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vourites 6. 캐롤 댄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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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urites 6. 캐롤 댄버스

자기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는 순간

타래 에디터

난 너에게 증명할 필요가 없어  

영화 <캡틴 마블>(2019) 캐롤 댄버스  

캐롤 댄버스는 빠르게 달리고 싶었다. 그래서 레이싱 카트를 타고 누구보다 끈질기게 엑셀을 밟았다. 급커브에 카트가 뒤집히고 온 몸이 긁혀도 상관없었다. 흙을 털어내고 다시 일어나면 그만이었다. 아버지가 이래서 여자애는 안 된다고 말해도 절대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캐롤 댄버스는 하늘을 날고 싶었다. 그래서 미 공군 파일럿이 되었다. 조종석엔 남자들만 앉는 거라는 저급한 소리를 들어도 상관없었다. 하늘은 조종사의 성별을 모른다. 유치한 남자들의 질투 어린 정신공격과 육체적으로 고단한 훈련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비어스는 강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스타포스 군인이 되었다. 스승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훈련하지만, 한 편으론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의 ‘촉’을 믿었다. 미션 성공을 위해서라면, 스스로의 과거와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라면 명령 불복종도 감수했다. 비어스는 강해지고 싶은 만큼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만큼 강력한 힘은 없었다. 캡틴 마블은 비어스의 강함과 캐롤 댄버스의 강함이 합쳐진 존재다. 비행기가 없어도 우주를 날고 스승이 없어도 완전하다. 누군가 새로운 악이 캡틴 마블을 쓰러뜨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캡틴 마블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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