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건 캣츠 타로(미니 사이즈) Tarot of Pagan Cats(Mini)
▶ 크기(cm) : 4.4 × 8
▶ 구성 : 메이저 아르카나 22장 + 마이너 아르카나 56장 + 공백카드 2장 = 80장 + 설명서
▶ 출판사 : Lo Scarabeo
나의 첫 미니 덱이자 애니멀 덱인 '미니 페이건 캣츠 타로'. 그냥 미니 덱이 얼마나 작은가 궁금해서 미니 덱 중 가장 끌리는 것을 구매했다(여기에서 타로 덱 고르는 팁 하나. 무조건 끌리는 것을 구매하세요. 유명하고 어쩌고 다 필요없음. 나에게 가장 끌리는 덱을 선택해야 자주 사용하게 되고 그래야만 개인의 데이터가 늘고 그것이 곧 실력이 됨). 단독 사진으로는 가늠이 안 되지만 실물로 보거나 다른 카드들과 비교를 해 보면 그 크기가 확연히 드러난다.
앞서 소개한 타로들과 크기 비교. 맨 뒤에서부터 차례대로 크리스탈 타로(6.6×12 / 가장 대중적인 크기), 스미스웨이트 100주년 틴 타로(5.7×9.4 / 포켓 사이즈), 페이건 캣츠 타로(4.4×8 / 미니 사이즈). 화투장과 비교하는 것이 좀 더 와닿을 텐데, 안타깝게도 화투가 없다. 다만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화투장의 크기가 가로 3.5cm, 세로 5.3cm이니 참고하시길.
이 타로는 모든 카드가 고양이로 되어 있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의인화로 표현되지 않아 좋다. 의인화는 뭔가 기괴하단 느낌이 드는지라...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다.
기본적으로 웨이트 계열을 따르는 편이지만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 카드들이 종종 있어 따로 공부는 필수적이다. 고양이의 습성을 적극 활용했다고 보기엔 어려운 덱이므로 고양이의 습성까지 공부할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도 개만 20년이 넘게 함께 해 왔기에 고양이는 잘 모르지만 이 덱은 아주 유용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등장 고양이들의 종특을 안다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뒷면은 스핑크스 고양이의 얼굴이 인쇄 되어 있고, 이는 카드 중 11번 정의(Justice) 카드의 고양이다. 정방향 사용을 권하지만 뒷면을 봐서는 정역 모두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취향에 따르면 되는 일.
좀 오타쿠스러운 말을 해 보자면... 사람에게 어투가 있듯, 타로카드에도 어투가 있다. 타로카드를 의인화 하려는 것은 아니니 항마력이나 손발이 오그라들 준비를 할 필요는 없다. ...진짜에요... 어쨌든, 타로카드의 어투는 주로 덱의 그림체와 색깔, 상징물 등에서 리더가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것과 더불어 질문에 대한 덱의 답변 스타일에 따라 좌우된다(작가의 의도와 특징적인 키워드도 한몫하지만 비율로 따져보면 저것들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마 답변 스타일에 대한 것이 의아할 것인데, 같은 질문에 대해서 어떤 덱은 모호한 키워드(내지는 그림)만 쭉 나열되고, 어떤 카드는 꼭 응원의 카드가 한 장식 끼워나오기도 한다. 또 어떤 카드는 다소 과장된 카드들이 줄줄이 나오기도 하고, 어떤 카드들은 위로고 나발이고 그냥 냅다 현실적인 답변만 줄줄 해주는 경우도 있다.
페이건 캣츠 타로 덱은 마지막에 가깝다. 가감없이 현실을 이야기해준다.
한 예로, 재취업을 준비하는 지인의 상담에서 크리스탈 타로는 "답답한 상황이다. 상황이 정지되어 있고, 나 역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이다. 마음이 많이 불안하고 답답하다."로 나왔다. 그러나 페이건 캣츠 덱으로는 "이력서도 안 내면서 바라기만 하고 생각만 한다."로 나왔다. 둘 다 이야기 하는 상황은 같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카드의 조합 자체도 다르지만 초점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크리스탈 타로는 지인의 심리가 함께 떠서 공감을 먼저 해 줄 수 있었다면, 페이건 캣츠 타로는 상황 자체만 읊어주었다(참고로, 지인에게 언급을 허락받은 일화입니다).
물론, 타로카드의 기본을 알고 있다면 카드 속의 인물(여기에서는 고양이)의 특성과 상황을 알기 때문에 내포된 심리도 읽을 수 있고 질문자의 심리적 공감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초보자를 비롯하여 경험이 적은 리더라면 말 고르기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나는 이 덱을 아주 좋아한다. 비록 손이 큰 편이라 셔플 할 때 카드가 헛도는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결과값이 아주 만족스럽다. 가감없는 답변 스타일이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고, 좋은 답변이나 위로가 나오는 경우에는 더없이 와닿는다.
사람에게도 잘 사용하긴 하지만 더 잘 사용하는 때는 애니멀 타로 상담 때. 재밌는 결과값이 많이 나온다.
타로카드는 하나의 커다란 세계관을 갖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78장의 카드(공백카드 제외) 중 로마자로 숫자가 메겨진 메이저 아르카나(0 바보~ⅩⅩⅠ세계)는 0번 바보의 여행과 성장을 나타내고 그 여행의 끝은 ⅩⅩⅠ 세계이다. 성장의 끝은 아니다. 성장에는 끝이 없으니까. 그저 바보가 시작한 여행 중 하나가 끝났을 뿐이다. 때문에 ⅩⅩⅠ 세계는 끝을 의미 하지만 동시에 시작을 나타낸다. 참고로 다른 카드들 중 '끝'이라는 키워드와 연결된 모든 카드들도 '시작'과 연결되어 있다.
그 이야기인 즉, 0번 바보와 21번 세계가 연결된 카드라는 것이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덱이 바로 이 페이건 캣츠 타로다. 0번 바보가 꿈 꾸던 것을 21번 세계에 가서 이루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완드 6번 카드와 21번 세계 카드. 완드는 마이너, 세계는 메이저 카드이다. 이중 완드6번은 웨이트를 기반으로 한 다수의 타로들과 다소 다른 느낌을 준다. 상대적으로 더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성취가 부각되어 있다. 세계 카드는 꿈 꾸던 것을 이뤘다는 노골적인 표현이 좋다. 그러고 보니 둘 다 성취와 관련된 카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