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결국 살아냈다 1

핀치 타래심리우울정신건강

오늘도 결국 살아냈다 1

매일매일 사라지고 싶은 사람의 기록

차오름

하필 이 시기에 고3으로 태어난 나는 , 우울증과 공황발작으로 많이 불안해진 나는, 대견하게도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다. 우울증과 공황발작이 시작된 건 중3. 하지만 부모는 어떤 말을 해도 정신과는 데려가주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20살이 되고 알바를 하면 첫 번째로 갈 장소를 정신과로 정한 이유이다. 부디 그때가 되면 우울증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가지면서. 부모는 우울증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살면 나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다. 우울한 시간이 많았고 죽고싶단 생각이 자주 들었을 때가 있었으며, 심장이 심하게 뛰고 가슴이 답답해 숨이 잘 안 쉬어질 때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철저히 빗나갔고, 중3때 고입 준비를 하고 여러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서 고민이 많았을 때 제일 심했던 우울감과 공황발작이 고3이 되자 다시 찾아왔다. 심지어 다시 찾아온 정신병은 더 심해지기만 했다. 모의고사란 단어만 들어도 숨이 막히는 것 같고, 수학문제가 안 풀릴 때마다 매일 죽고싶다. 과외가 끝나고 집으로 걸어갈 때, 학교 끝나고 혼자 집에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체가 두렵지만 계속해서 죽는 상상을 하거나, 죽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살다가 기분이 좋은 때도 많이 있었다. 내 인생이 불행한 것만은 아닌데, 왜 자꾸 눈물이 나오고, 외롭고, 나 자신에게 상처를 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것인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내가 기분이 좋을 때도 죄책감을 느끼곤 했다. '봐, 이렇게 기분 좋을 때도 많고 실실 웃고 있는데 뭐가 우울증이라는 거야? 내가 괜한 생각을 하는거야?' 이런 의구심, 딜레마가 계속되었고 나 자신을 끊임없이 재단했다. 우습게도 이렇게 하면 우울증이 아닌건가? 맞는건가?를 고민했다. 어느 날엔 기분이 좋다가도 한 마디 말로 큰 상처를 받았으며 금새 표정을 못 숨기고 우울해하거나 화가 나기도 했고, 어느 날은 우울함과 화남의 감정이 헷갈리기도 했다. 내 감정 자체를 제대로 알 수 없음이 어쩌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내 감정 하나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을 탓했다. 그런데도, 이렇게 피폐하고 우울한 구덩이속에서도 또 죽기는 싫은게 사람 마음인가보다. 죽을 생각은 해도 죽기는 너무 무섭다. 살고 싶다고 말하기엔 너무나 죽고싶은데도 죽지 못하는 내가 원망스럽다. 죽기는 무서우니까, 이 우울감도 조금만 버텨보자 하는 간사한 마음으로 오늘도 버티고, 어두컴컴한 방에서 혼자 주체할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열심히 닦는다. 두서 없이 썼지만 누가 내 글을 볼 일도 없을 거니까 앞으로도 힘들 때마다 여기에 일기처럼 쓰고싶어 이 글을 시작했다. 부디 내일도, 죽기 싫으니 버텨내기를. 죽고싶어지지 않기를.

더 많은 타래 만나기

13. 대화하는 검도..?

상대의 반응을 보며 움직이라는 말

이소리소

#검도 #운동
스스로를 돌이켜보기에, 다수의 취향을 좋아하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들이 아이돌이나 예능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체온이 2~3도는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대화에 섞일 적당한 말이 뭐 있지?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 뭐라도 이야깃거리를 던져보지만 진심이 없어서인지 어정쩡한 말만 튀어나온다. 결국 혼자 속으로 “난 만화가 더 좋아.."라며 돌아서는 식이다. 맛집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어째 운동 취향도 마이너한 듯하고.....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주접

플레잉 카드

헤테트

#플레잉카드 #트럼프카드
버드 트럼프Bird Trump 원고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까마득한 언젠가 텀블벅에서 후원한 플레잉 카드 (=트럼프 카드) ! 원래 쟉고 소듕한 조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맹금류를 제외한 새를 무서워하는 편) 이건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냅다 후원해버렸다. 그 뒤로 잊고 살았는데 오늘 도착. 실물로 보니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어, 세상에. 하다못해 쓸데없이 많이 들어있는 조..

말 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4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상속인 조회 서비스 조회 완료 후 한 달 정도는 은행과 보험 정리에만 매달렸다. 사실 지점이 많이 없는 곳은 5개월 여 뒤에 정리하기도 했다. 그 사이에는 자동차 등을 정리했고 건강보험공단, 연금공단, 주민센터 등을 방문했다. 상속인 조회 서비스에 나온 내역들을 한꺼번에 출력해 철 해 두고 정리될 때마다 표시해두고 어떻게 처리했는지(현금수령인지 계좌이체인지 등)를 간략하게 메모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편하다. 주민..

비건 페미 K-장녀 #1 가족의 생일

가족들과 외식은 다이나믹해지곤 한다

깨비짱나

#페미니즘 #비건
다음주 호적메이트의 생일이라고 이번주 일요일(오늘) 가족 외식을 하자는 말을 듣자마자, 다양한 스트레스의 요인들이 물밀듯이 내 머리속을 장악했지만 너무 상냥하고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일요일에 시간이 되겠냐고 오랜만에 외식 하자고 너도 먹을 거 있는 데로 가자고 묻는 말에 못이겨 흔쾌히 알겠다고 해버린 지난주의 나를 불러다가 파이트 떠서 흠씬 패버리고 싶은 주말이다. 이 시국에 외식하러 가자는 모부도 이해 안가지..

어머니는 나를 엄마,라고 불렀다

'딸'이 되고싶은 딸의 이야기

설화

#여성서사
"엄마~"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다. 내가 엄마같다고. 하지만 이렇게 엄마의 입에서 직접적으로 불려지니 더욱 비참하고 씁쓸했다. 딸로서 행동할 수 있는 자그마한 가능성마저 먼지가 되어서 저 한마디에 그러모아놓은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 이제껏 자라오면서 의지한 적이 없었다. 중학교 1학년 때였나. 학교에서 중국으로 일주일 정도 여행 겸 학교체험을 가는데, 배를 타기 전 엄마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스불 잘 잠그고 문 단속 잘하..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