯 사는 모습도 같을 수 없다는 것을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대학 진학으로 고향을 떠날 때는 마음이 따뜻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긋지긋했던 삶의 자리에서 해방된 기분이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회사를 핑계로 고향 집엔 일 년에 두어 번 갈까 말까 했다. 귀향 일러스트 킨지 가을이 되면 달콤한 포도 향기가 가득한 동네. 마을버스 운전기사님에도 포도를 쥐고 다니는 동네. 바로 내가 나고 자란 동네다. 누구나 고향이 다 그렇겠지만 내게도 고향은 참 많은 추억과 갈등이 서린 곳이다. 유치원 하원 길에 활짝 핀 수선화를 마주했던 어느 날에는 꽃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주저앉아 꽃에 다가가다가 팔이 똑 부러졌다. 수선화의 노오란 색감과 향긋한 향내가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롭던지, 팔이 부러졌는데도 꽃이 좋아서 울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춘기 시절의 내겐 내 방도 없고, 자가용도 없는 우리 집이 너무 부끄럽고 싫기만 했다. 사람이 가진 생각이 서로 다 다르듯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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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영문학자 4. 네이티브

숙희

Native. [형용사] (사람이) 태어난 곳의; 토박이의 (오래 산). 대학원 유학이 결정되어 주위에 소식을 알렸을 때, 내가 가장 자주 들었던 얘기다.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이 있으니 너는 걱정 없겠다고. 비자 문제 때문에 체류 기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미국을 오갈 때 마다 악명높은 출입국심사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 캠퍼스 밖에서도 일을 구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적어도 법적으로는 내가 이 나라에 대한 어떤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것은 분명 크나큰 행운이고 특권이다. 너는 네이티브(native speaker)라 걱정 없겠다. Native speaker. [명사] 모국어 사용자; (특정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 네이티브면 걱정 없을까 너는 네이티브(native)라 걱정 없겠다. 이런 얘기도 많이 들었다. 내가 네이티브 스피커, 즉 원어민이라 악센트나 문법적 오류 없이 영어를 하니 문제 없으리라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학교엔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다른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다…). 영문과 대학원생은 전공 특성상 영문 텍스트의 질적 연구를 할 뿐만 아니라, 연구 논문이나 저서의 문학적 질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어디에도 명시되어 있는 규칙은 아니지만, 유려하고 세련된 글을 선호하는 엘리트주의적인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있기 때문이다. 뻔한 얘기지만, 영어가 모국어이면 유리한 학문이다. 게다가 대부분 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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