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2. Think of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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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2. Think of Children

딜루트

일러스트레이션: 솜솜

*<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에서는 매달 스팀에서 플레이 해 볼 만한 게임을 직접 고르고 플레이 해 본 후 소개합니다. 

이미지 제공 Surprise Attack

어떤 게임이냐 하면

부모들이 법정에 서 있다. 그들은 검사와 판사 앞에서 자신들이 부모 노릇을 충분히 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의 증언에 따라 그날 있었던 일을 회상해본다.

당장 공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준비해야 하는데 여섯 명의 아이들도 함께 돌봐야 한다. 무는 개가 쫓아오건, 이상한 사람이 쫓아오건(낯선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그렇게 가르쳤는데도!), 차도 한복판엔 하필 나비가 있어서 애들이 정신을 빼놓고 구경을 하는 걸 집어 던지다시피 해서 차를 피하게 했더니, 그사이에 수영도 못하는 애들이 수영장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뛰어들어 애들을 꺼내고 젖은 몸으로 겨우 빠져나오니 정신없는 속도로 그네를 타다가 아이의 손이 미끄러진다. 소리쳐서 애들을 불러 보지만 목소리가 공원 끝까지 닿지 않는다. 아뿔싸.

<Think of the children>은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돌보는 게임이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여섯 명의 아이들을. 부모가 조금이라도 아이한테서 눈을 뗀 순간,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한 온갖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순식간에 죽음에 이른다.

실제 육아가 그러하듯이, 이 게임은 절대로 혼자서 플레이할 수 없다.

<Think of the Children>에는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짧은 시간 동안 통제해야하는 요소들이 매우 많다. 쇼핑몰에 갔을 땐 목표로 했던 물건들을 전부 구매해야 하고, 파티장에서 아이들이 불꽃놀이에 손을 대고 있을 때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테이블 셋팅 및 불꽃놀이를 조작해야 한다.

육아는 결코 수월하지 않다

육아는 현실 생활과 필연적으로 맞물려 있고, 이것을 동시에 해내는 것은 결코 수월하지 않다는 것을 의도했기 때문에, 제작사는 최대 4인의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하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으며, 각 스테이지는 혼자서 클리어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다행인 점은 아이를 돌보는 부모의 수가 많아질수록 육아의 난이도는 점점 하락한다는 것이다.

1인 플레이로 클리어한 유일한 스테이지. 이미지 제공, Surprise Attack

<Think of Children>속의 아이들은 게임적인 연출로 행동이 과장되었을 뿐, 실제 아동과 유사한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초등 저학년 부모들은 초등학교가 집 근처에 붙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횡단보도가 있건 없건, 아이들은 언제 어떻게든 다양한 이유로 도로로 달려들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이것은 게임이고,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얼마든지 상황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육아의 고통을 다룬 게임이 이 게임이 처음은 아니다. <심즈> 시리즈에서도 한 명의 심이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아이들의 케어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사회복지국에서 아이를 데려가기도 한다. 이 게임은 그런 점을 조금 더 과장했고 다소 희화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임 속 육아는 언제든지 끄거나 눈에서 안 보면 그만이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이미지 제공, Electronic Arts Inc

볼륨은 짧지만 재밌게 즐기기 좋아

<Think of the Children>은 여럿이서 왁자지껄하게 모여 하기에 좋은 파티용 게임이다. 어린아이를 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예측할 수 없는 아이들의 행동방식과 정신없는 육아에 헛웃음을 터트릴 수 있을 것이다. 파고들기 요소는 다른 게임과 비교할 때 적은 편에 속하지만, 난장판 속에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서로 정신없이 의사소통하다 보면 금새 시간이 지나갈 것이다.

다만 키보드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조작이 다소 난해하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패드로 플레이할 것을 기본적인 전제로 한 탓인지 조작에 요구되는 키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으며, 튜토리얼 또한 짧기 때문에 조작을 제대로 익히는 데는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

다소 어려운 난이도 탓에 게임을 포기하기 쉽지만 이 게임을 관통하는 주제는 단 하나이며 우리는 그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아이가 다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발매일 : 2017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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