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점 결과가 부정적이면 하면 안 되나요?(1)

핀치 타래취미

타로점 결과가 부정적이면 하면 안 되나요?(1)

타로가 말 하는 미래/결과

헤테트

※타로잡썰의 모든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타로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부담없이 댓글을 남겨주세요.

상담을 하다 보면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참혹한 결과가 기다릴 때. 그럴 때는 몇 장을 더 뽑고, 다른 덱으로 다시 뽑아도 판을 다 뒤집고 싶을 만큼 암담한 카드만 나온다. 질문자가 간절하기까지하면 타로 리더의 겨드랑이가 삽시간에 습해진다.

어쨌든, 카드의 해석을 애둘러서 질문자에게 전달하면 십중팔구 돌아오는 대답이 하나 있다.

"그럼 안 하는 게 좋을까요? 하지 말까요? 하면 안된다는 거죠?"

그것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지금 질문자님께서 하시면 안 되는 건 이 카드만 믿고 선택을 하는 거예요. 선택은 질문자님께서 하실 거고 그 결과도 다 본인이 짊어지실 거예요. 그럼 누구를 따르는 게 맞겠어요? 카드? 질문자님 자신? 잘 생각 해 보세요. 질문자님께서 하면 안 되는 것은 그것(카드점만 믿고 선택하기)외엔 없어요. 하고 싶다면 하세요. 하셔야 해요. 이건(타로) 어디까지나 조언이자 참고자료일 뿐이에요. '아, 이럴 수도 있겠구나'로 받아들이시면 충분해요."

그 뒤에 질문자에게 한 번 더 묻는다.

"본인 마음만 생각 해 보세요. 저는 지금 질문자님의 마음을 듣고 싶어요."

이곳에서 대답이 갈린다.

"네. 솔직히 그래도 하고 싶어요. 해보고 싶어요." 혹은, "아뇨. 사실 저도 내심 그렇게 생각했어요. 확인사살한 것 뿐이에요. 이제 후련해요."

무책임한 것 같은가? 그냥 카드가 나온 대로만 후룩 읽고 최대한 그것에 맞춰 이야기를 해주는 게 좋은 걸까? 글쎄. 그렇다면 카드만 보고 질문자의 미래의 가능성을 성급하게 좁히는 것은 책임을 다 하는 일일까?

타로를 비롯한 신점, 점성학, 명리학 등 '미래'를 알기 위해 보는 것들이 많다. 사실 나는 이런 것들을 미래를 보기 위한 도구로 쓰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이라 썩 추천하진 않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보기 위한 도구로 이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인생이 늘 순탄하진 않았듯, 우리의 미래도 언제나 밝지는 않다. 미래가 언제나 밝다면 과거 역시 모두 순탄했을 것이다. 과거도 한 때는 모두 미래였던 것들이다. ...와우, 철학적, 옛쓰.

그렇다 보니 가끔씩은 부정적인 미래가 나오기 마련인데, 문제는 이것이다. 사람이 참 그런 것이, 모두들 돌고 도는 인생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부정적인 미래가 떡하니 나오면 "인생이 그럴 수도 있죠. 내리막 가능 ㅇㅋ 언젠간 또 오르막 오겠죠? ㅇㅋㅇㅋ"가 아니라, "하... 진짜 힘 빠지네요...또 안 좋다고요...? 뻨킹 라잎..."가 된다는 것이다. 사실 나부터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타로를 포함한 모든 점사에서 말 하는 미래 및 결과는 '확률'이라는 점이다. 중요하니까 한 번 더 말해야겠다.

모든 점사에서 말 하는 미래는 '확률'에 대한 이야기다.

운명은 과연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로 쭉 나 있는 길일까? No. 아니다. 정말 수많은 갈래가 끝도 없이 매번 우리의 앞에 있고, 그 중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이 변한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당신 인생의 선택지가 결코 하나만 있지는 않다는 것. 그리고 선택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

점사에서 말 하는 미래는 당신의 앞에 놓인 여러 갈래의 길 중, 지금의 당신이 선택하게 될 확률이 가장 높은 길을 이야기 해주는 것 뿐이다.

위의 문장에서 중요한 부분은 두 군데다. '지금의 당신이', '확률이 가장 높은 것'. 그렇다. 지금의 시점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을 이야기 해주는 것 뿐이라는 것이다. 그 소리는 무엇일까? 지금의 당신이 바뀐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단 소리다.

가령, 시험을 앞두고 타로를 보러 갔다고 하자. 그런데 결과가 시원하게 떨어진다고 나왔다. 다음 시험을 노리란다. 카드따위가, 감히... 니가 뭘 알어... 화가 나서 공부를 가열차게 했고, 그 결과는 합격이었다.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무난하게 합격하시겠네요!" 타로 리더의 말에 안도가 되어 그 날부터 평소보다 설렁설렁 공부를 했다고 하자. 많이 안 한 것은 아니다. 그저 평소보다 긴장이 풀렸을 뿐이었다. 그런데 1점 차이로 떨어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분명 '무난하게' 합격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이없는 예시긴 하지만, 놀랍게도 정말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간혹 시험에 관련된 질문은 받지 않는 타로 리더도 있을 정도다. 어쨌든, 위의 예시에서도 말 하는 것은 그것이다. 지금의 당신이 바뀌면 미래도 자연스럽게 바뀐다는 것이다. 타로가 뭐라고 말해줬건 간에.

 

말이 너무 길어져서 두 편으로 나눕니다. 저도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습니다...ㅎ...무튼, 다음 이야기는 (2)편에서!

SERIES

타로잡썰

헤테트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말 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4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상속인 조회 서비스 조회 완료 후 한 달 정도는 은행과 보험 정리에만 매달렸다. 사실 지점이 많이 없는 곳은 5개월 여 뒤에 정리하기도 했다. 그 사이에는 자동차 등을 정리했고 건강보험공단, 연금공단, 주민센터 등을 방문했다. 상속인 조회 서비스에 나온 내역들을 한꺼번에 출력해 철 해 두고 정리될 때마다 표시해두고 어떻게 처리했는지(현금수령인지 계좌이체인지 등)를 간략하게 메모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편하다. 주민..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어머니는 나를 엄마,라고 불렀다

'딸'이 되고싶은 딸의 이야기

설화

#여성서사
"엄마~"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다. 내가 엄마같다고. 하지만 이렇게 엄마의 입에서 직접적으로 불려지니 더욱 비참하고 씁쓸했다. 딸로서 행동할 수 있는 자그마한 가능성마저 먼지가 되어서 저 한마디에 그러모아놓은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 이제껏 자라오면서 의지한 적이 없었다. 중학교 1학년 때였나. 학교에서 중국으로 일주일 정도 여행 겸 학교체험을 가는데, 배를 타기 전 엄마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스불 잘 잠그고 문 단속 잘하..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13. 대화하는 검도..?

상대의 반응을 보며 움직이라는 말

이소리소

#검도 #운동
스스로를 돌이켜보기에, 다수의 취향을 좋아하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들이 아이돌이나 예능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체온이 2~3도는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대화에 섞일 적당한 말이 뭐 있지?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 뭐라도 이야깃거리를 던져보지만 진심이 없어서인지 어정쩡한 말만 튀어나온다. 결국 혼자 속으로 “난 만화가 더 좋아.."라며 돌아서는 식이다. 맛집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어째 운동 취향도 마이너한 듯하고.....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