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라의 브랜치: 4. 위시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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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의 브랜치: 4. 위시어폰

아델라

일러스트레이터: 이민

사려는 것이 있으면 매장에 들어가 샘플을 만져보고 써보지 않나? 마음에 들어 사야겠다는 결심을 하면, 나는 모델명을 적어와서 인터넷 최저가로 결제한다. 확실히 백화점에 들어가 ‘어머! 저건 사야해~’ 하고 보자마자 사고 나오는 기분과는 다르다.

하지만 비단 나만 그런건 아닌 것 같다. 앱스토어 쇼핑 카테고리를 보면 할인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가 늘 인기다. 특가 상품을 안내하는 서비스, 특가 비행기표 안내 서비스 같은 앱들.

할인 상품과 할인을 위한 이벤트는 몹시 필요하지만 어째선지 조금 처절한 느낌이다. 사고 싶은 것이 있는데 가격 때문에 꿈도 못 꿔보고 여기저기 리스트에만 끄적이다 끝나니까.

사고 싶어

원하는 것을 살 수 없다고 희망을 잃으면, 어쩌면 영원히 그것을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 언젠간 살 요량으로 담아두기만 해도 특별한 가치가 생기는 쇼핑을 할 수는 없을까? 사고 싶은 물건을 예쁘게 담아두는 통합 위시리스트, 위시어폰(WISHUPON)은 바로 이 물음에서 출발하였다.

위시어폰 공동 대표 이단비, 강지형 씨를 만나보았다. 이단비 대표와 강지형 대표는 전 회사에서 상사와 부하 직원으로 만났다. 이단비 대표는 “이전 회사에서는 강남으로 출퇴근을 할 때 우중충한 회사원들 사이에 있었는데, 여대 앞으로 오피스를 정하게 되니 훨씬 활기차고 에너지가 생긴다”며 웃었다. 이단비 대표는 현재 위시어폰에서 비즈니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강지형 대표는 기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멤버는 디자이너를 포함해 총 3명이며, 모두 여성이다.

위시어폰은 이단비 대표가 이전 회사를 다니던 시절, ‘담아두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위시리스트를 통합해서 관리하면 좋겠다’는 고민을 당시 다른 팀 직원이었던 강지형 대표와 나누면서 시작됐다. 그러면 같이 만들어보자고 강지형 대표가 나섰고 함께 힘을 합쳐 위시어폰이 탄생하였다고 한다.

위시어폰 어플을 들어가면 몇 가지 카테고리 안에 400 여개의 쇼핑몰이 연동되어 있다. 리스트 윗 쪽에 옷과 악세서리 쇼핑몰이 너무 많아서 놓칠 수 있으나, 아래에 오토바이/가젯을 파는 쇼핑몰도 연동돼있다. 애견 관련 상품, 책, 가구, 유아 용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다.

위시어폰에 연동되어 있는 쇼핑몰들.

유저가 원하는 쇼핑몰이 위시어폰에 없을 경우, 위시를 할 수 있도록 연동을 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실제로 일주일에 2건은 요청 메일이 들어온다고 한다. 매주 어플에 추가 되는 쇼핑몰의 수가 7~8% 늘고 있고, 유저가 위시리스트에 담은 상품의 쇼핑몰은 2,600 여개. 또한 위시어폰에 담아두는 상품이 세일을 하게 되는 경우 푸시 알람을 보내는데, 이것이 참 유용한가보다. 위시어폰 멤버가 테스트용으로 담아두었던 제품이 푸시 알람이 와서 의도치 않은 지출을 하기도 했다고.

지형: Maju라는 브랜드에서 시즌오프 프로모션 때 저희가 시험 삼아 담아두었던 제품이 60% 할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독일 판도라 공식홈페이지에서 판도라 귀걸이를 반 값 할인 한 적도 있었고요. 그 때 저희 직원들이 탄생석 반지며, 귀걸이며, 액세서리를 많이 샀습니다. 아마 독일 판도라에서 ’아니 한국의 청파동에서 무슨 일이?’하고 놀랐을 것 같아요. 쇼핑을 자주 하게 되는게 이 일의 부작용이네요.

위시어폰 유저 한 명이 1개월 동안 위시어폰에 담는 아이템의 총 합계는 평균 115만원에 달할만큼 유저들은 이 어플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또한 위시어폰 어플은 애플 앱스토어 ‘새롭게 추천하는 앱’ ‘애플 앱스토어 피쳐드’에 올라오는 등 국내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많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위시어폰에 연동된 쇼핑몰 중 50%가 해외 쇼핑사이트이기 때문이다. 위시어폰이 인기를 얻기까지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했다.

단비: 예상치 못했던 일을 겪어야 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나름 경력 8년의 회사 생활을 했기에 회사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법무, 세무, 특허 같이 안 해 보았던 일들을 부딪히게 되었거든요. 그러나 확실히 배워보니 좋습니다. 제일 어려웠던 것으로는 ‘앱스토어 등록’이었어요. 때에 따라 심사나 승인이 까다로워서 오래 걸리더라고요. 아무래도 시행 착오는 있을 수 밖에 없고, 그걸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Q. 정부 지원을 받아 본 적은 없나요?

지형: 있습니다.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하는 ‘스마트 창작터’ 과제에 참여했어요. 정부 프로그램에서 지원해주는 금액으로 시행착오 비용을 해결하곤 했습니다. 또 여성 경제인 협회에서 열린 여성 창업 경진대회에 참여해서 상금을 탄 적도 있습니다.

단비: 또한 2016년에는 정부에서 독일 박람회 ‘세빗’ 부스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준 적이 있습니다. 4일 동안 이 아이디어가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다른 스타트업에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여성 엔지니어는 정말 유니콘일까?

Q. 비즈니스 파트를 담당하고 계시는 이단비 대표님도 코딩에 관심이 많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도 개발 공부를 하고 계신가요?

단비: 지금은 일이 너무 바빠서 코딩 배우기는 중단하였어요. 대학교 재학 중에 코딩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경영햑과 복수 전공하고자 했으나, 조기졸업을 포기해야 되는 문제가 있어 유사 전공을 복수 전공으로 대신 하였습니다. 또한 전 직장에서 개발자 분들과 일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코딩을 배워야겠다는 결심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방송통신대학 컴퓨터과학과에도 지원하였습니다. 지금은 휴학 상태에요. 현재 저의 가장 가까운 목표로는 제가 직접 저희 서비스의 테스트 모듈 등에 참여 해보는 것입니다.

Q. 기술 파트를 맡고 계시는 강지형 대표님이 개발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어요.

지형: 학부 시절 부터 아이디어를 개념화 하기 위해 코딩을 필수적인 툴로 익혔어요. 학부와 석사 때는 쓰고 있는 논문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서 코딩을 했고, 실무 이후로는 아이디어를 제품화 하기 위해서 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개발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꼈던 때는 언제였나요?

지형: 논문을 쓰기 전까지 제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졸업 논문이 한 학기 내내 진행되는 큰 프로젝트이다 보니 학과 마다 우수 졸업 논문을 선정해서 시상해주는데요. 감사하게도 제가 졸업생 80명 중에서도 외국인 최초로 우수 논문 상을 수상했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개발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됐어요. 또한 외국인, 그리고 여성이라는 제 배경에 대한 평가 없이 결과물 만으로 실력을 인정 받았다고 느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Q. 여성 개발자로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여성 엔지니어'에 대한 인식의 불평등이나 편견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지형: 정말 운이 좋게도 제 주변에는 여성 개발자가 많았습니다. 또한 성별에 상관 없이 기술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습니다. 여자가 적다는 이유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 곤란함을 느끼지는 않았어요. 컨퍼런스를 참여 할 때도 기술적 교류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저는 인식의 불평등을 경험한 적이 없었어요. 아 제가 둔감해서 인지를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웃음)

Q. 여성 엔지니어가 마주하는 편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형: 예전에는 ‘’이공계열’ = ‘기계 분야’ = ‘남자들이 많다’ = ‘여자들이 힘들다’’와 같은 편견이 많았지만, 요즘은 그런 분위기가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마침 다 여성이었는지는 몰라도, 제가 중국 대학의 항공우주 기계공학과에서 공부를 할 때 과 1,2,3 등이 모두 여자였습니다.(웃음) 여성이 전체 과 학생의 10%였음에도요. 참고로 제가 겪어본 중국은 성역할에 대한 기대가 따로 없는 나라였습니다.

Q. 어떤 점에서 중국이 성역할이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셨나요?

지형: 제가 중국 공과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느낀 바로는 비교적 양성 평등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었어요. 일반화 시키긴 어렵지만요. 예를 들면, 학과 활동이나 조별 업무에서 크고 작은 의사결정을 하거나 업무 분담을 할 때 물리적인 부분 외에는 특별히 성별을 기준으로 결정된 적이 거의 없었어요. 기계 가공 같은 실습을 남녀 구분 없이 다 같이 하기도 했고요. 특별활동 동아리 중엔 여성 농구팀도 있는 등, 여성들의 외부 활동이 굉장히 활발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처럼‘여자니까~’ ‘남자니까~’ 라는 조건을 붙이면서 이야기 하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어요.

Q. 앞으로 ‘공학 분야에는 여성이 적고, 여성들이라서 적응하기 힘들다’는 편견은 어떻게 해소될까요?

지형: 기계 공학 계열에도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여성들의 비율이 훨씬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는 동시에 여성들이 자연스레 이공계에 더 많이 진출하게 되고요. 시대적 기류에 따른 변화 때문이라 여깁니다. 앞으로 여성 엔지니어가 더욱 많아짐에 따라, 그들의 역량을 보여주게 되면 점차 편견이 해소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위시어폰이 그리는 쇼핑 스토리

단비: 쇼핑을 한다는게 구매를 하고 결제를 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담아놓는 것만으로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 분들이 결제를 하는 전 단계를 즐거워 하실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담으면서 행복해 하셨으면 좋겠어요. 쇼핑의 경험이 목적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즐거움과 경험을 더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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