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Note : 페미니스트 북클럽 & 살롱

알다

Opening Note : 페미니스트 북클럽 & 살롱

주연

'그 분야에 여자가 누가 있어?’
‘여자들이 그 분야에서 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위의 두 마디는 내가 어떤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든 들어온 반문이자, 스스로 가져온 의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젊은 여성이 여성 롤모델을 찾기란 분야를 막론하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분명히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을 텐데 잘 보이지 않는다.

<페미니스트 북클럽 & 살롱>에서는 이렇게 ‘여자는 못해’ 따위의 편견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분야이자 여성 롤모델이 잘 드러나지 않는 ‘이/공학 분야’에서 시작해 ‘정치 분야’, ‘동아시아’라는 세가지 주제를 가지고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여성 인물들과 그들의 성취를 돌아보며 다양한 여성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과거의 고민과 지금 우리의 고민을 연결 짓고,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대책과 사고의 전환을 함께 이야기한다.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2016년 한국에서 동시대 여성들의 경험을 나누고 드러내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동시대 여성들에게는 위안과 연대를 제안하고자 한다. 나아가 다음 세대의 여성들이 또다시 ‘이 분야에 여성은 누가 있지?’, ‘여성으로 이 분야에서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를 반문하지 않기를 바란다. 매번 ‘새로운 고민’에서 시작하지 않는 데에 <페미니스트 북클럽 & 살롱>의 노트가 도움이 되면 좋겠다.

첫 번째 주제: 이, 공학

'이/공학' 분야는 남성중심적이다. 공대에 입학했을 때, 이공계열에 취직을 했을 때, 여성은 없다.

"2020년이 되면 컴퓨터 관련 업계에 14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미국인은 그 중 29%만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그 중에서도 3%만을 미국인 여성들이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일을 훌륭하게 해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요. 만약 당신이 테크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이라면요."
<CODE: debugging the gender gap(코드: 젠더 격차 디버깅하기)>의 트레일러 캡쳐

페미니스트 북클럽 & 살롱에서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눈 <CODE: debugging the gender gap(코드: 젠더 격차 디버깅하기)>라는 미국의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이야기다. 지난 8월 4일, 애플은 ‘성.인종별 보수 격차를 없앴다’고 선언했다. 구글, 애플과 같은 거대 테크 기업들은 매년 다양성 보고서를 내며 회사 내에 젠더, 인종 다양성을 반영한 데이터를 공개하고 격차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역설해왔다. 하지만 이는 가장 혁신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실리콘 밸리에서도 여전히 임금격차와 성차별 문제 등을 쉽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여성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그리고 2020년, 한국 여성들은 테크 업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을까? 이를 함께 탐구하는 세션을 가진다. 

두 번째 주제: 정치

정치 분야 역시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강한 분야다. 

페미니스트 북클럽&살롱의 정치 섹션은 무엇보다도 ‘젊은 여성'인 나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정치인에 대한 갈증과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여성 정치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정체화하고, 다른 여성들을 위해 어떤 성취를 이끌어 내왔는지 알아본다. 단순히 ‘모성'으로 리더쉽을 치환하지 않는 인물들을 통해 여성 정치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추가하고, 그간 아무도 정치적 주체로 보지 않았던 젊은 여성들의 힘을 바탕으로 페미니스트 정당 창당과 관련한 논의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세 번째 주제:
동아시아의 페미니즘

마지막 주제인 동아시아의 페미니즘은 내가, 그리고 우리가 동아시아의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에 빠질 수 없는 주제다. '나'는 동아시아에 살고 있는 페미니스트인데 그간 서구의 페미니즘이나 블랙 페미니즘에 관한 자료들을 비교적 쉽게 접해왔고, 아시아의 페미니즘은 잘 보이지 않아 답답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 나를 이루는 인종, 지역적 정체성을 떼어내고 페미니즘을 이야기 할 순 없다. 동아시아의 영 페미니스트로서 동아시아 페미니스트들이 그간 해온 작업과 성취들을 찾고, 나누고, 드러낸다.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렇게 페미니즘에 기반한 이공학, 정치 이야기, 여전히 생소한 동아시아의 페미니스트와 페미니즘을 집중적으로 탐사하기 위한 이 북클럽이 시작되었다. 내게 필요한 자료가 다른 영페미니스트들에게도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쌓아가고 기록할 예정이다.

페미니스트 북클럽&살롱에서 함께 읽을 책들.

‘페미니스트 북클럽 & 살롱’은 8월 둘째주 부터 참가자들을 모집했고, 16주 간 매주 일요일 오후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북클럽 & 살롱’의 참여자들은 주로 본인이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느끼는 불평등과 불균형들을 매일같이 마주하며 문제에 좀 더 다가서려는 여성들입니다. <핀치>에는 ‘페미니스트 북클럽 & 살롱’에서 매주 공부하는 자료, 이를 바탕으로 동시대 페미니스트들이 풀어놓는 자신의 경험과 인사이트, 성찰적 대화들을 글쓴이의 인사이트와 함께 엮어 공유할 예정으로, 읽다가 관심이 생기시는 분은 언제든 트위터 계정(@femi_booksalon)이나 이메일(femibooksalon@gmail.com)로 문의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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