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사루
주소 :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28길 6-3
영업시간 : 월요일 휴일 / 화~목 12:00~23:00 / 금~토 12:00~24:00 / 일요일 12:00~22:00
대표메뉴 : 시즈널_봄비 8,0원 / 브루잉_브라질, 인도네시아 6,0원 _ 콜롬비아, 에디오피아, 물음표 7,0원 / 에스프레소_모사부카 5,0원 카페라떼 6,0원 카푸치노,코르타도 5,5원 / 브런치_카레와 음료 13,0원 (수,토 가능) _ 스콘과 음료 10,0원 / 술_발베니12Y, 핸드릭스 진토닉, 가쿠빈 하이볼 11,0원 등
기타 : 반려동물 출입가능
방문이유: 개성과 맛 모두 있는 곳이라서
한창 경리단길이 사람들로 가득하고 골목마다 맛있고 멋있다는 가게들이 넘쳐나던 시기에 나와 언니Y는 타이거에스프레소, 혹은 카페사루를 자주 갔었다. 그 당시 경리단길의 많은 카페들 중에서 나와 언니Y가 카페사루를 가게 된 이유는 커피와 우유의 그라데이션이 돋보이던 커피 사진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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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 본 카페사루는 메뉴 외에도 매력적인 요소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그 요소들을 나열해보자면 강렬한 인상의 사장님의 반전 같은 환한 미소, 꽃 한송이, 주인강아지와 손님강아지들 정도가 되겠다. 사장님의 미소와 함께 메뉴 중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물어보라는 등의 말들이 편한 공간을 만든다. 내가 생각하던 세련된 고객응대 서비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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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며 일행들과 대화를 하던 중 사장님이 조용히 다가와 꽃다발을 내밀었다. 고객들에게 짧은 글귀와 함께 꽃 한 송이를 선물로 주신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기를 바란다는 인사말을 들으며 건네받은 그 한 송이가 정말 오랜만에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
카페사루는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가능하다. 손님강아지들 뿐 아니라 상주하는 주인강아지들도 있는데, 나와 언니Y가 갔을 때에는 두 마리의 강아지가 손님들을 반겨주고 있었다. 앉아있는 손님들한테 일일이 인사하고 옆에 앉고 하는 모습이 말 그대로 반겨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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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언니Y가 사진으로 보았던 음료는 ‘모사부카’라는 음료였다. 겨울의 한라산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이 음료는 작은 유리잔에 담겨 있으며 겉모양은 플랫화이트와 비슷하다. 맨 위의 커피가 바닥까지 가라앉기 전에 꺾어서 마시라는 설명과 함께 서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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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모사부카를 마셨을 때는 꺾어 마시기 힘든데 그냥 섞어서 마시면 안 될지 생각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음료 사진을 잠깐 찍었는데 그걸 본 직원이 맨 위층의 커피에 가스가 사라지기 전에 마셔야 하기 때문이라며 음료를 새로 만들어 주었다. 갓 뽑은 에스프레소의 맛을 따로 느껴야 한다는 뜻이었고, 창작자의 뜻을 이제야 알아챈 나와 언니Y는 섞어 먹으면 안 될까 생각했던 그 때의 우리가 생각이 나 서로 마주보고 조용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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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사루는 커피머신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만드는 아메리카노는 없지만 손으로 내리는 브루잉 커피가 다섯가지의 원두로 준비되어있다. 그 중에서 특히 메뉴판의 마지막에 적혀있는 ?(물음표)메뉴가 시선을 끈다. 이 메뉴는 “커피에는 정답이 없다”는 사장님의 의견에 따라 크게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카페의 다양한 원두를 손님들과 맛볼 수 있도록 준비해둔 것이라고 한다. 이날의 물음표는 ‘카페 마그마’의 원두였다. 날마다 원두가 달라지므로 방문할 때 아는 카페의 원두가 있다면 반가울 테고,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곳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와 언니Y는 모사부카와 시즈널 메뉴인 봄비, 브루잉 커피(브라질), 아이스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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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는 하루에 15개 정도만 한정 판매하며, 분홍색 꽃 시럽을 커피와 우유, 풍성한 우유거품과 골고루 섞어 마시는 차가운 음료다. 시럽은 꽃의 향과 베리류의 달콤한 맛이 났다. 우유거품 위에 알록달록한 꽃 몇 개가 올라가 있어 마치 칵테일과 같은 생김새다.
카페라떼는 첫 모금에서 우유 맛이 두드러졌지만 맛볼수록 커피와 우유의 섞임이 잘 어울려져 뭉근한 농도와 단맛이 올라왔다. 에스프레소가 언니Y의 취향에 잘 맞아 마지막 모금까지 맛있게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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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브루잉 커피는 테이블로 가져와 잔에 바로 담아 주고, 아이스 카페라떼는 우유가 담긴 잔과 샷잔을 따로 가져와 자리에서 바로 에스프레소를 부어준다. 따뜻한 라떼나 코르타도 등의 커피음료도 스팀우유를 따로 가지고 와 고객의 앞에서 바로 만들어준다. 이는 커피의 향과 맛을 조금 더 완벽한 상태로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겠고, 고객들에게 다른 카페와는 다른 특별한 퍼포먼스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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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갈 곳을 정해서 움직이는 언니Y의 카페 방문은 사람을 사귀는 일과 비슷하다. 외양에서 풍기는 첫인상이란 한정적인 정보로 그 사람 자체를 추리하게 되는데 알아갈 수록 내면의 모습이 다를 수도 있고, 추리가 적중할 수도 있다. 카페사루의 첫인상은 오픈된 바와 외부자리 그리고 꽃과 강아지들이 어울려져 독특하게 느껴졌다. 카페 안으로 들어가 경험해보니 그 독특함이 좋아보이게만 연출된 것이 아닌 맛을 위한 진지한 태도에서 나온 것이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카페사루의 독특함 하나.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브런치 메뉴로 카레를 판매한다.
언니Y의 한 줄: 언덕 위의 오아시스
동생S의 한 줄: 이곳만의 개성이 확실해서 전도유망해 보인다.
자매의 동상이몽: 개성에 달려드는 불나방 동생S와 주춤거리는 박쥐 언니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