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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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세 번째

나는 계속 글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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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업무 관련해서 영화 <황금시대>를 보게 되었다. 중국 작가인 샤오홍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이며 탕웨이가 연기하고 허안화 감독이 연출했다. 처음에는 탕웨이가 나온다 길래 정말 '그냥' 보고 싶었다.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이 관람을 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아려왔다. 

계속 샤오홍의 상황에 이입을 하게 되었다. 시대 상황은 지금과 너무나도 다르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아 있을 적에 빛을 보지 못한건 지금도 충분히 있는 일이다.

사실 내 미래를 생각해보면 답답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학자금 대출 빚을 청산해야 한다. 예술 관련 학과라서 등록금은 일반 학과보다 훨씬 비쌌다. 졸업하고 나면 돈을 못 버는데 왜 등록금은 비쌌을까. 재수없다. 

집안의 경제상황도 넉넉하진 않다. 조금이라도 보탬을 해야 숨 쉴 수 있다. 내가 종사하고 있는 산업 분야는 고용이 보장되는 분야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재능이 뛰어나 누군가가 후원을 해주거나 역사에 남을만한 천재도 아니다.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돈도 벌면서 동시에 스스로의 갈증을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돈 걱정을 안하게 되면 없던 재능이 생길까? 그건 아니다. 그냥 묵묵히 쓰고 찍어야 한다. 

다시 돌아가서 샤오홍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녀는 미친듯이 글을 썼다. 물론 재능도 있었다. 나는 미친듯이 글을 썼는가? 아니다. 도대체 내가 하고 싶은건 무엇이고 어떤 걸 쓰고 싶은걸까? 그걸 알아내고 찾아내기 위해 지금 타래에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내가 뭘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안쓰면 숨을 쉬기가 어렵다.

나는 과연 계속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니, 쓸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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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대화하는 검도..?

상대의 반응을 보며 움직이라는 말

이소리소

#검도 #운동
스스로를 돌이켜보기에, 다수의 취향을 좋아하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들이 아이돌이나 예능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체온이 2~3도는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대화에 섞일 적당한 말이 뭐 있지?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 뭐라도 이야깃거리를 던져보지만 진심이 없어서인지 어정쩡한 말만 튀어나온다. 결국 혼자 속으로 “난 만화가 더 좋아.."라며 돌아서는 식이다. 맛집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어째 운동 취향도 마이너한 듯하고.....

말 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4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상속인 조회 서비스 조회 완료 후 한 달 정도는 은행과 보험 정리에만 매달렸다. 사실 지점이 많이 없는 곳은 5개월 여 뒤에 정리하기도 했다. 그 사이에는 자동차 등을 정리했고 건강보험공단, 연금공단, 주민센터 등을 방문했다. 상속인 조회 서비스에 나온 내역들을 한꺼번에 출력해 철 해 두고 정리될 때마다 표시해두고 어떻게 처리했는지(현금수령인지 계좌이체인지 등)를 간략하게 메모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편하다. 주민..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나는 땡땡이다. 아마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팟캐스트는 쓰잘데기 없는 고민에 시간을 올인하고 있는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을 위한 해결 상담소로,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여 해결해 준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방송이다. 그리고 ‘땡땡이’는 이 취지에 맞게, 사연자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다 만들어진 애칭이다. 비밀보장 73회에서..

어머니는 나를 엄마,라고 불렀다

'딸'이 되고싶은 딸의 이야기

설화

#여성서사
"엄마~"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다. 내가 엄마같다고. 하지만 이렇게 엄마의 입에서 직접적으로 불려지니 더욱 비참하고 씁쓸했다. 딸로서 행동할 수 있는 자그마한 가능성마저 먼지가 되어서 저 한마디에 그러모아놓은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 이제껏 자라오면서 의지한 적이 없었다. 중학교 1학년 때였나. 학교에서 중국으로 일주일 정도 여행 겸 학교체험을 가는데, 배를 타기 전 엄마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스불 잘 잠그고 문 단속 잘하..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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