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번외편: 추리 게임으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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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번외편: 추리 게임으로 떠나는 여행

딜루트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창작물 속에서 발생한 의문의 죽음, 한정된 공간에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갈등과 대립, 범인의 발자취를 함께 추적하는 긴장감 등의 요소 때문일까. 미스테리/추리 장르는 그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다. 잠깐 짬을 낼 수 있다면 한 권의 책을 읽는 기분으로 사건의 진실을 찾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일러스트 이민

Tangle Tower

초심자용 추리 게임. 밝은 톤의 일러스트와 깔끔한 캐릭터 디자인은 흥미를 돋군다. 두 가문이 머무는 쌍둥이 타워에서 갑자기 일어난 살인사건과 복잡한 인간관계는 그야말로 추리물의 정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타워 속 사람들 하나하나와 인터뷰하고 주변의 물건들을 수집하여 단서를 얻는 것도 장르의 정석이다. 추리 과정에서 단서를 모아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한글임에도 불구하고 영어 어순대로 풀어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퍼즐이 어렵지 않다. 게임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지만 다소 급작스러운 엔딩 덕분에 덮고 나면 기억에 그다지 남지 않는다는 점은 아쉽다.

오브라딘 호의 귀환

이미지 제공 Lucas Pope

영국 바다 위에 실종되었던 배가 돌연 나타났다. 플레이어는 보험 심사원의 자격으로 빈 배에 탑승하여 선원과 승객들이 어떤 과정으로 사망했는지 그들의 사인을 찾아 추리해 나간다. 각 사망자마다 존재하는 사인을 역순으로 하나둘 추적해 나가면 사고 당시 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비규환 속으로 한걸음씩 다가갈 수 있다. 흑백이지만 사망 장면이 직접적으로 묘사되니 플레이할 때 주의할 것. 난이도가 다소 높은 편이지만 추리물을 좋아한다면 플레이 해볼만 하다.

Telling lies

배우들 연기는 좋았지만… 이미지 제공 Annapurna Interactive

이 게임을 기대한 사람이 있을까 싶어 따로 적어둔다. 2019년도의 실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작인 <Her story>에 너무 기대했던 탓일까, FBI 수사관이 환경 단체에 잠입해서 이중생활을 하다가 만난 여성 활동가에게 진심을 느끼고, 고뇌에 빠진다는 내용은 영화로 쓰기엔 구식인 네러티브였고, 게임으로 진행하기엔 지속적인 흥미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었다. 기존 <her story>의 스토리가 커다란 단순하고 명료했음에도 게임 속에서 조각난 클립들을 통해 조사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켰던 것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자기연민에 빠진 주인공이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없다는 이유로 성인 사이트의 캠 걸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광경은 정말이지 우스꽝스러울 정도다.

디텍티브:모던 크라임(보드게임)

게임에서 제공하는 수사 전용 데이터베이스 안타레스, 이미지 제공 Portal games

어릴적 게임북을 즐겼거나 CSI 같은 수사물을 좋아한다면 FBI 수사관이 되어 사건을 탐구하는 <디텍티브: 모던 크라임>을 플레이해보자. FBI 요원인 플레이어는 PC나 핸드폰을 통해 안타레스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여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간다. 수사하며 얻은 정보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때도 있지만 이미 알고있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것에 불과할 때도 있어 제한된 시간동안 어디로 가서 어떤 조사를 할 것인지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게임 시작시 여성 캐릭터를 고를 수 있고 그 수가 적은 것도 아니지만, 정작 게임속에서는 사건 분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성별 선택이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보드판에 정리된 사건과 관계된 인물이 대부분 남자들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을때의 기분이란! 그런 아쉬움을 포함하더라도, PC나 콘솔을 통틀어 그 어떤 추리게임보다도 스스로 수사관이 된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남자들만 하는것도 아닐텐데 왜?

많은 인디 게임에서 성별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여성이 주인공인 게임들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지만 게임 속 추리물의 경우 다른 장르에 비해 발전이 더딘 편이다. 부패 경찰 사이에서 스스로 갈등하는 중년 남성 경찰을 비롯하여 피해자나 술집 작부로만 묘사되는 여성 캐릭터들이 아직도 나오고 그것들이 지겨워 소개하지 않은 게임들도 많다.

Tangle Tower는 그나마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편이다. 이미지 제공 SFB Games

추리, 수사물 장르가 다른 게임에 비해 조작이 어려워 여성들이 플레이하지 않는 편일까? 그렇지도 않다. 누구나 플레이하기에 적합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도드라지는 여성 단독 탐정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사실이 의아할 따름이다. ‘킬링 이브’가 첫 방영 되었을 때 많은 사람이 환호했던 것을 기억한다. 게임 속에서도 천재에 성격 나쁜 천재 탐정이 여성으로 나오는 추리 게임도 기대할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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