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이냐 하면
저는 요리사입니다. 누가 무슨 정신머리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열기구 위에 레스토랑을 지었어요. 요리재료가 들어있는 박스가 흔들다리 건너편에 있는데, 고지대 탓일까 바람이 자꾸 불어서 재료가 마구 날리고 있네요. 그래도 어떻게든 줏어모아 요리를 시작했어요. 날고긴데 3초정도는 바닥에 굴러다녀도 괜찮잖아요? 익히면 세균 다 죽으니까! 어라, 서빙할 그릇이 없네? 급하게 그릇을 긁어모아 설거지를 하고 있으려니 어디선가 탄내가 나요.고기를 굽던 후라이팬에서 불이 솟구쳐 오르는거에요. 소화기가 어디 있지? 이 와중에 손님들은 끊임없이 주문을 하는데 내가 요리를 하는건지 그냥 앞에 재료가 있으니 썰고 다지고 익히는건지 알 수가 없고요. 그만 두려고요. 네? 다음직장에선 유령의 집에서 요리를 한다고요? 냉장고가 날아다닌다고요?
Think of Children,
해보신 적 있으세요?
제한시간동안 정신없이 돌아가는 요리의 구조는 마치 이전에 리뷰했던 게임인 <Think of Children>을 떠올리게 한다. <Think of Children>에서 유저들의 혼을 빼 놓는 것이 수많은 아이들의 돌발행동이었다면, <OverCooked! 2>에서는 요리과정 그 자체다. 매 스테이지마다 어쩜 그렇게 기상천외한 장소에 식당을 차렸는지 게임을 시작하는 그 짧은 순간 레스토랑을 보며 동선을 짜면서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차게 될 것이다. <Think of Children>을 좋아했다면 이 게임은 장담하건대 취향에 맞을 수밖에 없다.
협동할 때 빛을 발하는 게임
전작에서는 로컬 코옵(게임상 번역으로는 소파, 같은 pc로 두 명이서 게임을 하는 것을 뜻한다.)밖에 지원하지 않았지만 이번작에서는 멀티 코옵을 지원한다. 즉 스팀을 통해 친구와 함께 게임할 수 있다!
쉽지 않지만 여러 명의 친구들이 마음이 잘 맞아 손발이 척척 맞는 움직임으로 레스토랑이 쉴새없이 돌아가는 플레이를 하게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물론, 손발이 맞기 위해서는 분업이 잘 되어야 한다. 레스토랑을 둘러보는 짧은 시간동안 누가 무슨 일을 할 지 역할분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성 채팅이 필수.
혼자서 여러 명의 요리사를 조작해서 플레이할수도 있다. 게임의 초반부는 어찌어찌 혼자서 플레이한다 하더라도 컨트롤이 아주 뛰어나지 않은 이상 후반부로 갈수록 친구의 존재가 저도 모르게 절실해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편에 와서는 부담스러운 난이도가 다소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아니면 1편을 플레이하면서 시스템에 익숙해져있던지.)
비록 정신없어도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여러 건의 주문이 쏟아진다고 당황하지 말자, <OverCooked! 2>는 전작보다 난이도가 대폭 하향되었기 때문에 빨리 메뉴를 완성시켜 내기보다는 차근차근 실수 없이 메뉴를 쳐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가지 메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멀티태스킹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자신도 모르게 패닉에 빠져 아무것도 안한 채 방황하기 쉽다. 게다가 30초가 남은 시점부터 음악이 매우 빨라지며 사람의 마음을 더 조급하게 하는데 절대로! 당황하지 말고 주문서를 하나하나 읽으며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시뮬레이션하면 된다.
참고로,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기계처럼 조합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주문서에 없는 메뉴를 만들어내기 쉽다. 이런 식으로 실수를 해 주문을 놓치는 것이 게임상에서 감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왼쪽 상단의 주문서를 먼저 확인하고, 소비할 재료를 파악하자.
2편을 깨고 나면 1편에도 도전해보자
조금 더 빡빡하게 난이도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면 1편을, 한글로 편하게 즐기고 싶다면 2편을 즐기면 된다.(물론 1편에서도 유저 한글 패치는 존재한다.) 당연하게도 스팀에서는 두 편을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다. 추가로, 게임을 하다보면 무척 다양한 요리사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는 기본이거니와 동물인 요리사부터 시작해서 휠체어를 탄 요리사가 등장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발매일 : 2018. 08. 08 (정식 한글 제공)
스팀에서 구매 및 플레이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