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최대 관심사는 경제력과 부동산이다. 내 목표는 30대에 수도권에 아파트 한 채를 '매입'하는 것이다. 비혼여성이 혼자 살아가려면 경제력이 가장 중요하다. 내 명의로 된 내 집이 없으면 월세로 달마다 몇십만원씩 내거나,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맞추지 못해 2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할 것이다. 나는 지독한 안정추구형 인간이고, 적어도 내 집이 있으면 집으로 인한 지출은 관리비를 제외하고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아 물론 대출금을 상환해야 하겠지만) 자연스럽게 부동산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심리적인 이유도 있다. 월세나 전세는 곧 내 집이 아님을 의미한다. 내 집이 아닌데 굳이 애정을 쏟으며 살 필요가 있을까? 인테리어를 하려고 해도 몇 달 뒤에, 혹은 2년 뒤에 이 곳을 떠날지도 모르니 굳이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내 집 아닌데 대충 하고 살지 뭐. 이러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인데도 정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내 집인데도 내 집이 아닌 느낌.
쓸데없는 상상을 했다. 집을 매입하고 나면 아버지 집에 계속 살면서 내 명의로 된 집을 월세를 줄까, 아니면 전세를 줄까? 이렇게 하면 주기적으로 불로소득이 들어오니까 연금 개념으로 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
하지만 노동력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더 빠르다. 부동산으로 인한 불로소득도 결국에는 자본금이 있는 사람이나 벌어들일 수 있는 것이다. 집값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