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서른여덟번째 주, 뮤지컬 속 여성 : 그 여자

알다여성 주인공뮤지컬

2019년 서른여덟번째 주, 뮤지컬 속 여성 : 그 여자

이응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뮤지컬 <김종욱 찾기> 

초연 2006년 JTN 아트홀 1관 
공연 2016년 6월17일~2019년 11월30일 컬처스페이스 엔유
대본/가사 장유정
작곡 김혜성
연출 김달중

 

사랑에 관한 못 믿을 수많은 말들 가운데 이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이 있다. ‘남자는 첫사랑을 못 잊고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 못 잊는다’는 말이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그 반대의 이야기다. 첫사랑을 못 잊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그 남자', '그 여자'로 배우의 실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배역이다. 극 중에 고정된 이름을 지닌 배역은 단 한 명, 상상 속의 완벽한 그 남자, ‘턱선의 각도가 외로우며, 콧날에 날카로운 지성이 흐르는’ 김종욱 뿐이다. 

남자 배우는 김종욱과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를 연기하고, 여자 배우는 여자 주인공을 연기한다. 그 외의 모든 배역은 다역을 맡은 배우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스무개가 넘는 배역을 연기하며 감초 역할로 웃음을 책임진다. 초연은 한예종의 워크샵 공연이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당시 뮤지컬 제작사 신시컴퍼니의 직원이었고 훗날 뮤지컬 해븐의 대표가 된 제작자가 계약을 해 히트시키면서 제작사를 세운 계기가 됐다. 작품을 쓰고 연출을 한 장유정은 이 작품을 바탕으로 동명의 영화 감독으로도 데뷔했다. 

초연 당시에도 이미 클리셰 범벅이었지만, 2006년에는 창작 뮤지컬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또한 지금 봐도 여전히 웃음을 끌어내는 소극장에 딱 맞는 작품의 규모와 연출방식이 관객들의 환영을 받았다. <김종욱 찾기>는 오랫동안 대학로의 데이트용 뮤지컬로 자리잡았다.

줄거리

여자주인공(이하 여주)은 주변인 모두가 인정하는 첫사랑 중독자. 그 꼴을 보다 못한 아버지는 서른을 앞둔 딸이 이러다 노처녀로 늙어죽을까 걱정되어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찾아온다. 여주의 첫사랑은 7년 전 운명적 사랑을 꿈꾸며 떠났던 인도여행에서 만난 ‘턱선의 각도가 외로우며, 콧날에 날카로운 지성이 흐르는’ 남자 김종욱이다. 비행기에서의 첫 만남 이후 세 번을 연달아 여행 중에 만난 인연으로 그들은 사막에서 함께 별을 보며 사랑에 빠지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여주는 나가는 선자리마다 첫사랑 타령을 하며 파토를 낸다. 

탐정회사를 운영하는 남자주인공(남주)는 그런 여주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서른 초반이라는 바람직한 나이차의 그 완벽한 남자를 찾아나선다. 그 과정에서 심문하듯 하는 남주에게 여주가 반발도 하고, 같이 탐정놀이라도 하듯 옥신각신 하는 중에 관객들은 어쩐지 완벽하다는 그 남자 김종욱이 아니라 이 탐정과 여주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임을 알게 된다. 

결국 여주가 김종욱을 못 만난 게 아니라 안 만난 것이고, 심지어 그가 준 주민등록증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헤어지기 싫어서 아예 안 만나는 소심한 사랑 중독자임이 밝혀진다. 결국 김종욱의 소재지를 찾아서 여주의 손에 쥐어주는 남주는 아픈 마음을 안고 돌아서는데, 여주가 밝은 얼굴로 나타나 이제 그들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한다.

<김종욱 찾기>는 본격적인 뮤지컬이라기 보다는 장면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데 가까운 작품이다. 하지만 소극장 무대에 최적화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의 출현은 매우 시기적절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결코 벡델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다. 등장하는 여성이라고는 오로지 여주 한 명 뿐이며, 이 여주의 관심사는 온통 첫사랑 혹은 사랑 그 뿐이기 때문이다. 

여주의 성격은 씩씩하고 진취적이지만 성적으로는 속터질 정도로 닫혀 있는 그야말로 '순결한 캔디'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은 90년대까지의 영화, 드라마에서 수도 없이 반복되었던 바로 그 말괄량이지만 순진하고, 씩씩하며 생활력 강하고, 강해 보이지만 내면은 엄청나게 여린, 그런 인물이다.

일러스트 이민

운명

다른 이와의 관계를 통한 것이 아닌 인물 스스로의 운명이 있는가? 그 운명을 따르거나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가?
Yes, but...

우선 이 작품의 주인공은 여주다. 여주 외에 남자 배우가 두 명 등장하지만 일단은 여주로부터 사건이 시작되고 여주의 선택에 의해 작품이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이 작품 안에서 여주의 운명은 마침내 사랑을 시작할 용기를 내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2019년을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는 여간 큰 용기가 아닐 수 없지만, 로맨틱 코미디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나이 서른에 미혼이면 노처녀 취급을 받던 2006년에는 용기가 아니라 필수였다. 

여주는 사랑을 찾기 위해 명상의 메카라는 인도로 향한다. 지금은 여성의 인도 여행에 대한 양가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편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인도는 자아찾기 여행지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고 수많은 인도 여행기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여주는 그 절정에 있던 1990년대 말에 인도로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벌써 완벽하게 멋진 남자를 만난다. 그는 영어는 물론이고 여러 외국어를 말할 줄 알면서도 자만하지 않았고 낯선 여행객을 배려할 줄 아는 젠틀한 남자로 묘사된다. 그리고 여주는 그 남자의 고백을 받기에 ‘충분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여주에게는 무슨 문제가 있길래, 이렇게 좋은 남자와 운명적으로 세 번이나 만나 마지막에는 며칠간의 여행까지 함께 해놓고도 그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지 않았을까? 사실 극중의 여주에게서는 어떠한 트라우마도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김종욱이 여주에게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꼭 쥐어주며 다시 만나자고 했는데도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흘려보낸다. 

여주가 그렇게 한 것은 사랑이 덧없어지는 게 싫어서, 그리고 언젠가는 그의 눈빛이 바뀌는 걸 참을 수 없어서라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게 된 동기를 도무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오로지 ‘순진함’ 빼고는. 

그런 여주는 남주의 탐정놀이를 방해하고 틱틱거리며 자신의 마음을 반대로 표현한다. 좋은 직장에서 쎈 여자로 인식되지만, 남주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고, 김종욱에게는 기댈 줄도 아는 여자, 그러나 몸 하나는 엄청 사리는 여자. 이 여자는 사실 여성들의 이상형이 아니라 남성들의 이상형에 가깝다. 아무리 기가 세도(심지어 여주는 기가 세지도 않지만) 결국 남자의 사랑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 여성, 자신의 이름도 가지지 못한 사람, 그 사람이 김종욱을 찾아 나선 여성의 정체다. 

지금 와서 다시 돌아보면 이 사람의 존재는 90년대부터 시작되었던 백래시 현상 중 하나인 '수퍼우먼의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버전이라고나 할까. 능력도 있고 일도 잘하지만 남성의 사랑을 꿈꾸며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을 고이 아껴두는 여자.

목표

자신만의 목표나 신념이 있는가?
No

안타깝게도 여주의 목표는 인생의 사랑을 찾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목표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도 여주의 인생은 회피로 점철되어 있다. 실제 여주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예쁜 사랑을 하는 것 말고, 여주가 자신의 인생에서 기대하는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완벽한 사랑이 목표일 때의 허망함은 그 상대방도 자신도 하릴없이 변해간다는 데 있지 않을까? 

밀물이나 썰물같은 잡히지 않는 감정을 하나의 그림처럼 고정해서 벽에 걸어놓고 싶어하는 듯한 여주의 꿈은 그야말로 ‘그 이후로 그들은 영원히 행복했습니다’ 하는 오랜 옛날의 동화책의 결말처럼 보인다. 동화의 뒷이야기를 다룬 뮤지컬들이 얼마나 많이 쏟아져 나왔었는가를 떠올리지 않는다 해도 관계 그 자체가 목표가 되었을 경우, 그 목표를 이루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은 대체 언제일까? 필레몬과 바우키스처럼 한날 한시에 손 꼭 잡고 죽음을 맞이할 때일까?

일관성

플롯에 의해 캐릭터가 붕괴되지 않는가?
Yes

관객들은 이미 여주의 캐릭터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멀게는 셰익스피어의 로잘린드부터, 조금 가깝게는 들장미 소녀 캔디, 그리고 그의 수많은 변주로 단련된 순수한 말괄량이 캐릭터들이 아직도 영화와 드라마, 무대에 등장해 관객을 눈물에 젖게 하고 응원하게 한다. 여주라는 인물은 레이스 치마를 입고 밀짚모자를 쓰지 않았을 뿐, 내면이 추구하는 것은 자기 몸 잘 간수하는 여성이라는 도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지금 다시 보면 그다지 강한 성격의 인물도 아니지만 2006년 기준으로 쎈 여자인 여주가 의외로 순진하고, 사랑을 두려워 한다는 갭이 남주의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이러한 여주의 일면은 여주의 부모 눈에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남주의 눈에만 보인다. 남주와 여주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 딸을 시집보내려는 아버지의 강요라는 전제 조건도 지금 다시 보면 참 놀라운 설정이다. 초연이 2006년인데, 그 때에도 여전히 아버지는 딸을 강제로 데리고 탐정을 만나러 가서 딸의 트라우마를 치유해 시집을 보내겠다며 첫사랑을 찾아내놓으라고 당당하게 요구한다. 딸은 그 아버지를 거부하지도 못한다. 

사실 여주가 강해 보이는 인상을 풍기는 것은 초반의 아주 잠시 뿐이다. 그 이후부터는 허당이고 덜렁대며 일만 잘하지 관계에는 서툴고 이상한 데서 고집만 부리는 인물로 형상화 된다. 그러니 여주의 캐릭터는 차라리 단편적이어서 붕괴되지 않고 덕분에 중심을 잡는다.

결정

연애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가?
No

여주의 모든 선택은 연애다. 심지어 연애를 안 하고 있는데도 그러하다. 첫사랑을 못 잊는 게 아니라 첫사랑을 못 잊는 자기 자신이라는 설정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더 나쁠 수도 있다. 결국 이 여주를 사랑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은 티격태격 하며 관계라는 것을 쌓아올리는 남주다. 처음에는 서로 결코 좋아질 수 없을 듯이 입씨름을 할 때부터 관객들은 이들이 어떤 계기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마음을 열지 기대한다. 

남주가 여주를 다시 보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는 여주의 의외의 ‘여성스러움’과 순진함이다. 괴팍하고 고집만 센 줄 알았던 사람이 남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사춘기 소녀의 꿈같은 이야기만 늘어놓는데다, 실제 인간과의 연애에 대해서 두려워 하고 있다는 속내가 드러날수록 남주에게 있어서 여주는 발도 들여놓기 싫었던 황무지에서 미지의 황금광처럼 변해간다. 그리고 이 모든 사랑의 계기는 여주의 ‘첫사랑’에 대한 꿈 같은 회상과 어제 태어난 어린아이처럼 깨끗한 그의 태도이다.

발전

플롯 속에서 변화나 발전을 이루는가?
Yes, but...

여주는 발전한다. 사랑의 종말을 두려워 하던 여주가 결국은 남주에게 마음을 열고 김종욱과 얼굴을 마주 대할 용기를 내기 때문이다. 실제로 타인과의 진지한 관계를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이는 달에 착륙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다. 그런데 여주는 이 일을 아주 상큼하게 해낸다. 물론 남주 덕분이다. 착실하게 여주를 사랑의 세계로, 그것도 티격태격 하는 현실 사랑의 세계로 이끌어준 그 탐정 덕분이다. 

여주는 자의든 타의든 그 남자에 이끌려 잔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도망치다가 잡혀와서 다시 대면을 하기를 거듭한다. 여주가 남주와의 관계를 받아들이면서 그 뒤로 여주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관객은 알 수 없다. 그들의 관계는 결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이혼일 수도 있고 백년해로일 수도 있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타인과의 깊은 관계를 부인해 왔던 여주가 남주를 통해 관계를 받아들이고 난 뒤, 그 관계를 통해 단지 애정만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를 넓히고 인도에서 찾지 못한 자신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김종욱에만 허락된 이름,
남성에게만 허락된 배역

이 작품에는 수많은 남녀노소를 연기하는 다역배우가 한 명 출연한다. 이 배역으로 데뷔해 지금은 큰 무대에서 주조연을 맡고 있는 남자배우들도 많다. 지나가는 남자부터 할머니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배역을 한 사람이 소화하지만 어쩐 일인지 늘 남자 배우가 맡아왔다. <김종욱 찾기>에서는 이 배우가 과장된 동작으로 여자 배역을 소화할 때 가장 큰 웃음이 터진다. 

남자 배우가 여자를 흉내낼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들의 눈에는 여성이 정말 그렇게 보이는가 하는 의문이다. 여성은 대체 이 세상의 어떤 지점에 서 있는 것일까? 어차피 1인다역이라면, 여성 배우도 그 배역으로 스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여주가 아무리 주인공이어도 이 작품이 첫사랑 찾기가 아니라 김종욱 찾기인 이유, 그저 한 남자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제쯤은 다시 생각해 봐도 좋을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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