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이냐 하면
한적한 섬에 나만의 도시를 건설하자. 나무들 사이로 벌목소를 건설하고, 양식장을 만들고, 집을 지어 길을 내고. 평화로운 음악과 배경에 마음이 점점 차분해진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곳은 섬이다. 넓고 한적하게만 느껴졌던 공간은 건물이 하나둘 늘어날수록 점점 비좁게 느껴진다. 심지어 한번 놓은 건축물을 다시는 제거할 수 없고, 구덩이를 메꿔서 평평한 공간을 만들기도 어렵다. 우리는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속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건물을 배치할 수 있을까?
배움은 쉽고,
파고들기엔 어렵다
심시티 시리즈를 필두로 한 도시 건설 게임들은 접근성이 용이하지만 파고들수록 복잡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게임에 익숙해질수록 실제 도시에서 따온 디테일들을 발견하고 파고드는 것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데 이는 <아일랜더스(ISLANDERS)> 또한 마찬가지다.
그나마 <아일랜더스>는 다른 빌딩게임보다는 단순한 편이다. 화면을 움직이고, 돌린 다음에 원하는 건물을 배치하여 점수를 얻는것이 전부이다. 왼쪽 하단에 표시된 점수를 만족하면 만들 수 있는 건물의 종류가 점점 늘어난다. 어떤 건물끼리 붙이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추가 점수를 얻게 되지만(예시:건물은 도시 중심부와 가까울수록 점수가 올라간다.), 맞지 않는 건물들끼리 붙이면 (예를 들어 주술사는 도시 중심부와 떨어져야 한다) 점수가 깎인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건물을 배치해보자.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시너지 탓에 점수가 확 오르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몇 번 플레이하다 보면, 한정되어 있는 공간 탓에 그 다음에 놓게 될 건물들을 예상하여 위치를 선정하게 될 것이다. 만약 당신에게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다면, 아주 미세한 도트 차이로 놓을수 있는 건물을 위해 마우스를 세밀하게 조작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묵묵하고 조용한 게임
이 게임의 목표는 ‘건물간의 시너지를 통해 얼마나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가’이다. 점수는 게임이 끝날 때 자신의 점수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순위를 말해준다. 전 세계 유저들과 자신의 점수를 비교해보는 맛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게임의 목표는 ‘스스로가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는 도시를 지을 수 있는가’에 가깝다고 본다.
이 게임에는 다툼이 없으며, 여타 다른 빌딩게임들처럼 무역이나 인구수, 세금, 건물을 짓기 위한 제반 비용은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공식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지만, 건물의 명칭들은 게임을 하다 보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며 다른 언어적 요소는 없기 때문에 플레이에 큰 불편함은 없다.
게임 속 음악은 차분하고, 건물과 섬은 부드러운 톤의 컬러로 단순명료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삶이 복잡하고 답답할 때, <아일랜더스>는 마음을 달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매번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다른 구조의 섬이 랜덤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그것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혼자 경치를 둘러보며 어느 정도 점수가 차고 더이상 이 섬에 뭘 놓을 수 없을 것 같다면, 다른 새로운 섬으로 이동하면 되니까 크게 부담도 없다. 가볍게 즐기기에도, 깊게 파고들기에도 좋은 게임이다.
발매일 : 2019년 4월 4일
플랫폼 : 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