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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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 보고 효과가 있었던 것들

헤테트

이십 대 초중반에는 영양제의 의미를 몰랐다. 먹어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약을 비롯한 각종 즙류도 그랬다. 그래서 엄마가 챙겨줘도, 친구들에게 선물을 받아도 사용기한(섭취기한?)을 넘겨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십 대 후반이 되었을 무렵, 우연찮게 먹은 영양제와 즙들이 아주 노골적인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야 내 몸이 나이가 든 게 실감나더라. 지금은 영양제 만들 생각 한 사람한테 칭찬의 박수 세 번을 쳐줌.

요즘들어 영양제를 이것저것 돌려가며 먹어보는 중인데, 그 중 효과가 있었던 것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는 당연히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이므로 읽어주시는 분들은 참고만 해 주시길.

영양제, 즉, 건강보조제는 말 그대로 '보조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무언가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보조제를 찾으면 삶의 질이 훨씬 상승한다는 것을 몸소 느껴서 내 스스로 정리를 할 겸, 혹시라도 누군가에게는 참고가 되길 바라며 적어본다.

참고로, 나는 영양제는 한 번에 한 개씩만 바꾼다. 그래야 뭐에서 어떤 효과를 봤는지 느낄 수 있으니까. 그리고 한 번에 섭취하는 영양제는 세 가지를 넘기지 않을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유는... 없다. 원래 성격 상 뭐든 한 번에 많은 것을 하는 걸 싫어한다. 그리고 한 번 먹는 영양제는 특별한 용법의 주의가 없는 이상 2개월에서 3개월 정도는 꾸준히 먹어보는 편.


실리마린/밀크시슬

나를 영양제의 세계로 훅 끌어들인 실리마린. 내가 먹었던 제품은 Now Foods의 Silymarin. 간 영양제인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우루사' 역시 이런 성분이다. 밀크시슬이라고 부르기도 고 실리마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찾아보니 밀크시슬 속에 실리마린이라는 성분을 활용한 영양제라는 듯.

나는 워낙 신경이 곤두 서 있고 불면증도 심하고 운동도 부족한, 아주 쩌든 몸을 갖고 있다. 자연스레 체력도 바닥^^~ 그래서 다른 이들 보다 빠르게 피로감을 느끼는 쪽이다. 어느 정도냐면, 외출하고 들어오면 씻는 것 조차, 정신적인 건 당연하고,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 정도. 고작 친구를 만나는 것 조차 말이다.

그런데 실리마린 영양제를 먹고 나서는 집에 돌아와서 개랑도 놀아줄 정도가 되었닼ㅋㅋㅋㅋㅋ최고의 입증효과 아니겠습니까^^

아무래도 간 영양제다 보니까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거나 술에 평소보다 늦게 취하는 등의 효과를 본 사람들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그 부분은 느끼지 못했다. 그냥 평소처럼 취하고 평소처럼 숙취가 있었다. 매우 아쉬웠던 부분...

어쨌든 실리마린은 3개월 먹고 3개월 쉬고를 반복하며 잘 먹고 있다. 중간에 왜 쉬냐면...모르겠다. 그냥 나는 모든 영양제를 먹은 만큼 쉬어가며 로테이션 돌림. 별 의미는 없고, 그냥 성격이에요...ㅎㅎ...ㅎ... '재구매'에 의의가 있음을...


비타민D3

비타민은 정말 종류 별로 다 먹어봤는데 유일하게 효과를 체감한 것은 비타민D3. 맞다. 버섯 잘 먹고 햇볕 충분히 쬐면 된다는 비타민D. 나는 버섯은 정말 매우 많이 먹지만 햇볕을 쬐지 않아서......ㅎ

비타민D의 경우 보통 많이 알려진 것이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나도 그쪽에 큰 효과를 봤다.

나는 유치원생 때부터 만성적으로 신경쇠약과 우울증이 있고 잡생각이 많은 편이다. 보통 그 잡생각이 나쁜 생각으로 훅 빠지는 경우가 많아 우울의 악순환이 계속 되는 편이고, 더 깊게 땅을 파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아마 우울증을 앓는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정말 당연한 소리지만, 우울함의 근본적인 것을 고쳐주진 않는다. 그럼 세계에 우울한 사람이 어딨겠어? 근본적인 치료는 이런 영양제가 아닌, 전문의와 현대의학, 본인 만이 가능하다.

다만, 비타민D3를 복용하며 회복탄력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우울한 생각이 들었다가도 금방 기분과 생각이 환기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땅을 파다가도 금세 삽을 집어 던지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맥락없이 찾아오던 우울감과 나쁜 기억들, 끝없이 덮쳐오던 음울하고 어두운 망상들이 확연히 줄었다. 한 번 더 말 하지만, 없어지진 않는다. 다만 줄었고, 행여 찾아오더라도 전보단 나에게 머무는 시간이 짧아졌단 소리다.

그 외에도 칼슘 흡수를 도와준다지만 내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패스. 불면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데, 이 부분은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불면증은 여전했지만 그래도 그 시간 동안 덜 힘들었던 것 만으로도 좋았다.

비타민D 영양제를 찾아보면 함유량이 여러가지가 나올 텐데, 검사를 한 번 해 보고 전문의와 상의를 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먹고 있는 약이 있다면 더욱. 함유량이 나와 맞지 않으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는 영양제이기 때문. 나는 별 생각 없이 눈에 띈 제품을 먹었는데 고함량이었고...ㅋㅋ...마침 먹는 약도 없었고, 워낙 햇볕 노출이 극도로 적은 편이라(개산책이 아니었음 1년에 한 번 나가기도 힘들 것) 운이 좋게 잘 맞았던 것 같다. 참고로 내가 섭취한 제품은 Solgar의 Vitamin D3 5000 IU.

지금 새로 먹기 시작한 영양제에 D3가 소량 함유되어 있어서 한 통 다 먹고 재구매를 미뤄뒀는데, 그냥 적은 함량으로 다시 구매할까 고민 중이다.


유산균

지금 약 두 달 째 먹고 있고 절 하고 있는 영양제. 왜 진작 먹지 않았을까?

일단, 내가 먹고 있는 제품은 Vitahalo의 온가족 생유산균 골드. 솔직히 쿠팡에서 주문할 때 로켓배송 맞추려고 억지로 저렴한 제품 끼워넣었다^^)>ㅋㅋㅋㅋㅋ근데 매우 만족하여 다음에 복용할 유산균 제품을 본격적으로 비교하기에 이르렀다...ㅎ

다른 효과는 솔직히 전혀 모르겠다. 유산균의 대표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는 배변활동도, 뭐... 원래 변비가 없었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그냥 맛이 있고 달달하여 즉각적인 당충전이 되는 느낌이 좋아 산 김에 먹기 시작했는데... 내가 의외로 효과를 본 부분이 바로 생리통!

원래 나는 생리 시작 후 약 이틀 간은 생리통 때문에 정말 아무 것도 못 할 정도가 된다. 약을 복용해야 겨우 눈은 뜨고 자리에 앉아 있을 정도. 약을 복용하지 않고 버티면 말 그대로 기절한다. 그 상태로 병원에 실려간 것만 세 번. 진통제에 내성 생긴다는 말 듣고 버텼던 때였는데, 의사 선생님한테 많이 혼나고^^ 이제는 그냥 생리가 시작하면 바로 먹기 시작한다. 여러분, 이젠 대부분 알고들 계시겠지만 약국에서 진단서 없이 살 수 있는 약 정도로는 내성 안 생긴 대요. 아프면 그냥 다들 드시기에요...ㅎㅎ... 만약 전보다 그 약이 안 듣는 거 같다면 내성이 생겼다기 보단 본인의 건강 상태가 그 약이 더 이상 안 들 만큼 더 안 좋아진 것이므로 병원을 가는 것이 맞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 유산균을 한 달 쯤 먹었을 때 생리가 시작 되었다. 그때 '어라?' 했던 것이, 생리통이 있긴 하지만 전처럼 '지옥문이 열렸군, X발.' 정도가 아니라 '아, 생리통 시작 됐네.' 정도였기 때문. 욕이 안 나왔다. 욕이! 안! 나왔다고! 생리가 시작됐는데! 생리통이 있는데! 웃길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아주 큰 차이다.

게다가 이틀 내내 진통제를 꼬박꼬박 시간 마다 먹어야 했는데 이때는 하루만 먹었다! 말했듯, 나는 한 번에 하나의 영양제만 바꾸기 때문에 이것이 유산균 덕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두 달째. 나는 또 칼같이 주기에 맞춰 생리가 시작되었고... 무려... 이틀 동안 단 한 번만 약을 먹었다!!!!!!!!!! 하루도 아니고!!!!!!!!!! 단!!!!!!!!! 한!!!!!!!!!!!!!!!! 번!!!!!!!!!!!!!!!!!!!!!!!!!!!!!!! 이마저도 못 견디겠겠어서 먹은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신경이 쓰여서 집중하고 싶어서 그냥 먹은 거였다고!!!!!!!!!!!!!!! 이건 혁신이라고!!!!!!!!!!!!!!!!!!!!!!!!!

생리통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신경쓰이는 정도에서 끝이고 약이 생각날 정도는 아니다. 그냥 손가락으로 꾸우욱~ 세게 누르는 것 정도의 통증. 전에 있던 흉포한 생리통에 비하면 넘 쟉고 귀여운 생리통이다.

물론 생리통이 생기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므로 모두에게 이런 효과가 나올 수는 없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런 효과가 있었고 유산균은 죽을 때까지 끌어안고 간다. 반려영양제 찾음.

생리통이 없는 친구가 나에게 한 번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생리를 그렇게까지 미워하는 건 오바 아니야?" 나는 그때 진짜 진지하게 절교를 생각했는데 이 정도가 되니 이해가 되었다(물론 그때 대화를 진지하게 하고 사과를 받았다). 이 정도면 나도 더 이상 생리를 그렇게 미워하진 않을 수 있을 듯. 물론 여름이 되면 다시 생각 해 보겠지만. 일단 생리통 지옥 열차에 탑승 안 하는 것 만으로도 살겠다 싶으니까.

다음에는 이렇게 포로 된 거 말고 좀 더 찾아보고 알약으로 된 것을 사볼까 생각중이다. 그냥 기분상 그런 게 더 효과 좋을 거 같음^^



양배추즙

영양제는 아닌데... 그래도 내 삶의 질 상승 넘버원 즙이므로 슬쩍 끼워넣기...ㅎㅎ

나는 신경예민 넘버원이고 태생적을으로 위가 안 좋은 편이기 때문에(유치원생 때부터 위 문제로 한의원과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님) 체함은 물론이고 위염을 달고 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양배추즙을 먹고 난 후로는 체함과 위염이 0에 수렴. 약 1년 정도 먹었던 거 같다. 솔직하게, 체기 정도는 있었다. 하지만 이게 매우 배가 불러서 더부룩한 정도에서 그쳤을 뿐, 소화제를 먹는다거나 손을 따야 한다거나 병원에 가야 할 정도까지 가지 않았다. 과식을 해도 마찬가지.

즙류는 특히 휴...즙기...?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휴약기처럼 휴식기를 가져야 한다고 해서 지금은 잠시 끊는 중.

내가 먹은 제품은... 모르겠다. 엄마가 주변에 수소문해서 시켜줬던 거라. 정말 말 그대로 신선한 생양배추만 100% 내린 맛이었다. 말 그대로 양배추 먹는 맛. 중간에 홈쇼핑에서 다른 양배추즙(브로콜리가 섞인 제품이었음)을 시켜봤는데, 맛도 별로였고 무엇보다도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저 제품만 고집해서 먹었음.

참고로, 양배추즙이 걸레 빤 물 맛이다 하는 건... 잘 모르겠다. 그냥 양배추 씹었을 때의 그 맛이었음. 역하단 느낌은 한 번도 느끼지 못 했다. 아마 싱싱한 양배추를 쓰지 않았거나 내린 지 좀 됐을 가능성이 농후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위가 약하신 분들은 양배추즙 정말 강추.



이 정도가 내가 먹어 본 영양제 중 효과를 체감한 것들이다. 지금 먹어보고 있는 새로운 영양제는 마그네슘. 약 2주 정도 먹어 보고 있는 중인데... 효과는 아직 모르겠다. 효과가 있다면 후에 또 작성하기로.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 추천해주실 영양제가 있다면 정보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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