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틱 타로

핀치 타래취미

헤르메틱 타로

the Hermetic Tarot

헤테트


헤르메틱 타로 상자
헤르메틱 타로 상자

▶ 헤르메틱 타로 the Hermetic Tarot

▶ 크기(cm) : 7 × 12

▶ 구성 : 메이저 아르카나 22장 + 마이너 아르카나 56장 + 공백카드 2장 = 80장 & 설명서

▶ 출판사 : U.S. Games


크리스탈 타로만 10년이 넘도록 써 오다가 2019년부터 새로운 카드를 장만하기 시작했다(이때부터 지옥의 수집욕이 발현되었다). 그렇게 나의 두 번째 타로카드가 된 <헤르메틱 타로> 덱.

사실 이 카드는 크리스탈 타로처럼 그림에 반해서 산 것은 아니고, 꽉 찬 정보력에 호기심이 동해서 구매했다.

80장의 카드와 해설서
80장의 카드와 해설서

헤르메틱 타로는 흑백 타로카드로, 만약 색채학을 접목해서 상담을 진행하는 타로 리더라면 썩 활용도가 좋지 못한 카드라고 할 수 있겠다. 혹은 사용한다더라도 메인카드로는 당기지 않을 테다.

하지만 이 카드는 익숙해지기만 하면 정말 매력적이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여주는 편이고, 색이 없는 만큼 다른 정보가 아주 많은 편이어서 해석할 때 굉장히 편하다. 그림도 상당히 직관적이며 아주 힘이 넘치기 때문에 색이 없음에도 화려하단 생각이 든다.

이 카드를 구매하고 나서는 나의 1군 카드가 되었다. 웬만한 상담과 점사는 다 이것을 메인으로 보고 있다.

나는 개인상담시 메신저로만 상담만 하는데, 종종 필요에 따라 카드를 찍어 질문자님께 보내드린다. 그러면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십중팔구는 무섭다는 소리를 듣는 카드...ㅎㅎ...그림이 투박하고 험한데다 흑백이기까지 해서 그런 듯 하다.

대놓고 써준 행성과 별자리 기호
대놓고 써준 행성과 별자리 기호

이 카드의 정보력은 그림 자체의 많은 상징도 있지만(진짜 꾸역꾸역 다 그려놨음. 강박증이 느껴질 정도로 그려놨다), 무엇보다 노골적인 행성&별자리 기호이다. 감사하게도 대놓고 써줬다(사진의 빨간 동그라미). 게다가 특정 별자리의 기운이 좀 더 강하다면 두 번씩이나 써줬다. 대박 친절.

점성학을 접목시켜 보는 타로 리더나, 꼭 접목까진 아니더라도 공부한 적이 있는 타로 리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활용도 좋은 카드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아직 수박 겉만 핥은 수준이지만 그래도 다른 카드들에 비해 확실히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또, 각 장마다 하단에 주요 키워드가 적혀 있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 나는 카드 테두리를 좀 잘라냈더니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궁금하다면 검색 해 보세요^^)>ㅎㅎ

타로의 기본이라고 보는 웨이트 계열(이 외도 마르세유 계열과 토트 계열이 있다. 하지만 가장 대중적(?)이라고 보는 것은 웨이트 계열이므로 웨이트 계열을 기준으로 하겠다)과 해석의 차이가 있는 카드들이 있기 때문에 따로 공부를 좀 해두는 것이 좋다.

이 카드는 내가 처음으로 변형을 시도한 카드이기도 하다. 이를 트림(trim)이라고 하는데, 카드의 테두리 등을 잘라내 모양을 변형하는 것을 말한다. 커다란 이유로는

1. 타로 리더의 손 크기에 맞추기 위해

2. 테두리 부분을 잘라냄으로써 온전히 그림(상징)에 집중하기 위해

3. 테두리가 있는 게 안 예뻐서

등을 들 수 있다. 나는 첫 번째 이유로 트리밍을 했다. 가로가 고작 0.4cm 클 뿐이었지만 크리스탈 타로에 워낙 익숙해진 손이라 그랬는지 손이 많이 피로했기 때문이다. 보기엔 안 좋지만, 그래도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다. 이 뒤로는 몇 개의 다른 카드들도 트리밍을 해버렸다.

뒷면
뒷면

카드의 뒷면 자체는 정역 구분이 가능(각 모서리를 보면 구분이 가능하다)하지만, 해설서를 보면 이 카드는 정역의 구분을 둔 카드다(정방향과 역방향의 해석이 다름). 나는 정방향만 보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혹여 정역의 구분을 하는 타로 리더라면 참고.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 장. 칼의 여왕(Queen of Swords). 그 어떤 덱의 칼의 여왕 보다 엄청난 기세와 힘이 느껴진다. 다른 여왕이나 왕 수트도 보다도 더 엄청남. 방해 되는 것들의 목이란 목은 다 따버리고 다닐 것 같은 멋짐이 느껴진다. 자세도 대박 여유로움. "목 씻었어? 그럼 따자." 라고 말 할 것 같다.


SERIES

보유카드

헤테트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여성서사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장례도 끝났고 삼오제(삼우제)도 끝났다. 49재의 첫 칠일 오전, 나는 일하던 도중 이제 식을 시작한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고 창가로 나와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부디 엄마의 영혼이 존재해서 젊고 건강할 때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을 실컷 다니고 있거나, 혹은 그 생명의 끝을 끝으로 영원히 안식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었기를. 삼오제까지 끝나면 문상 와 준 분들께 문자나 전화로 감사 인사를 해도 좋..

어머니는 나를 엄마,라고 불렀다

'딸'이 되고싶은 딸의 이야기

설화

#여성서사
"엄마~"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다. 내가 엄마같다고. 하지만 이렇게 엄마의 입에서 직접적으로 불려지니 더욱 비참하고 씁쓸했다. 딸로서 행동할 수 있는 자그마한 가능성마저 먼지가 되어서 저 한마디에 그러모아놓은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 이제껏 자라오면서 의지한 적이 없었다. 중학교 1학년 때였나. 학교에서 중국으로 일주일 정도 여행 겸 학교체험을 가는데, 배를 타기 전 엄마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스불 잘 잠그고 문 단속 잘하..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세 사람

세 사람

이운

#치매 #여성서사
1 요즘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습니다. 안경을 쓰고서 안경을 찾고 지갑은 어느 가방에 둔 건지 매번 모든 가방을 뒤져봐야 합니다. 친구들은 우리 나이 대라면 보통 일어나는 일이라며 걱정 말라하지만 언젠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을 때 그들까지도 잊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루는 수영을 다녀오는데 그날따라 비도 오고 몸도 따라주질 않아서 바지가 젖을 것은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길가에 털썩 주저앉..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