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각양각색의 디저트를 경험한 사람들의 니즈가 커지면서 한국의 디저트시장이 날로 확장되고 있다. 다행히, 이런 수평적인 종류뿐만 아니라 퀄리티의 수직구조 역시 높아지고 있어, 디저트를 좋아한다면 지금의 과도기는 매우 흥미로운 단계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브랜드들은 언제나 존재하는 법. 블루스트리트가 소개하는 세 개의 어메이징한 디저트숍을 가장 먼저 경험하고 이를 통해 행복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01 EJ BAKING STUDIO
02 MAILLET
03 SOUS LE GUI
기본을 타협하지 않는 원칙
이제이 베이킹스튜디오
EJ BAKING STUDIO
INFORMATION
A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10길 29
T 02 547 9730~1
H 월-금 11:30~22:00, 토-일 12:00~22:00
P 주차 가능
I @ejbakingstudio
*2인 예산 : 2만원대
디저트숍 오너들의 선생님이자 멘토로 인정받는 이은정 셰프의 공간, 이제이 베이킹스튜디오. 영국 르꼬르동블루 제과디플롬, 영국 요리학교인 리스푸드앤와인제과 요리디플롬, 런던의 핫플레이스인 오또랭기, 스웨덴 노벨디저트숍인 조코파티시에 등 유럽에서 수년간 일한 탄탄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이곳에서 그녀가 선보이는 디저트의 차원은 남다르기만 하다.
베이킹클래스의 레전드
캐나다에서 우연히 먹은 호두파이로 인해 인생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인연을 성공으로 이끈 건 바로 이은정 셰프의 노력과 집념이었다. 그냥 맛있는 디저트로 기억될 수 있었던 시간을 놓치지 않은 그녀는 결혼 후 남편을 따라 한동안 정착했던 스웨덴에서 본격적인 베이킹 공부를 시작했다. 제대로 도전하기 위해 동양인 차별이 심각했던 현지 레스토랑의 문을 수없이 두드리며 기회를 잡았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굴복하거나 주저앉지 않았다. 안 되면 될 때까지 멈추지 않은 의지와 열정 덕분에, 그녀는 마침내 남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다양한 기술과 그들만이 가진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그곳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비즈니스 마인드와 운영방식을 직접 확인하며 디저트 선진국의 테크닉을 몸소 익힌 것. 돌이켜보면 어떻게 견뎠나 싶을 정도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을 것이다. 현장의 분주함과 여러 사람을 고용해야 하는 심난한 비즈니스 대신 클래스를 고집한 이유이기도 하다.
마침내,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2012년 신사동에 이제이 베이킹클래스를 열었다. 마카롱 전문클래스로서, 세 가지의 머랭 기법을 가르치며 당시 한국에서는 맛보기 힘들었던 하이퀄리티의 마카롱을 알려주었다. 수강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는데, 이는 지금의 이제이 베이킹클래스를 돋보이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마카롱의 신묘한 매력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이은정 셰프에게 배운 이들의 피드백은 엄청났고, 이로 인해, 그녀의 클래스에서 마카롱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다.
프렌치 파티시에가 선보이는
정통과 모던의 극치
마얘
MAILLET
INFORMATION
A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22길 14
T 02 749 1411
H 매일 11:30~22:00
P 발렛 파킹
I @maillet_patisseriefrancaise
*2인 예산 : 2만원대
부르타뉴 출신의 프랑스인 남편과 함께 프렌치 디저트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마얘의 김수진 대표.
따스한 홈메이드 스타일을 지향했던 경리단길 시절부터 세련된 인테리어와 함께 변화를 준 서래마을 스타일까지, 어느 것 하나 프랑스적이지 않은 메뉴가 없고 고객의 관점으로 고민하지 않은 것이 없다.
따라서, 당장 프랑스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마얘로 먼저 떠나보는 방법이 현명할 듯.
부부의 이름으로
김수진 대표와 그녀의 남편 호농 마얘는 둘 다 프랑스 외식명문으로 손꼽히는 폴 보퀴즈PAUL BOCUSE 학교를 졸업했다. 김대표는 전공과는 전혀 다른 분야로 들어섰지만 누구보다 열정이 넘쳤다. 요리를 기본으로 공부하고 제과로 전향했기에 그녀의 베이스는 프랑스요리. 남편 또한 요리를 공부하고 파티시에로 전향한 케이스로 부부는 모두 같은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남편 호농은 졸업 후 프랑스 최고급 럭셔리 포시즌호텔 조지V파리에서 인턴으로 파티시에의 기본기를 쌓았다. 그 뒤 프리랜서로 활동했으며, 카스피아리셉션 파리에서는 헤드 셰프로서 디저트를 개발했다고.
그녀 역시 파리 최고의 케이터링 회사인 포텔 에샤보에서 경력을 쌓았는데, 훗날 한국으로 돌아가 프랑스 정통 디저트숍을 오픈하는 것이 꿈이었던 김대표는 남편 밑에서 수셰프로 일하면서 그들의 가게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차근차근 견고히 준비하던 이들은 마침내, 2014년 경리단길에 부부의 성을 딴 디저트숍 마얘의 문을 열었다.
정원에서 즐기는
아름다운 프렌치 디저트
수르기
SOUS LE GUI
INFORMATION
A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2길 32 1층
T 070 8950 0462
H 수-목 12:00~21:00, 금-토 12:00~22:00, 일 12:00~20:00, 월, 화 휴무
P 주차 불가
I @souslegui
*2인 예산 : 1~2만원대
디저트를 사랑하는 제과인으로서, 맛있는 케이크를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는 권주원 파티시에.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남동 골목길에 수르기를 열었고, 이제는 그녀가 만든 작품을 맛보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야외 같은 실내공간
카페의 전반적인 인테리어는 정원에서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는 컨셉으로 통일했다. 바닥은 실외처럼 벽돌과 흙이 함께 노출되어 있고, 화분과 행잉플랜트들이 원목가구와 한데 어우러져 내추럴하게 자리하고 있다. 또, 매장 안쪽에는 빛이 잘 드는 실제 정원 같은 느낌으로 꾸며 놓았다. 제품 쇼케이스 역시 자체 제작하여 가든 속 미니온실 같은 분위기를 살렸다. 한편, 오후 3시 이후에 이곳을 방문한다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로 30분마다 주변의 조도가 낮아지면서, 싸이키 조명이 빛을 내기 때문이다. 이는 파리 르꼬르동블루 출신 대표가 유학 시절, 매시 정각마다 조명들로 반짝이는 에펠탑을 보며 큰 위안을 얻은 데서 영감을 얻어 준비하게 되었다. 조명이 비추는 그 시간만큼은 손님들이 모든 것을 잊고, 그저 멍하니 불빛을 바라보며 위로와 기쁨을 느끼길 바라는 대표의 작은 선물이다.
수르기는 기억에 남을만한 시간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공간이다. 빵 굽는 좋은 냄새와 달콤한 디저트, 따뜻한 매장, 오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샹송 등 모든 것들이 손님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것이 권주원 파티시에의 희망이기도 하다.
Editor OH SEUNGHAE, PARK JIWON
Photographer CHOI JUYEON, JUN SUKB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