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이냐 하면
외계인들의 침공으로 지구는 황폐해졌다. 많은 대륙은 물 속으로 사라지고 이제는 네 개의 섬만이 남아 몇 개의 전력망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앞선 분대들이 외계인들을 막기 위해 투입되었지만 역부족이다. 우리는 남은 세 대의 로봇을 가지고 지상으로 가 전력망을 지킬 것이다. 지난번 전투에서 외계인이 자폭하여 남은 전력망을 터트리는 것을 미처 막지 못해 지구가 절멸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몇 번이고 다시 시간을 돌려 도전하면 된다. 우리는 시간여행자들이기 때문에.
<Faster Than Light>(이하 FTL)를 만들었던 Subset Games에서 신작 게임을 발매했다. 장르는 SF로, 전작의 명성과 뛰어난 게임성에 힘입어 발매 후 여전히 스팀 인기순위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게임방식은 간단하다. 8X8 사이즈의 타일 위에서 최대한의 손실 없이 외계인으로부터 전력망을 지키는 것이다. 실시간이 아닌 턴 방식이며 전투 외에도 외계인을 물에 빠트리거나 불타는 숲에 집어넣고, 빙하에 얼려버리기도 하는 등 다양한 지형지물을 이용할 수 있다.
전작의 랜덤 요소와 높은 난이도를 고려했기 때문인지 <Into the Breach>에서는 <FTL>보다 랜덤성이 감소하고 전략성이 늘어났다. 세 가지 메카의 조합인 분대는 여러 종류가 존재하며 분대별로 특색이 뚜렷하여 플레이할 때마다 어떤 전략을 위주로 전력망을 지킬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한 턴 한 턴 신중하게
<Into the Breach>의 핵심은 적의 전멸이 아니다.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적의 전력망 차단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 게임에서는 다른 게임들에서 흔히 말하는 세이브 & 로드 노가다를 할 수 없다. 한 번 진행된 사항은 기록되며 아이템을 잘못 구매했다 하더라도 취소할 수 없다. 전력망은 파손되기 쉽지만 복구하기는 어렵고, 파일럿이 죽으면 되살릴 수 없다. 각 요소는 게임에 긴장감을 부여하며 어느정도의 긴장감 속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점을 고려했기 때문인지 공격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유닛의 이동은 몇 번이고 취소할 수 있다. 초보자들은 이동 중 공격을 시뮬레이션해 보고 가장 최적의 피해 루트를 찾을 수 있다. 잘못된 판단으로 공격 버튼을 눌렀고 그 때문에 다음 턴에 아군이 죽게 생겼어도 괜찮다. 매 스테이지마다 한번은 방금 진행했던 턴을 취소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파일럿이 시간여행자라는 개념답게 영 안 풀린다 싶으면, 이번 시간선은 버리고 지금까지 키워온 메인 파일럿 한 명과 함께 다음 시간선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메인 파일럿이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육성해야 하므로 시간 되돌리기는 매우 중요한 전략이며, 그 외에도 난이도 선택이 가능하므로 어려운게 부담된다면 쉬움 모드로 즐기면 된다.
기억하자. 이 게임의 목적은 적의 섬멸이 아닌 방어이다. 제한된 턴 수 내에서 지형지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적을 방해하자. 아군 메카의 HP가 0이 아니라면 다음 전투에서 완전히 수리되기 때문에 전력망이 파손될 것 같다 싶으면 아군 메카로 적의 공격을 대신 맞아주는 것 또한 훌륭한 방법이다.
FTL의 뒤를 이은 명작
<Into the Breach>는 SF와 로봇을 소재로 누구나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 턴 방식의 전투 시스템과 다음 턴에 적이 어떤 행동을 할지 보여주는 시스템은 전투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게임을 하다 보면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들이 해금되어 여러 인종과 특이한 외계인들을 파일럿으로 조작할 수 있다.
스테이지 구성이 마치 잘 만들어진 퍼즐 게임 같고 해법을 찾을 경우 피해 없이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 스트리밍 사이트 등에서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와 옆에서 채팅으로 훈수를 두는 시청자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스테이지를 깔끔히 클리어했을때의 성취감과 단 한 턴 차이의 실수로 소중한 전력망들이 터져나가는 순간의 안타까움은 플레이어를 몇 번이고 다시 재도전하게 만든다.
게임이 익숙해지면 각 분대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유닛을 뽑아 자신만의 분대를 만드는 것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포럼 등에서는 유저들끼리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게임을 통해 다른 유저들과 자신의 전략을 공유하고 그 전략으로 막힌 퍼즐을 푸는 것이 <Into the Breach>의 핵심인 셈이다.
게임의 요구사양은 낮은 편으로 저사양 PC를 가진 유저들도 쉽게 플레이 할 수 있다. 한글 패치는 유저들이 제작 중에 있으며 영어 지문 또한 간단한 수준이기 때문에 한글 패치가 없어도 플레이하는데 크게 지장은 없다.
발매일 : 2018년 2월 28일, 스팀에서 구매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