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대한 생각들-돈이 돈을 번다

핀치 타래거주여성서사경제

공간에 대한 생각들-돈이 돈을 번다

공간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

바늘

요즘 내 최대 관심사는 경제력과 부동산이다. 내 목표는 30대에 수도권에 아파트 한 채를 '매입'하는 것이다. 비혼여성이 혼자 살아가려면 경제력이 가장 중요하다. 내 명의로 된 내 집이 없으면 월세로 달마다 몇십만원씩 내거나,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맞추지 못해 2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할 것이다. 나는 지독한 안정추구형 인간이고, 적어도 내 집이 있으면 집으로 인한 지출은 관리비를 제외하고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아 물론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겠지만) 자연스럽게 부동산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심리적인 이유도 있다. 월세나 전세는 곧 내 집이 아님을 의미한다. 내 집이 아닌데 굳이 애정을 쏟으며 살 필요가 있을까? 인테리어를 하려고 해도 몇 달 뒤에, 혹은 2년 뒤에 이 곳을 떠날지도 모르니 굳이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내 집 아닌데 대충 하고 살지 뭐. 이러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인데도 정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내 집인데도 내 집이 아닌 느낌.

쓸데없는 상상을 했다. 집을 매입하고 나면 아버지 집에 계속 살면서 내 명의로 된 집을 월세를 줄까, 아니면 전세를 줄까? 이렇게 하면 주기적으로 불로소득이 들어오니까 연금 개념으로 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 

하지만 노동력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더 빠르다.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도 결국에는 자본금이 있는 사람이나 벌어들일 수 있는 것이다. 집값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SERIES

공간에 대한 생각들

바늘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주접

플레잉 카드

헤테트

#플레잉카드 #트럼프카드
버드 트럼프Bird Trump 원고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까마득한 언젠가 텀블벅에서 후원한 플레잉 카드 (=트럼프 카드) ! 원래 쟉고 소듕한 조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맹금류를 제외한 새를 무서워하는 편) 이건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냅다 후원해버렸다. 그 뒤로 잊고 살았는데 오늘 도착. 실물로 보니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어, 세상에. 하다못해 쓸데없이 많이 들어있는 조..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나는 땡땡이다. 아마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팟캐스트는 쓰잘데기 없는 고민에 시간을 올인하고 있는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을 위한 해결 상담소로,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여 해결해 준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방송이다. 그리고 ‘땡땡이’는 이 취지에 맞게, 사연자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다 만들어진 애칭이다. 비밀보장 73회에서..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오늘도 결국 살아냈다 1

매일매일 사라지고 싶은 사람의 기록

차오름

#심리 #우울
하필 이 시기에 고3으로 태어난 나는 , 우울증과 공황발작으로 많이 불안해진 나는, 대견하게도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다. 우울증과 공황발작이 시작된 건 중3. 하지만 부모는 어떤 말을 해도 정신과는 데려가주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20살이 되고 알바를 하면 첫 번째로 갈 장소를 정신과로 정한 이유이다. 부디 그때가 되면 우울증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가지면서. 부모는 우울증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여성서사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