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잡썰의 모든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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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참혹한 결과가 기다릴 때. 그럴 때는 몇 장을 더 뽑고, 다른 덱으로 다시 뽑아도 판을 다 뒤집고 싶을 만큼 암담한 카드만 나온다. 질문자가 간절하기까지하면 타로 리더의 겨드랑이가 삽시간에 습해진다.
어쨌든, 카드의 해석을 애둘러서 질문자에게 전달하면 십중팔구 돌아오는 대답이 하나 있다.
"그럼 안 하는 게 좋을까요? 하지 말까요? 하면 안된다는 거죠?"
그것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지금 질문자님께서 하시면 안 되는 건 이 카드만 믿고 선택을 하는 거예요. 선택은 질문자님께서 하실 거고 그 결과도 다 본인이 짊어지실 거예요. 그럼 누구를 따르는 게 맞겠어요? 카드? 질문자님 자신? 잘 생각 해 보세요. 질문자님께서 하면 안 되는 것은 그것(카드점만 믿고 선택하기)외엔 없어요. 하고 싶다면 하세요. 하셔야 해요. 이건(타로) 어디까지나 조언이자 참고자료일 뿐이에요. '아, 이럴 수도 있겠구나'로 받아들이시면 충분해요."
그 뒤에 질문자에게 한 번 더 묻는다.
"본인 마음만 생각 해 보세요. 저는 지금 질문자님의 마음을 듣고 싶어요."
이곳에서 대답이 갈린다.
"네. 솔직히 그래도 하고 싶어요. 해보고 싶어요." 혹은, "아뇨. 사실 저도 내심 그렇게 생각했어요. 확인사살한 것 뿐이에요. 이제 후련해요."
무책임한 것 같은가? 그냥 카드가 나온 대로만 후룩 읽고 최대한 그것에 맞춰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은 걸까? 글쎄. 그렇다면 카드만 보고 질문자의 미래의 가능성을 성급하게 좁히는 것은 책임을 다 하는 일일까?
타로를 비롯한 신점, 점성학, 명리학 등 '미래'를 알기 위해 보는 것들이 많다. 사실 나는 이런 것들을 미래를 보기 위한 도구로 쓰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이라 썩 추천하진 않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보기 위한 도구로 이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인생이 늘 순탄하진 않았듯, 우리의 미래도 언제나 밝지는 않다. 미래가 언제나 밝다면 과거 역시 모두 순탄했을 것이다. 과거도 한 때는 모두 미래였던 것들이다. ...와우, 철학적, 옛쓰.
그렇다 보니 가끔씩은 부정적인 미래가 나오기 마련인데, 문제는 이것이다. 사람이 참 그런 것이, 모두들 돌고 도는 인생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부정적인 미래가 떡하니 나오면 "인생이 그럴 수도 있죠. 내리막 가능 ㅇㅋ 언젠간 또 오르막 오겠죠? ㅇㅋㅇㅋ"가 아니라, "하... 진짜 힘 빠지네요...또 안 좋다고요...? 뻨킹 라잎..."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나부터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타로를 포함한 모든 점사에서 말 하는 미래 및 결과는 '확률'이라는 점이다. 중요하니까 한 번 더 말해야겠다.
모든 점사에서 말 하는 미래는 '확률'에 대한 이야기다.
운명은 과연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로 쭉 나 있는 길일까? No. 아니다. 정말 수많은 갈래가 끝도 없이 매번 우리의 앞에 있고, 그 중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이 변한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당신 인생의 선택지가 결코 하나만 있지는 않다는 것. 그리고 선택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점사에서 말 하는 미래는 당신의 앞에 놓인 여러 갈래의 길 중, 지금의 당신이 선택하게 될 확률이 가장 높은 길을 이야기 해주는 것 뿐이다.
위의 문장에서 중요한 부분은 두 군데다. '지금의 당신이', '확률이 가장 높은 것'. 그렇다. 지금의 시점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을 이야기 해주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그 소리는 무엇일까? 지금의 당신이 바뀐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단 소리다.
가령, 시험을 앞두고 타로를 보러 갔다고 하자. 그런데 결과가 시원하게 떨어진다고 나왔다. 다음 시험을 노리란다. 카드따위가, 감히... 니가 뭘 알어... 화가 나서 공부를 가열차게 했고, 그 결과는 합격이었다.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무난하게 합격하시겠네요!" 타로 리더의 말에 안도가 되어 그 날부터 평소보다 설렁설렁 공부를 했다고 하자. 많이 안 한 것은 아니다. 그저 평소보다 긴장이 풀렸을 뿐이었다. 그런데 1점 차이로 떨어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분명 '무난하게' 합격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이없는 예시긴 하지만, 놀랍게도 정말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간혹 시험에 관련된 질문은 받지 않는 타로 리더도 있을 정도다. 어쨌든, 위의 예시에서도 말 하는 것은 그것이다. 지금의 당신이 바뀌면 미래도 자연스럽게 바뀐다는 것이다. 타로가 뭐라고 말해줬건 간에.
※ 말이 너무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눕니다. 저도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습니다...ㅎ...무튼, 다음 이야기는 (2)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