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이냐 하면
신체 일부를 기계로 대처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왔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 ‘임플란트’라는 시술을 받는다. 시작은 팔이나 다리같은 인공 신체였지만 기술은 점점 발전하였고 몸 안에 원하는 능력의 부품이 시술되어 있으면 대중 앞에서 능숙하게 말할 수 있게 되거나, 세상에 대한 욕심이 사라지는 등 자신이 지닌 단점을 극복한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었다. 이 기술 다루는 것은 사기업인 슈퍼 컨티넨트 사 하나뿐이다.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는 <The Red Strings Club>의 마스터 도노반은 임플란트를 할 수 없는 몸이다. 그는 정보상 겸 바텐더로 일하고 있었고 어느 날 자신의 술집에 사람들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소셜 멘탈 케어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가 하나 둘 흘러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고전적이지만 나쁘지 않은 게임 방식
게임의 주된 무대인 바에는 다양한 손님이 찾아온다. 신체의 절반을 기계로 바꾼 사람도 있고, 그런 기술을 믿지 않는 사람도 존재한다.
플레이어는 바텐더가 되어 바에 찾아온 손님들의 기분 상태를 보고 칵테일을 제공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조절한다. 상대방의 기분에 따라 대화를 하다 보면 손님은 대화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도노반에게 유용한 정보를 흘리게 된다. 조작 방식이 다소 투박하긴 하지만 잘못 만든 칵테일은 버리고 쉽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는 방식은 일종의 추리 게임과 비슷하다.
후반부에 접할 수 있는 해킹 또한 잘 짜인 퍼즐 구조로 되어 있다. 다양한 정보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입수할 수 있으며 정보를 얻기 위해 정해진 정석적인 루트는 없다.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점은 높이 살만 하다.
신체 교환에 관한 디스토피아적 이야기
신체를 다른 기계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스퀘어 에닉스의 <Deus:ex :Humen Revolution> 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 이런 장르의 대부분이그러하듯 인간의 몸에 기계를 심고 좋은 의도로 사람을 통제하지만 의도가 변질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이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The Red Strings Club> 에서는 신체를 조절하는 기술을 누가 통제할 것이며, 유지보수를 받는데 제약은 없는지, 그리고 한 개인에 의해 그런 기술이 다른 의도를 가졌을 때는 어찌할 것인지에 관한 두려움과 함께 사람의 극단적인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소셜 멘탈 케어 프로젝트’ 가 발생할 경우에 대해 말한다. 이것으로 사람들이 극단주의에 빠지지 않는 유토피아가 올 것이라며.
노골적이지만 다소 가벼운 메세지 전달 방식
게임을 진행하며 ‘소셜 멘탈 케어 프로젝트’ 에 관한 정보를 얻다 보면 수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보를 모으다 보면 플레이어는 그 프로젝트에 대해 자연스럽게 우려하고 반대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The Red Strings Club>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그것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이 필요한지 묻는다. 인종 차별과 여성 혐오, 동성애나 살인죄와 강간죄, 전쟁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문제를 예시로 들면서.
도노반이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떨진 몰라도 플레이어인 우리의 세상은 아직도 실제로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생각해보자. 여성 차별을 하며 위협하는 사람들을 시스템으로 제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쉽사리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재미있게도 마치 그런 대답을 의도라도 했다는 듯이 안드로이드는 “소셜 멘탈 케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반대하면서 그런 문제에 대해 절대적 존재의 통제를 요구하는 것은 모순적이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다.
바로 이 점이 <The Red Strings Club>의 단점이다. 소재는 무겁지만 소재의 해결 방식은 다소 가볍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인디 게임의 특성상 분량의 문제일 수도 있다. 다루는 사회적 메시지의 무게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소재를 다루는 분량이나 방식은 이게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쉽다. 제작사에서 이런 이야기에 대해 관심없는 플레이어들에게 환기시키려 했다면 성공적이겠지만.
게임 속 캐릭터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디자인되었다. 대화를 통해 각 캐릭터들의 뒷이야기를 파고들다 보면 제작사에서 분명히 다양한 계층을 고려해서 만들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야기를 다루는 깊이 면에서는 아쉽지만, 그럼에도 한 번쯤은 플레이해볼 가치가 있다. 특히 주인공이 아무리 의도해도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불행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 한다면 더욱 더.
발매일 : 2018년 1월 23일
유저 한글 패치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