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일곱 번째

핀치 타래여성서사

[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지. 

나의 성격은 원래 굉장히 텐션이 높고 낙관적이고 무슨 일이든 먼저 나서서 으쌰으쌰 하는 성격이'었'다. 좋게 말하면 적극적인 사람, 아니면 깝치는 사람.

인사이더 같은 사람에서 어느새 나는 아웃사이더가 되었다. 여러 일을 겪고 낙관적인 성격은 온 세상의 고난과 고통을 다 안은 사람처럼 비관적인 사람이 되었고 마음 속에는 분노가 가득 차 있었지만 겉으로는 절대 표현하지 않고 말도 하지 않았다. 웃지 않았다. 울지도 않았다. 누군가가 나를 업신 여기는것도 싫었다.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고 했다. 외롭다고 하면 사람들이 무조건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니까 외로운거라고 단정짓는게 싫어서 절대 티내지 않았다. 외로움에도 다양한 외로움이 있는건데. 왜 그렇게만 단정지을까. 어찌되었든간에 나는 외로움이 많은 사람이다. 그걸 스스로도 모른척했다. 나는 외롭지 않은 사람이라고.

누군가를 만나면서부터 나는 나의 모습을 찾아갔다. 원래 나의 모습과 변한 나의 모습. 지금 그 경계선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과도기를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원래 내 모습이 아직은 낯설다. 변했던 나의 모습으로 만난 상대방은 원래 내 모습을 이제야 보는건데 상대방도 당황스럽겠지?

나도 낯설어서 괴롭고 힘들다. 이 과도기로 인해 상대방과의 관계가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변한 것 같기도 하고 변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너무 아리송하다. 궁금함 투성이다. 속앓이만 하는 시간만 점점 늘어난다. 놓치지 않고 싶은 관계가 있다. 하지만 나로 인해 나도 지쳐가고 상대방도 지쳐간다면 놓아야 하는게 아닐까? 외로움만 깊어가고 나는 결국 누군가를 만나면 안되는 사람인걸까? 

거지같은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만나는것도 이렇게 힘들면 어쩌라는거냐. 태어나서 살아가고는 있다만 정말 죽지 못해 사는 삶이다. 

SERIES

제목없음

더 많은 타래 만나기

오늘도 결국 살아냈다 1

매일매일 사라지고 싶은 사람의 기록

차오름

#심리 #우울
하필 이 시기에 고3으로 태어난 나는 , 우울증과 공황발작으로 많이 불안해진 나는, 대견하게도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다. 우울증과 공황발작이 시작된 건 중3. 하지만 부모는 어떤 말을 해도 정신과는 데려가주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20살이 되고 알바를 하면 첫 번째로 갈 장소를 정신과로 정한 이유이다. 부디 그때가 되면 우울증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가지면서. 부모는 우울증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말 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4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상속인 조회 서비스 조회 완료 후 한 달 정도는 은행과 보험 정리에만 매달렸다. 사실 지점이 많이 없는 곳은 5개월 여 뒤에 정리하기도 했다. 그 사이에는 자동차 등을 정리했고 건강보험공단, 연금공단, 주민센터 등을 방문했다. 상속인 조회 서비스에 나온 내역들을 한꺼번에 출력해 철 해 두고 정리될 때마다 표시해두고 어떻게 처리했는지(현금수령인지 계좌이체인지 등)를 간략하게 메모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편하다. 주민..

병원이 다녀왔다

..

낙타

정신병원과 한의원에 다녀왔다 이번엔 둘다 끝까지 치료하고 싶다.....

주접

플레잉 카드

헤테트

#플레잉카드 #트럼프카드
버드 트럼프Bird Trump 원고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까마득한 언젠가 텀블벅에서 후원한 플레잉 카드 (=트럼프 카드) ! 원래 쟉고 소듕한 조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맹금류를 제외한 새를 무서워하는 편) 이건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냅다 후원해버렸다. 그 뒤로 잊고 살았는데 오늘 도착. 실물로 보니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어, 세상에. 하다못해 쓸데없이 많이 들어있는 조..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세 사람

세 사람

이운

#치매 #여성서사
1 요즘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습니다. 안경을 쓰고서 안경을 찾고 지갑은 어느 가방에 둔 건지 매번 모든 가방을 뒤져봐야 합니다. 친구들은 우리 나이 대라면 보통 일어나는 일이라며 걱정 말라하지만 언젠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을 때 그들까지도 잊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루는 수영을 다녀오는데 그날따라 비도 오고 몸도 따라주질 않아서 바지가 젖을 것은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길가에 털썩 주저앉..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