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이냐 하면
주인공은 동물 친구들과 함께 캠핑을 즐긴다. 캠프장 관리인인 주인공은 캠핑장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미고 이웃 동물들을 불러야 한다. 이곳은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르고 동물 친구들은 시간이 지나면 캠핑장을 떠났다가도 다시 방문한다. 그런 동물 친구들을 초대하여 눈을 함께 구경하며 수다를 떨고, 낙엽을 밟을 수도 있다. 캠프장에서 함께 쉬고 있는 동물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물고기를 구워 먹거나 수다를 떨다 보면 어느새 밤이 된다.
이곳에서는 다툼이나 비난, 경쟁같은 것은 없다. 단지 느긋하게 시간이 흘러갈 뿐이다.
처음 닌텐도에서 모바일용 <동물의 숲 : 포켓 캠프>에 대해 발표를 했을 때, 사람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했다. 일본 모바일 게임 업계의 과금에 대해 두려워하면서도, 닌텐도의 간판 타이틀을 모바일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게임 발매 당일 기존과 다른 세로뷰 방식은 유저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게임 속 전체적인 분위기는 큰 변화가 없었다. 시간이 되면 과일을 따고, 동물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주면 선물을 준다. 다른 사람들과 경쟁할 필요도 없이 그저 마음에 드는 가구나 옷 등을 구경하다 구매하고 나의 캠핑장과 캠핑카를 꾸미기만 하면 된다. 겨울에는 한껏 겨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식물을 구매하고, 마음이 바뀌면 디자인을 바꾼다.
기존 <동물의 숲>에서 집을 늘리기 위해 돈을 빌렸던 너구리는 없지만, 더 멋진 가구와 아이템을 전시하기 위해서 캠핑카를 늘리려면 지오반니의 “OK MOTORS”에 방문해서 빚을 내고 차를 확장한다는 점 또한 변함없다.
마음에 드는 동물 친구를 붙잡아 둘 수 있어요!
동물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면 주인공이 쫓아내지 않는 한 캠핑장에서 함께 지낼 수 있다. 즉 플레이어의 마음에 드는 동물 친구들을 자신의 캠핑장에 눌러 앉히도록 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소리인데, 기존 <동물의 숲> 시리즈에서는 마음에 드는 이웃일지라도 시간이 지나거나 하면 이사를 하게끔 되어 있고 이것을 막기 위해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하는 일이 생기곤 해 이러한 플레이어의 행동을 반영한 듯하다.
플레이어들간 교류의 또한 전작에 비해 늘어났다. 기존에 엇갈림통신이나 친구코드를 알아야만 만날 수 있던 다른 유저들은 캠핑카를 타고 다른 지역에 가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유저들의 캠핑카를 구경하는 것 또한 하나의 즐거움이며 나아가 이런 친구 요소를 더 활용하여 특정 장소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다섯 명의 친구에게 요청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유료 티켓을 사용해야 한다.)
예전에 플레이할 땐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동물의 숲> 시리즈를 플레이 한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모바일 버전 <동물의 숲>을 플레이하다 보면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다양했던 동물과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줄었고, 화석을 캐거나 주말마다 열리는 상점을 방문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계절별로 다른 물고기를 낚거나 곤충을 잡을 수도 없이 매번 같은 종류의 물고기나 곤충이 낚인다. 이는 닌텐도가 별도의 휴대용 게임기를 따로 출시하는 회사이며 모바일 게임을 일종의 홍보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느긋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큰 장점이었던 이 시리즈에 레벨 업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기존에 무작위로 배정되던 동물 친구들은 레벨업에 따른 특정 동물 친구가 들어오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가구의 종류 또한 레벨업을 해야만 늘어난다. (물론 몇몇 가구는 너구리 상점을 통해 살 수 있다.) 제작하는 가구의 경우 일반적인 농장류 게임처럼 제작 시간이 소요되고 동시에 만들 수 있는 개수가 제한되어 있다.
<동물의 숲:포켓 캠프>는 앞선 작품과 비교했을 때 몇몇 요소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진다. 그러나 쉽게 치고 빠지는 모바일 게임의 세계에서 느리게 사는 미학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게임 타이틀은 흔치 않으며, 지금은 다소 적은 볼륨이지만 다양한 업데이트를 할 것으로 추측되므로 앞으로의 볼륨도 기대된다.(이미 다양한 동물 친구를 추가로 업데이트 했으며 12월 20일에는 가드닝이 업데이트 되었다.)
현재는 글로벌 스토어에만 출시되어 있기 때문에 한글로는 플레이할 수 없고 닌텐도 계정에도 연결할 수 없지만 영어로 플레이한다 하더라도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물론 한글이 지원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것이 불확실한 지금 명확한 소식이 있기 전까진 <동물의 숲> 속 세계에서 연말의 분위기를 느긋하게 느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동물의 숲: 포켓 캠프> - 2017.11.22 글로벌 버전 발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