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지.
나의 성격은 원래 굉장히 텐션이 높고 낙관적이고 무슨 일이든 먼저 나서서 으쌰으쌰 하는 성격이'었'다. 좋게 말하면 적극적인 사람, 아니면 깝치는 사람.
인사이더 같은 사람에서 어느새 나는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여러 일을 겪고 낙관적인 성격은 온 세상의 고난과 고통을 다 안은 사람처럼 비관적인 사람이 되었고 마음 속에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지만 겉으로는 절대 표현하지 않고 말도 하지 않았다. 웃지 않았다. 울지도 않았다. 누군가가 나를 업신 여기는것도 싫었다.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고 했다. 외롭다고 하면 사람들이 무조건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니까 외로운거라고 단정짓는게 싫어서 절대 티내지 않았다. 외로움에도 다양한 외로움이 있는건데. 왜 그렇게만 단정지을까. 어찌되었든간에 나는 외로움이 많은 사람이다. 그걸 스스로도 모른척했다. 나는 외롭지 않은 사람이라고.
누군가를 만나면서부터 나는 나의 모습을 찾아갔다. 원래 나의 모습과 변한 나의 모습. 지금 그 경계선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과도기를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원래 내 모습이 아직은 낯설다. 변했던 나의 모습으로 만난 상대방은 원래 내 모습을 이제야 보는건데 상대방도 당황스럽겠지?
나도 낯설어서 괴롭고 힘들다. 이 과도기로 인해 상대방과의 관계가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변한 것 같기도 하고 변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너무 아리송하다. 궁금함 투성이다. 속앓이만 하는 시간만 점점 늘어난다. 놓치지 않고 싶은 관계가 있다. 하지만 나로 인해 나도 지쳐가고 상대방도 지쳐간다면 놓아야 하는게 아닐까? 외로움만 깊어가고 나는 결국 누군가를 만나면 안되는 사람인걸까?
거지같은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만나는것도 이렇게 힘들면 어쩌라는거냐. 태어나서 살아가고는 있다만 정말 죽지 못해 사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