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저트는 건강하긴 하지만 투박하고 구시대적이라는 편견은 이제 접어두자. SNS 유명 디저트 못지 않게 아름다운 비주얼을 뽐내며, 동시에 몸에 좋은 재료를 이용해 건강까지 챙겨주는 일석이조의 먹거리가 요즘의 한식디저트이다. 양식디저트와 같은 자극적인 단맛 없이 담백해 소화도 잘되고, 특유의 고즈넉한 느낌 덕에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것은 덤!

우리에게 친숙한 다과와 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고 있는 네 곳을 소개한다.

반가 음식을 재해석한 다실(茶室)
김씨부인한식디저트카페

한적하고 고즈넉한 동네 서래마을에 위치한 김씨부인한식디저트카페는 귀한 손님을 맞이하거나 잔칫날에 올리던 다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따뜻한 전통차와 함께 선보이고 있다.

트렌드와 접목된 전통의 멋

음식뿐만 아니라 공간에서도 고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양식은 동시대적이지만 소반, 반닫이, 달항아리 등 곳곳에 배치된 소품들에선 단아한 전통의 멋이 담겨있다. 따라서 조용히 마음을 정화하고 싶을 때, 어르신을 동반한 모임, 혹은 외국인에게 한국을 소개하고 싶을 때 방문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소반차림 | 8천 ~ 1만 5천 원

큰 사이즈와 일반 사이즈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른 구성으로 내놓고 있다. 개성주악, 떡, 홍옥정과, 조란, 약과, 매작과, 오미자정과, 복분자 배정과, 강란, 율란 등을 돌아가며 내고 있다.

2. 단팥죽 | 1만 원

국산팥과 3일간 조린밤, 강낭콩, 잣, 계피가루 등을 넣어 감칠맛이 풍부하다.

3. 오미자차 | 8천 원

건오미자로 우린 차에 별 모양으로 슬라이스한 배를 띄워 맛과 비주얼을 모두 잡았다.

설레는 봄을 닮은 건강떡
설봄

요즘 세대가 공감할만한 한국디저트를 선보이려는 노력 끝에 탄생한 브랜드, 설봄.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불린 쌀을 빻고, 손수 볶은 고물을 묻혀 가장 신선한 상태의 떡을 판매하고 있다.

떡을 모던하게 형상화하다

매장은 전통떡집과는 상이한 감각적인 느낌이다.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시그니처메뉴인 흑임자 인절미에서 영감을 받아 꾸며졌는데, 깨가루가 뿌려져 칠흙 같이 검은 겉면과, 그와 대조적인 새하얀 인절미 속 모습을 살려 블랙과 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구성하였다. 그 기반에 여러 포인트 색상들을 더하여 전체 공간을 완성했다. 한편, 곳곳에는 보자기, 나무선반 등을 두어 전통적인 디테일도 잊지 않고 표현했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카스텔라 호박인절미 | 6천 원

시중의 값싼 카스테라맛 파우더가 아닌 진짜 카스테라빵을 가루가 될 때까지 부셔 호박떡에 골고루 묻힌 퓨전디저트다. 수분을 충분히 머금은 촉촉한 질감과 쭉쭉 늘어나는 쫀득한 식감, 달콤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2. 흑임자인절미 | 6천 원

설봄의 정체성이 집약된 베스트메뉴이자 건강디저트의 표본과도 같은 인절미. 당일 볶은 검은깨를 떡에 묻혀 참기름처럼 고소한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당도가 낮아 자극적이지 않다.

3. 두유 초코칩쿠키 | 1천 5백 원

두유와 호두, 메이플시럽, 초코칩 등 식물성 재료만을 넣어 구운 쿠키로 가장 반응이 좋은 메뉴. 음료와 곁들일 티푸드로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칼로리도 적어 다이어트용 간식으로 최적이다.

미술관 옆 한옥카페
올모스트홈카페

올모스트홈카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분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피그램에서 전개하고 있는 카페이다. 한국식 먹거리와 음료는 물론 굿즈까지 선보이고 있는 공간으로, 북촌 일대를 관광하며 전통의 멋을 충분히 느낀 후 쉴 만한 곳이다.

도심 속 자연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옆 별채처럼 위치한 전혀 다른 느낌의 카페. 건물 사이에 숨어 있고, 대나무와 분재에 둘러 쌓여 있어, 마치 깊은 숲 속 산사에 온 것 같다. 이곳에 들른 순간만큼은 복잡한 일상을 잠시 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한국 전통양식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보는 건 어떨까? 특히 자연과 한옥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관찰할 수 있는 툇마루자리의 인기가 가장 높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한 후 이곳을 방문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이북경단+양갱+쌀강정 플레이트 | 7천 원

녹색의 색감을 살린 이북경단 플레이트는 쫄깃하고 부드러운 떡 안에 수제 팥앙금이 들어간 이북경단을 메인으로 한 플레이트. 낮은 당도와 부드러운 식감의 떡에는 쑥카스텔라 파우더가 고루 뿌려져 있어 쑥 고유의 풍미가 더해졌다. 같이 나오는 쑥양갱, 쑥쌀강정, 연근칩은 그 풍미를 한층 더 깊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2. 크림스콘+브라우니+귤칩 플레이트 | 7천 원

차보다는 커피와 어울리는 먹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크림스콘과 새콤달콤한 오렌지잼, 귤칩이 들어가 있어 한옥에서 양식디저트를 즐기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트렌디한 감성을 더한 떡케이크
시루케이크

시루케이크는 밀가루 알러지가 있던 아이에게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간식거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김이화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버터와 밀가루가 주재료인 서양디저트 대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부터 채식주의자, 어린 아이들까지 쌀이 주 첨가물인 한국디저트에 푹 빠진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모던한 떡카페

이곳은 떡집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한 공간으로, 화이트톤의 깔끔한 인테리어에 마샬스피커, 킨포크매거진 등 감성소품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규모가 크지 않아 디저트, 아메리카노와 함께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 좋은데, 의외로 커피와 떡이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는 사실도 놀랍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흑임자 설기케이크 (홀) | 3만 5천 ~ 5만 8천 원

흑임자, 크림치즈, 견과류 등 고소한 맛이 나는 식재료가 다량 들어가 있으며, 쫀득하기보다는 부드러워 아이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커피메뉴와도 잘 어울리지만 대추라떼와 함께 먹는다면 포만감이 더해진다.

2. 블루베리 설기케이크 | 6천 원

블루베리떡, 블루베리잼, 생크림, 그리고 베리류로 장식하여 완성한 케이크. 산뜻하고 달콤한 맛.

Editor PARK JIWON

Photographer CHOI JU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