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이냐 하면
고전 게임 중 <소코반> 이라는 게임이 있다. 한정된 공간에서 캐릭터를 상하좌우로 움직여 물건을 지정된 장소로 옮기는 퍼즐 게임이다. 어릴 때 <소코반>을 플레이해 본 사람이라면, 규칙을 무시하고 눈앞의 짐을 들어 목표 지점으로 옮기고 싶었던 욕망을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이 공중에 떠 있다면 어떨까? 벽이 막혀있지 않다면? 퍼즐 게임 속에서 게임 속 규칙을 바꾸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바바 이즈 유>를 플레이해보자. 처음엔 단순한 그래픽에 아쉬움이 들 수 있지만, 한번 플레이하게 되면 쉽게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 봅시다
일반적으로, 유저와 개발자 간에 합의한 게임의 대전제는 다음과 같다 ‘게임에서 제시한 룰 내에서 오브젝트를 조작하여 목적을 달성한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눈 앞에 표현되지 않은 많은 규칙과 논리를 바탕으로 하여 부수거나, 싸우거나, 특이한 조작을 통해 목표를 달성해왔다.
<바바 이즈 유>는 게임 속 룰을 변경할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이 게임 속에서는 화면에 게임의 룰이 제시되며 스테이지마다 룰이 바뀐다. 룰에 속하지 않는다면, 심지어 주요 캐릭터인 ‘바바’일지라도 단순한 배경에 불과할 뿐이다.
플레이어가 룰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남겨준다. 예를 들어, 깃발을 돌이 에워싸고 있는 공간에 세 가지 룰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바바’ ‘는(은)’ ‘당신이다.’
‘돌’ ‘는(은)’ ‘멈춘다’
‘깃발’ ‘는(은)’ ‘승리한다’
돌로 인해 바바가 깃발에 접근할 수 없다면, 바바를 움직여 ‘돌’ ‘는(은’) ‘당신이다.’ 로 게임의 규칙을 바꾸고 돌을 움직여 깃발을 획득하는 식이다.
머리가 말랑말랑해지는 게임
<바바 이즈 유>는 마냥 쉽기만 한 게임은 아니다. 한정된 조건문들을 게임을 이길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며칠동안 골머리를 앓아도 깨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묵혀놨다 켜 봤더니 의외로 쉽게 바로 클리어하는 스테이지도 있다. 내가 찾아내지 못한 것을 남이 찾아내는 경우도 있어 의외로 집단지성이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여럿이서 모니터 앞에 앉아서 게임의 규칙에 대해 토론하며 진행하는 재미도 있다. 퍼즐게임이나 묘수풀이를 좋아한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
단순한 그래픽으로 크게 사양을 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모바일 버전이 발매되는 것도 괜찮았을 것 같지만 스팀과 스위치를 통해서만 발매되어 있다. 게임의 볼륨 또한 풍부하다. 단,‘규칙을 만든다.’ 는 것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만들수 있다는 말인데, 유저 창작마당이 없다는 것은 살짝 아쉽다.
2019년 3월 14일 스팀, 스위치 발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