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불편함: 서비스직의 코르셋

핀치 타래페미니즘코르셋서비스직

사소한 불편함: 서비스직의 코르셋

바늘

백화점의 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렌즈를 며칠동안 연속해서 끼다 보니 눈이 아파서 안경을 끼고 갔다. 매니저가 매장에 나와있는 나를 보더니 다음부터는 안경 끼지 말고 렌즈 끼고 오라면서 ,

남자는 안경껴도 괜찮은데 여자는 좀...

이라 말했다. 남자는 되는게 여자는 왜 안 되는건가? 다른 것도 아니고 눈이 아파서 안경을 끼는건데?

백화점 브랜드 서비스직이라 용모가 단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말한 것 같다. 그런데 여성 직원이 안경을 낀다는게 용모가 단정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난 저날 머리를 감았고, 유니폼도 깔끔하게 입었으며 손톱도 단정하게 깎았다. 심지어 피부화장을 하고 립을 바른 채 안경을 쓴 건데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안경을 쓰면 안 된다고 했다.


비슷한 논리로 항공사 여성 승무원도 서비스직이라는 이유로 많은 코르셋에 둘러싸여 있다.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날, 입국장에서 내 앞에 걸어가고 있는 대한항공 여승무원들을 봤다. 하나같이 말랐으며 다리가 굉장히 가늘었고 치마는 타이트했다. 저런 옷을 입고 열 시간 넘는 비행을 어떻게 견딜까.. 안그래도 건조한 기내에서 렌즈를 끼고 근무한다면? 이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면서도 여전히 시대를 역행하는 항공사의 용모 규정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SERIES

사소한 불편함 이야기

바늘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말 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4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상속인 조회 서비스 조회 완료 후 한 달 정도는 은행과 보험 정리에만 매달렸다. 사실 지점이 많이 없는 곳은 5개월 여 뒤에 정리하기도 했다. 그 사이에는 자동차 등을 정리했고 건강보험공단, 연금공단, 주민센터 등을 방문했다. 상속인 조회 서비스에 나온 내역들을 한꺼번에 출력해 철 해 두고 정리될 때마다 표시해두고 어떻게 처리했는지(현금수령인지 계좌이체인지 등)를 간략하게 메모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편하다. 주민..

[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여성서사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주접

플레잉 카드

헤테트

#플레잉카드 #트럼프카드
버드 트럼프Bird Trump 원고를 하고 있는데 택배가 왔다. 까마득한 언젠가 텀블벅에서 후원한 플레잉 카드 (=트럼프 카드) ! 원래 쟉고 소듕한 조류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맹금류를 제외한 새를 무서워하는 편) 이건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냅다 후원해버렸다. 그 뒤로 잊고 살았는데 오늘 도착. 실물로 보니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해주고 싶다. 아름답지 않은 구석이 없어, 세상에. 하다못해 쓸데없이 많이 들어있는 조..

13. 대화하는 검도..?

상대의 반응을 보며 움직이라는 말

이소리소

#검도 #운동
스스로를 돌이켜보기에, 다수의 취향을 좋아하는 데 소질이 없다. 사람들이 아이돌이나 예능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체온이 2~3도는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대화에 섞일 적당한 말이 뭐 있지?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 뭐라도 이야깃거리를 던져보지만 진심이 없어서인지 어정쩡한 말만 튀어나온다. 결국 혼자 속으로 “난 만화가 더 좋아.."라며 돌아서는 식이다. 맛집에도 크게 관심이 없고, 어째 운동 취향도 마이너한 듯하고.....

병원이 다녀왔다

..

낙타

정신병원과 한의원에 다녀왔다 이번엔 둘다 끝까지 치료하고 싶다.....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