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까마득한 언젠가 텀블벅에서 후원한 플레잉 카드(=트럼프 카드)! 원래 쟉고 소듕한 조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맹금류를 제외한 새를 무서워하는 편) 이건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냅다 후원해버렸다. 그 뒤로 잊고 살았는데 오늘 도착.
실물로 보니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어, 세상에. 하다못해 쓸데없이 많이 들어있는 조커 카드 조차 아름답고 추가구성품으로 들어있는 투명 플라스틱 카드(마감은 좋지 못함)도 아름답다. 타로카드로 치자면 핍카드(마이너 카드 중 에이스를 제외한 숫자 카드)가 좀 아쉽긴 하지만 그것을 커버할 정도로 다른 카드들의 색감이며 수채화 특유의 물맛이며 표현력이며 새의 생김새며 아주 죽여줌. 몇 안 되지만, 갖고 있는 플레잉 카드 중 가장 마음에 든다.
원고 하다 말고 택배 뜯어보고 너무 주접 떨고 싶어서 후다닥 튀어 와버렸네... 다시 원고하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