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로스터스는 지점이 세 개였는데, 얼마 전 자양동 쇼룸과 성남시 로스팅센터를 통합해 남양주에 마석점을 오픈했다. 지금은 송파점과 함께 두 곳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중 우리는 송리단길에 위치한 송파점을 방문했다. 송리단길이란 송파에 위치한 경리단길을 줄여 부르는 말로, 그 뜻만큼이나 아파트단지와 빌라촌 사이의 골목상권이 잘 잡혀있는 곳이다. 이월로스터스는 건물의 코너에 출입문이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계산대와 음료를 만드는 바가 맞은편에 위치해있다. 

나무 기둥에서 가지가 뻗어 나오는 모양과 같이 바의 양쪽으로 바 형태의 테이블이 벽면과 같은 방향으로 문을 향해 길게 이어진다. 손님들은 서로 마주보거나 나란히 앉게 된다. 면적대비 자리 수 확보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듯하다. 이런 다소 생소한 배치 방식이 단순하고 평면적인 공간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든다. 2월에 생겨 이월로스터스라는 상호가 되었는데, 매장 한쪽 벽면에 있는 조형물과 CI, 음료의 이름 등에 달을 접목시켜 매장의 컨셉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매달 다르게 이달의 원두를 선정하여 핸드드립을 제공하는 것이 맘에 들었다.

나와 언니Y는 6월에이드, 플랫화이트, 에스프레소 그린티라떼, 인도아라쿠 핸드드립, 밀크티 그리고 브라우니와 티라미수를 먹었다. 핸드드립은 전체적으로 맛은 진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스로 마셔도 물맛이 나지 않고 첫 맛과 끝 맛이 일정한 느낌이 든다. 이곳의 디저트는 대체로 과한 맛이 나지 않아 음료와 잘 어울린다. 티라미수는 질감은 꾸덕하지만 맛은 느끼하거나 무겁지 않고 시원하면서도 시트에 적당히 스며있는 커피와 잘 어울렸다. 브라우니는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스타일이었다.

에스프레소 그린티라떼는 아이스로만 가능한 음료인데, 80ml의 작은 잔에 몇 개의 얼음을 동동 띄워 제공된다. 내가 매장에서 일할 때 한동안 에스프레소와 녹차가루 조합에 빠져 자주 만들어 마셨던 음료인데, 은근히 에스프레소와 녹차의 비율을 맞추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월로스터스의 이 메뉴는 재료의 비율이 잘 맞아 처음부터 끝까지 섞지 않아도 부드럽게 마실 수 있었다. 평소 언니Y는 라떼처럼 달고 뭉근한 농도의 밀크티를 좋아한다. 이월로스터스의 밀크티는 요크셔골드와 라벤더가 블렌딩 된 것이라고 해서 향긋한 향을 기대하면서 주문했고, 기대한 만큼 찻잎의 향이 꽤 진하게 올라오고 우유나 첨가된 단맛 보다는 차의 맛이 더 느껴진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맛있게 마신 음료는 라임과 페퍼민트 티 베이스의 6월에이드다. 요즘 주변에서 다양한 과일로 만든 여러 가지 종류의 에이드들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달거나 탄산의 맛만 두드러지는 곳들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자주 선택하지는 않는다. 이월로스터스의 에이드는 단맛과 탄산 모두 적절해서 차가운 차처럼 꿀떡꿀떡 마실 수 있다.

이월로스터스는 로스터리 카페인만큼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종류의 원두를 판매하고 있다. 블렌딩 원두는 개인 카페에 비즈니스 납품도 가능하다. 이월로스터스의 두 매장에서는 만월블렌드만 사용하는데 판매하는 블렌딩원두는 이 외에 네 종류가 더 있다.

남양주에 있는 마석점은 빨간 벽돌 건물로 사진찍기 좋은 공간이다. 송파점보다 조금 다양한 종류의 베이커리가 준비되어있고 공간도 훨씬 넓다. 요즈음 김포나 남양주, 용인 등에 단독주택이나 대형 창고를 개조한 카페들이 많아졌다. 지역의 관광명소를 가다가 근처 카페를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카페’를 가기 위해 그 지역에 가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이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월커피로스터스 마석점은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