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다섯째 주, 뮤지컬 속 여성 : 알렉산드라 오웬스

알다뮤지컬여성 주인공

2019년 다섯째 주, 뮤지컬 속 여성 : 알렉산드라 오웬스

이응

뮤지컬 <플래시댄스>

초연 2008년, Theatre Royal, Plymouth, UK
한국 초연 2018년, 대구오페라 하우스(DIMF)
내한 공연 2019년 1월18일~2월1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대본 Tom Hedley & Robert Cary
가사 Tom Hedley & Robert Cary
작곡 Robbie Roth
원작 영화 <Flashdance(1983)>
수상 2018 DIMF Awards 대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뮤지컬 영화의 전성기는 1960년 후반에 끝났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뮤지컬 영화의 영향력은 꽤 오랫동안 헐리우드에 남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뮤지컬은 192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헐리우드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흥행한 장르로, 영화 산업의 초기 전성기를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헐리우드도 급격히 변했다. 베트남전과 민권운동 등 정치적인 이슈가 전면에 등장했고, 영화 <이지 라이더(1969>가 개봉했으며, 사람들은 우드스탁의 진흙탕 속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몇날 며칠이고 콘서트를 즐겼다. 그런 와중에 알록달록 화려한 색감으로 수놓아진 화면 속에서 주인공들이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사랑에 빠지자마자 이중창을 부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화음을 넣으며 코러스로 변신하여 종래에는 댄스 앙상블 역할까지 충실히 해주다가 제 갈 길을 가는 그런 영화는 순식간에 색이 바랬다. 뮤지컬은 빠르게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 

비록 뮤지컬이 늙은 장르라고 욕을 먹기 시작했을지라도, 뮤지컬에 대한 관객들의 뿌리 깊은 애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노래하고 춤추며 그 안에 드라마가 흘러가는 뮤지컬적인 요소들은 헐리우드에 분명히 남아 흥행을 이어갔다. 그게 바로 1980년대를 풍미했던 댄스 무비다. 1977년에 개봉했던 <토요일 밤의 열기>가 ‘비지스’의 디스코 음악으로 흥행의 포문을 연 뒤 <풋루스>, <페임> 이 줄줄이 흥행했다. 이 1980년대의 댄스 무비 히트작들은 1990년대 후반부터 2천년대 초반에 걸쳐 대부분 무대 뮤지컬로 옮겨졌다. 그 중 가장 늦게 제작된 작품이 <플래시댄스>다. 

영화 <플래시댄스(1983)>의 엄청난 흥행 성적을 생각해 보면 의외의 '뒷북'이다. 하지만 영화 개봉 당시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악평이 쏟아졌던 것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 스토리도 단순하거니와, 스토리와 아무 상관없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장면마다 뮤직 비디오처럼 구성되어 볼 거리에 치중했던 영화 <플래시댄스>의 장면들을 무대에 구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바로 그 장면들과 거기에 쓰였던 히트곡들이 영화가 사랑 받았던 요인이기에,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플래시댄스란 애초에는 탭댄스에 아크로바틱한 요소가 첨가된 춤을 이르는 말이다. ‘니콜라스 브라더스’ 등 묘기 탭댄스를 추던 팀들이 유명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플래시댄스라는 용어는 재즈댄스와 비슷한 뜻으로 변했다. 영화가 나올 즈음에는 당시 유행이었던 브레이크 댄스와 에어로빅이 더해지기도 했다. 무대 뮤지컬 버전에서는 브레이크 댄스는 사라졌지만 에어로빅의 영향은 남았다.

<플래시댄스> 공연 장면.

줄거리

공업도시인 피츠버그에서 버려진 낡은 창고를 빌려 혼자 사는 주인공 알렉스는 용접공, 18세. 댄서가 되는 게 꿈이지만 한 번도 춤을 배워본 적은 없다. 밤이면 클럽 무대에서 춤을 추며 열정을 불태운다. 그런 알렉스를 보고 한 눈에 반한 닉은 알렉스가 다니는 공장주의 아들. 새로 공장에 부임해 와서 클럽에서 춤 추는 알렉스를 보고 한 눈에 반해 정체를 감추고 다가가지만, 정체가 탄로나면서 단칼에 거절당한다. 

닉은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엿보다 알렉스를 스카웃하고 싶어하는 옆 스트립 클럽 주인으로부터 알렉스를 구해주면서 알렉스와 사귄다. 닉은 쉬플리 발레 스쿨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댄서가 되고 싶은 알렉스의 꿈을 응원해주려고 몰래 학교에 전화를 걸어 알렉스의 서류를 통과시켜 준다. 알렉스는 닉의 힘으로 오디션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해 그와 싸운 뒤 친구인 글로리아를 구하러 간다. 

글로리아는 악덕 업주 CC에게 속아 새로 문을 연 스트립 클럽에서 약에 취해 춤을 추다 알렉스와 전남친 지미 덕에 빠져나온다. 도시 생활에 환멸을 느낀 알렉스는 자신의 등을 떠밀었던 시골 마을로 돌아가려 마음 먹고, 멘토와도 같은 전직 발레리나 한나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갔다가 한나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꿈을 이루라며 발레슈즈를 남긴 한나를 생각하며 오디션장으로 간 알렉스는 자신만의 춤을 추어 합격한 뒤 밖에서 기다리던 닉과 사랑을 확인한다.  

운명

다른 이와의 관계를 통한 것이 아닌 인물 스스로의 운명이 있는가? 그 운명을 따르거나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가?
Yes but...

알렉스는 어쨌거나 이 뮤지컬의 주인공이다. 이 작품에는 알렉스를 위한 운명이 준비되어 있다. 쉬플리 발레학교에 입학하는 것, 춤에 대한 열정을 실현하는 것, 그리고 닉의 여자친구가 되는 것이다. 극 중 알렉스의 나이는 열여덟이지만 춤을 운명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빌리 엘리엇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단지 춤만을 위한 환경만 보면 알렉스의 사정이 빌리와는 비교가 안 되게 어렵다. 빌리가 윌킨슨 선생님을 만났을 때는 열 한 살이었다. 아무도 빌리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음에도, 빌리의 소질을 알아보고 미래를 향한 문을 열어주는 선생님을 너무 늦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하지만 알렉스에게는 열여덟까지 그런 배움의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고단한 용접공 생활로 생계를 유지했고 춤에 대한 열정은 클럽 무대에서 일을 하며 풀었다.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학대하던 아버지를 피해 집을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났다. 전직 발레리나인 한나를 만나 피츠버그에 자리를 잡고 자립하기까지 삶도 충분히 고단했다. 

하지만 알렉스는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야말로 똑바로 18년의 인생을 살아왔다. 뮤지컬 속의 알렉스는 열여덟에 이미 그 공장 최고의 용접공으로 대접받을 정도로 능력도 있다. 알렉스는 닉을 만나지 않았다 해도 그 정도의 재능과 추진력이 있다면 뭐라도 되고도 남았을 인물이다. 뮤지컬이 시작할 무렵의 알렉스는 평범한 열여덟살과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만, 뮤지컬이 끝날 즈음에는 평범한 열여덟살처럼 발레 스쿨에 진학한다. 

평범한 인생이 알렉스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연애도 알렉스에게는 평범하지 않다. 공장의 사장 아들과 사랑에 빠질 운명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주인공은 알렉스고 쉬지 않고 춤을 추는 것도 알렉스인데, 마지막에 모든 것을 다 가지는 것은 그 알렉스를 가진 닉이다.

목표

자신만의 목표나 신념이 있는가?
Yes

보통 작품 안에서 자신만의 운명을 지닌 인물이 목표나 신념이 없기는 어렵다. 알렉스 역시 그렇다. 알렉스는 발레 스쿨을 자신이 범접할 수 없는 목표라고 여기면서도 어느새 그 학교에 입학하는 꿈을 꾸고 두려워하면서도 조금씩 꿈을 향해 다가간다. 친구가 원서를 낼 거라고 핑계를 대면서까지 원서를 받고, 자신의 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원서를 내본다. 

사실 알렉스와 같은 춤을 추는 사람이 왜 꼭 발레 스쿨을 꿈꾸는지가 더 궁금할 정도다. 원작인 영화도 뮤지컬도 춤의 꼭대기에는 발레가 있다고 설정해 놓고, 그 꿈을 위해 달려가는 인물로 알렉스를 설정해 놓은 듯하다. 

알렉스는 생계를 위해 두 개의 완전히 상반된 직장에서 일한다. 하나는 용접공이고 하나는 댄스클럽의 댄서다. 하지만 돈을 좀 더 쉽게 벌 수 있다고 유혹하는 화려한 스트립클럽으로 가지는 않는다. 구체적인 이유는 영화에도 뮤지컬에도 나오지 않지만. 알렉스는 자신에게 세워둔 도덕적인 기준도 꽤 엄격한 편이고 정의감도 투철하다. 그래서 친구인 글로리아가 스트립클럽에서 춤추는 걸 알자 당장 달려가 구해올 정도다. 물론 이 신념이 옳은가 그른가는 다른 문제지만, 알렉스는 목표도 신념도 갖춘 인물이다. 

일관성

플롯에 의해 캐릭터가 붕괴되지 않는가?
No

원작의 알렉스가 <보그> 잡지를 읽는 장면은 처음 닉이 말을 걸 때 두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될 뿐이지만, 뮤지컬에서는 <보그>가 알렉스의 성격을 규정하는 꽤 중요한 장치로 이용된다. 불어는 읽지 못하고 사진만 볼 뿐이지만 <보그>를 통해 알렉스는 최신 유행의 명품 의상을 알아보고 부러워한다. 분명히 알렉스는 자존심이 매우 강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와 동시에 <보그>라는 장치를 통해 자신보다 더 높은 계층을 선망하는 여성이 된다. 자존심 때문에 옆 스트립 클럽의 사장 CC로부터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고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자 마치 벌레를 보듯 거부하는 알렉스인데. 어딘가 삐걱거린다. 

알렉스가 용접공이라고 해서 상류층의 생활을 선망하지 말란 법도 없고, 상류층을 선망하는 게 나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상류층의 생활을 동경해 왔다면 닉이 사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데이트를 거절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물론 인간은 다양한 측면을 지니고 있기에 재밌지만, 그러한 다양한 면이 납득되기 위해서는 동인이 충분히 쌓여야만 한다. 원작에도 없는 설정인, <보그>를 금고 열쇠라도 되는 듯 끌어안고 산다는 설정을 덧붙인 것은 알렉스라는 인물에 대한 작가의 신뢰가 그리 크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십대의 능숙한 용접공이자 발레 지망생'이라는 갭을 설정한 뒤, 거기에 ‘순수함’을 입히다 못해 여성성을 증명하는 방안으로 <보그>를 선택한 것은 여성에 대한 작가들의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 듯 해 씁쓸하다.

결정

연애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가?
Yes

원작 영화에서는 알렉스의 남다른 춤 실력을 우연히 본 닉이 알렉스에게 본격적으로 춤을 추라고 권한다. 물론 그 전부터 알렉스 역시 발레학교에 입학하고 싶다는 꿈을 남몰래 품지만, 그 꿈은 닉의 부추김 덕분에 비로소 타인들의 눈 앞에서 수면 위로 올라온다. 

하지만 뮤지컬의 알렉스는 닉과 전혀 상관없이 자신의 꿈을 키우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다고 해서 뮤지컬의 알렉스가 영화 속의 알렉스보다 더 독립심이 있는 것도 아니란 점은 안타깝다. 뮤지컬의 알렉스가 훨씬' 능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춤에 매진하는 장면은 없다. 영화 속에서 주변의 모든 사물에서 리듬을 느끼고 모든 동작에서 춤 동작을 끌어내던 알렉스는 뮤지컬에 없다. 알렉스의 자기 결정권을 확대하기 위해 대본을 수정하면서도,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 장면을 단편적으로 그린 것은 안타깝다.

어쨌거나 알렉스는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인물이다. 물론 알렉스가 발레 학교의 오디션을 볼 기회를 얻는 것은 영화에서도 뮤지컬에서도 닉이 아니면 불가능하지만. 아무튼 오디션에 가는 것은 알렉스의 발이고, 그 발은 알렉스의 의지로 움직인다. 

발전

플롯 속에서 변화나 발전을 이루는가?
Yes, but...

알렉스가 전체 드라마 안에서 변화나 발전을 이루는가 하는 질문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알렉스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을 사람은 없겠지만, 알렉스 역시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학교에 거부당하기 전에 지레 지원하지 않기를 선택하려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떨어질 거라는 두려움을 이기고 지원하여 입학허가를 받기에 이른다.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은 누구에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알렉스의 발전은 왕자님을 필요로 한다. 알렉스에게 주어지는 기회 자체가 왕자님이 아니면 불가능한 기회다. 원작 영화도 뮤지컬도 이 뻔한 플롯을 향해 그저 달려갈 뿐이다. 심지어 영화 속의 닉은 이혼까지 한 삼십대의 남성이다. 가진 것 없는 어리고 순수한 여성을 돈 많고 경험 많은 남성이 이끌어 간다는 전형적인 플롯 안에서 알렉스가 움직인다. 알렉스의 발전이나 변화는 알렉스의 노력보다 이러한 정해진 플롯 안에서의 결말이다.

종합 별점 ★★★

보이기 위한 인물로서의 여성 주인공

별점만 보면 알렉스는 그리 나쁘지 않은 여성 주인공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가 그리 만만치는 않다. 알렉스를 둘러싼 모든 인물들이 이 작품을 여성이 주인공인 서사가 아니라 남성이 주인공인 서사로 주저앉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뮤지컬은 벡델 테스트를 너끈히 통과하는데도 그렇다. 알렉스는 한나나 글로리아처럼 다른 이름 있는 여성 인물들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거기까지다. 알렉스의 성격은 이미 정해진 플롯 안에서 움직일 뿐이다. 알렉스의 성격이 플롯을 이끄는 게 아니라, 주어진 플롯이 알렉스를 특정한 운명으로 이끈다. 어리고 순수하며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충분한 사회적 지위를 지닌 남자에 의해 기회를 얻고 사랑을 대가로 받는다는 플롯이다. 

때문에 이 뮤지컬은 ‘닉이라는 남자가 알렉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이유에 관한 변명’이 되어버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닉이다. 알렉스는 그의 사랑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순수성을 유지해야만 한다. 그 안에서 순수함을 지키지 못한 사례가 되어 희생 당하는 인물은 알렉스의 가장 친한 친구인 글로리아다. 원작 영화에서는 지니라는 이름의 클럽 종업원으로 피겨 스케이터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키우는 인물이다. 피겨 대회에서 실패하며 좌절하지만, 가족들의 따스한 위로 안에서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뮤지컬에서 글로리아는 혈혈단신인 알렉스의 처지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다가 이내 CC에게 속아 약에 취해 스트립 클럽에서 춤을 추는 어이없는 반전의 주인공이자 알렉스의 정의감을 증명하는 인물로 전락한다. 

뮤지컬에서는 심지어 글로리아를 두고 혼자 성공하겠다며 뉴욕으로 떠났던 남자친구 지미가 돌아오더니 CC에게 주먹을 날리고, 그렇게 용기를 냈다는 이유 하나로 세상 최고의 남자친구로 등극하기도 한다. 경악스러운 장면 가운데 하나는 알렉스가 닉의 데이트를 거부했을 때, 그걸 지켜보던 알렉스의 남자 동료들의 반응이다. 그들은 사장도 자신들처럼 별 수 없이 알렉스에게 거절당했다는 사실에 통쾌해 하며, 알렉스를 동료가 아닌 트로피처럼 여기는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다. 

뮤지컬 속의 알렉스와 글로리아의 연인인 닉과 지미는 한없이 우유부단하고 의욕만 앞서지만 두 여성의 사랑을 받기에는 차고도 넘치는 인물로 그려진다. 또한 원작 영화에서 뮤직비디오처럼 모던하게 표현됐던 무대 위의 댄스 장면은 모두 삭제됐고, 대신 여성들의 폴댄스 장면이나 앞뒤 맥락 없는 노래 장면으로 대체됐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주인공을 포함한 여성 인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볼 거리’일 뿐이다. 심지어 그 볼거리라는 측면에서조차 차라리 원작 영화가 더 나을 정도다. 남성의 인도 없이는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플롯 안에서 알렉스의 입지는 그 남성의 손을 잡고 그 안에서 행복해지는 것뿐이다. 

로맨스는 죄가 없다. 그러나 그 로맨스가 <마이 페어 레이디>의 일라이자 둘리틀로부터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면, 심지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면 그 때는 문제가 있다. 여성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모두 여성 서사가 아니라는 것을 이 오래된 히트작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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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다섯째 주, 알렉산드라 오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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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스물여섯번째 주, 테레즈 라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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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스물일곱번째 주, 음악극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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