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이 편한 티푸드
구움과자는 말 그대로 별도의 발효과정 없이 오븐에 구운 작은 과자를 일컫는다. ‘가토드보야주 Gateaux de Voyage’라고도 일컫는 이 디저트는 본래 프랑스에서 장기간 여행을 갈 때 가지고 다닐 용도로 만든 간식으로, 피낭시에, 마들렌, 까눌레 등이 해당된다. 만든 즉시 먹어야 하는 다른 빵들에 비해 유통기한이 긴 편이고, 심지어 하루 이틀 숙성시켜야 더 맛있다고 말하는 가게도 있을 정도로 관리가 수월하다. 이 구움과자가 가장 빛을 발할 때는 바로 음료를 곁들일 때. 대부분 맛이 강하지 않아 어떤 음료와도 궁합이 맞아 떨어지는데, 그 중에서도 아메리카노나 카페라떼, 또는 홍차류와 가장 잘 어울린다.
재평가된 디저트
사실, 구움과자는 오래 전부터 판매되어 왔다. 그러나 대부분 메인 취급을 받지 못하였고, 주로 카운터 앞 판매대에서 구색맞춤용으로 팔거나 심지어 음료를 주문할 때 하나씩 덤으로 제공되기 일쑤였다. 이런 구움과자가 메인 디저트로 재평가 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근래의 일인데, 식사를 마친 후 카페에 가는 문화가 하나의 관습처럼 정착되면서, 커피와 잘 어울리면서도 곁들이기에 부담 없는 양의 먹거리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베이킹클래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꼽을 수 있다. 구움과자는 특별한 전문성 없이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이기 때문에 베이킹 입문용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디저트 자체에 대한 관심도 생겨났다. 이러한 현상들로 인해 이 작은 티푸드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으며, 가게마다 다양한 맛과 형태를 선보이며 매장의 시그니처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다양한 맛으로 출시되고, 모양도 예쁜 구움과자야말로 선물용으로 가장 적합한 디저트가 아닐까 싶다. 최근에는 멋진 박스에 포장해주는 전문매장도 늘고 있어 지인에게 선물하기 매우 좋다. 또, 다른 디저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합리적이라 음료와 함께 맛보기 부담 없는 점, 당도가 높지 않아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점, 배부르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점 등 장점이 많은 제품이기에 그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01 MELI MELO
02 GUUMYANGGWA
03 SEASON CAKE
다양한 재료로 맛을 낸 구움과자
멜리멜로
MELI MELO
INFORMATION
A 서울 서초구 사임당로19길 6
T 02 588 2435
H 화-토 12:00~19:00, 일, 월 휴무
P 주차 가능
I @melimelo.dessert
*2인 예산 : 1만원대
불어로 ‘뒤죽박죽’이라는 뜻의 멜리멜로는 다양한 재료들을 섞어 여러 가지 맛의 구움과자를 만드는 파티시에이다. 언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도 최선미 파티시에의 손끝을 거치면 의외의 맛을 자랑하는 디저트로 재탄생된다.
파티시에의 하얀 베이킹공방
이곳은 프랑스 파리 르꼬르동블루 본교 제과과정을 차석으로 졸업해 조교활동을 거치고, 미슐랭가이드 원스타 레스토랑인 ‘라세르Lasserre’에서 근무한 뒤, 국내 레스토랑 ‘보버라운지’에서 디저트파트장을 역임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쌓은 파티시에 최선미가 운영하는 제과점이다. 자신이 먹었을 때 가장 맛있는 디저트를 여러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어 오픈한 멜리멜로는 그녀의 의도대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상관없이 과자맛에 매료되면서, 하나 둘씩 단골이 늘어나고 있다.
크지 않은 규모의 매장은 화이트톤으로 전체적인 인테리어를 맞춰 깔끔한 이미지를 자아내고, 오픈키친이기 때문에 모든 작업과정이 선명하게 보여진다.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베이킹클래스 또한 이 오픈키친에서 진행한다고. 매장 곳곳에는 크고 작은 그림액자들이 걸려있는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주기적으로 그림을 변경하여 분위기를 새롭게 환기하고 있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무화과피낭시에 | 2천 8백 원
바삭바삭한 겉면과 수분기를 충분히 머금은 속면의 조화가 일품으로, 반건조한 무화과와 무화과잼이 들어가 쫄깃한 식감에 씹을수록 씨가 톡톡 씹히는 재미까지 있다. 버터의 고소한 풍미까지 더해져 먹다 보면 어느새 두세 개는 기본으로 없어질 정도로 맛있다.
2. 레몬마들렌 | 2천 8백 원
레몬제스트와 레몬글레이즈를 이용해 상큼한 향을 가득 담은 베이직 마들렌. 당도가 그리 높지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으며, 커피메뉴와 특히 잘 어울린다.
까눌레 전문 양과자가게
구움양과
GUUMYANGGWA
INFORMATION
A 서울 중구 을지로 157 라열 351호
T 010 2972 0413
H 월-금 12:00~19:00, 토 13:00~19:00, 일 휴무
P 주차 불가
I @londoncakeshop
*2인 예산 : 5천~1만원대
트렌드와는 언뜻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세운상가. 을지로 한복판에서 오래도록 그저 가전제품을 파는 상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만 여겨졌던 건물 3층에 10평도 채 되지 않는, 뉴트로 감성이 단연 돋보이는 양과자가게가 생겼다.
작은 상점의 독특한 구움과자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한 까눌레가 많은데, 그 중 베스트 메뉴인 밀크티까눌레는 영국산 홍차잎을 우유에 우린 후 수제 바닐라빈 럼주와 혼합하여 만든다. 크런치한 겉면과 수분기를 충분히 머금어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의 속이 일품. 밀크티를 그대로 굳혀 속을 채운 듯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오키나와 흑당까눌레는 미네랄과 섬유질이 많은 일본 오키나와 명물인 흑당으로 만든 배리에이션으로, 다크럼이 들어가 보다 성숙한 풍미를 즐기기에 좋다.
한편, 마들렌 종류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바닐라빈 마들렌은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빈이 들어가 담백하면서도 촉촉하다. 귀여운 포장지가 시선을 사로잡는 리코타치즈 레몬케이크의 경우 일본에서 들여온 레몬모양 틀에 레몬필링과 고메버터를 혼합하여 구운 뒤, 리코타치즈 아이싱으로 커버하고 식용금박 한 조각을 올려 마무리한 달콤상큼한 케이크이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밀크티 까눌레 | 2천 5백 원
영국산 홍차잎을 우유에 우린 후 수제 바닐라빈 럼주와 혼합하여 만든다. 크런치한 겉면과 수분기를 충분히 머금어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의 속이 일품. 밀크티를 그대로 굳혀 속을 채운 듯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
2. 오키나와흑당 까눌레 | 2천 6백 원
미네랄과 섬유질이 많은 일본 오키나와 명물인 흑당으로 만든 배리에이션으로, 다크럼이 들어가 보다 성숙한 풍미를 즐기기에 좋다.
3. 바닐라빈 & 고메마들렌 | 2천 6백 원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빈이 들어가 담백하면서도 촉촉한 인기 마들렌.
사계절이 담긴 구움과자
계절과자점
SEASON CAKE
INFORMATION
A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25길 58 1층
T 02 336 8062
H 매일 12:00~20:00(소진 시 조기마감), 매월 마지막 주 일, 월 휴무
P 주차 불가
I @season.cake
*2인 예산 : 1만원대
계절과자점은 방부제와 보존제, 첨가제를 넣지 않은 식재료와 건강한 제철과일을 이용해 만든 구움과자를 선보인다.
프랑스와 일본이 결합된 맛
망원동 골목길의 작은 테이크아웃전문점인 이곳은 파리 르꼬르동블루 출신 파티시에 언니와 후쿠오카 나카무라아카데미를 졸업한 동생 자매가 각각 프랑스와 일본의 제과방법을 결합시킨 독특한 스타일의 디저트를 만들고 있다. 베스트메뉴인 얼그레이마들렌은 세계 3대 홍차인 로네 펠트티를 넣어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향이 난다.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으로 커피 또는 티와 함께하면 풍미가 더해진다.
또, 고메버터 피낭시에는 프랑스산 고메버터의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는 클래식한 과자로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구움과자 외 시그니처로는 바닐라 크렘브륄레마카롱이 있는데, 프랑스 전통디저트인 크렘브륄레를 마카롱에 접목했다. 직접 만든 특제 캐러멜소스와 천연 타히티 바닐라빈이 듬뿍 들어간 크림, 바삭한 식감의 얇은 슈가코팅이 입혀진 독특한 메뉴다.
BLUE STREET’S SUGGESTION
1. 얼그레이마들렌 | 2천 5백 원
세계 3대 홍차인 로네펠트티를 넣어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향이 난다.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으로 커피 또는 티와 함께하면 풍미가 더해진다.
2. 고메버터 피낭시에 | 2천 5백 원
프랑스산 고메버터의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는 클래식한 과자로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Editor PARK JIWON
Photographer CHOI JU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