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충동구매자의 구매 가이드: 스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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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충동구매자의 구매 가이드: 스위처

라랄라

일러스트레이터: 이민

페미니스트 충동구매자의 구매 가이드는 많이 사고, 많이 영업하고, 많이 후회하는 필자가 직접 써본 아이템들을 대상으로 리뷰하는 시리즈입니다. 두 번째 아이템은 스위처 입니다.

UX에 관심이 있다. 디지털적인 이야기만은 아니다 (물론 디지털 UX에도 큰 관심이 있지만)

현실에서도 간단한 배치의 생성이나 동선의 변화가 문제를 해결하는 케이스는 아주 많다.

예를 들어, 화장실을 떠나면서 손을 씻지 않는 사람도 화장실 문 바로 앞에 손 세정제가 있다면 그를 사용할 확률이 생긴다. 손 씻기를 훈육하는 경우에도 동선을 고려하면 조금 더 쉽다. 손 씻기에 나쁜 UX의 화장실 -동선이 변기를 사용하고 몸을 틀어 돌려서 손을 씻고 다시 돌려 바깥으로 나가게 되어있는- 을 가진 집이라면, 훈육 대상이 뒤로 돌아 손을 씻도록 교육하는 것 보다 문 밖으로 직행하면 나오는 싱크대에서 손을 씻도록 만드는 게 더 잘 먹힌다. 물론 손 좀 씻으라니까 갑자기 존재론적 고독까지 들먹이며 적극적 무식을 뽐내는 부류도 언제나 존재하지만, 백 번의 잔소리보다 UX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이 실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효과적이다. 올바른 아이템의 배치는 심지어 구성원간의 갈등을 줄여주기도 하는데,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구입 이후 우리 집의 가정 불화는 체감상 30% 이상 감소했다.

이런 이유로 나는 UX의 개선에 발벗고 나서는 쪽이다. 여러 번의 귀찮음을 해결 할 수만 있다면 까짓 거 최초에 겪는 큰 귀찮음은 기꺼이 감수한다. 왜냐하면 나든, 타인이든 간에 인간을 변화 시키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기 보다는 일회성으로 노력과 비용을 투자하여 환경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싸게 먹힌다는 것을 수년간의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종의 진리다. 

이제 당신의 피곤한 하루를 가정해보자,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당신은 뜻밖에 야근을 하게 되었다. 일 때문에 선약을 미루려던 당신은 늦게라도 오라는 친구들의 독촉에 못 이겨 뒤늦게 술자리에 합류한다. 술자리는 흥겨웠지만 점점 다리가 붓는 것이 느껴졌다가, 이내 취기가 올라 그 감각도 잘 느끼지 못하게 됐다. 시끄러운 곳에서 떠들었더니 목이 좀 아프다. 밤 12시쯤 ‘더 이상의 택시비 지출은 막아야 한다.’며 집에 가는 막차를 탄 당신, 어찌저찌 집에 도착해 허물을 벗듯 가방, 외투, 속옷을 벗고 침대에 파묻힌다. ‘잠깐만 누웠다가 일어나서 이 닦고 화장 지워야지.’ 하는 다짐이 ‘잠깐만’ 누워있는 와중 ‘아..그냥 내일하자ㅠ’로 바뀌었다. 당신은 눈을 감는다. 그런데 어째 좀 불편하다. 감았던 눈을 다시 뜬다. 아.. 방 불을 안 껐는데….. 아….. 아…아놔...

당신은 이 때 : 일어나 불을 끄러 갈 수 있는 사람인가?

 만약 당신이 그것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굳이 쓸 데 없는 지출을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너무나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무리하는 스타일이라 기절잠의 확률이 너무 높았고, 또…음…. 그래, 게으르다. 그래서 나를 변화시키기 보다 가만히 누워 침대 위에서 불을 끌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방 전원 리모트 컨트롤, <스위처>가 내가 찾은 해답이다. 

어떻게? 이렇게. 

스위처는 물리적인 동작을 하는 스위치 덮개를 이용해 어플리케이션으로 방의 전원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기기다. 물리적인 컨트롤이기 때문에 ‘스마트 홈’하면 떠오르는 복잡한 전선 연결이나 허브가 필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단순히 케이스를 붙이는 것뿐이기 때문에, 리모트 콘트롤이 가능할 뿐 아니라 예전 방식 그대로 손으로 눌러 조작도 가능하다.

1단계 : 내 방에 맞는 스위처를 구매하고, 동봉된 특수 찍찍이로 내 방 스위치에 맞게 잘 붙여 준다.

2 단계 : 스위처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And/iOS 지원) 블루투스로 내 방의 기기와 연동한다.

끝! 이제 당신은 앞으로 침대에 누운채로 불을 켜고 끌 수 있다.

전원을 켜고/끄는 부품이 올라왔다가 내려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총평: ★★★★ 게으름을 효과적으로 잘 다스리고 있다는, 스마트한 삶을 산다는 고양감을 준다.

수면의 질도 높아졌다. 별 하나의 감점 이유는 충전의 귀찮음과 약 0.5초의 블루투스 연결 딜레이, 그리고 앱이 아닌 손으로 스위처를 조작하는 촉감의 어색함 때문이다. 물론 모두 장점에 비해서는 미미하다.

구입 TIP: 공식홈페이지가 아닌 프로모션 중인 곳을 잘 찾아보면 구독료 형식(월 얼마)의 결제 방식이 아니라 한 번 구매로 평생 사용할 수 있는 버전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 이 편이 저렴하니 잘 찾아보자. 3-4만원 대.

활용 TIP: ① 스위처는 ‘위젯’을 제공하는데, 이를 십분 활용하면 스위처 어플리케이션을 켤 필요도 없이, 바탕화면(android)혹은 알림화면(iOS)에서 더더욱 게으르게 스위처를 사용할 수 있다.

② 예약 기능을 잘 사용하면 수면 스케쥴 관리의 효과를 미약하게나마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이제 자라고 내 방에 찾아와 강제로 불을 꺼주던 부모님을 대신해 스위처가 자동으로 불을 꺼주는 역할을 하는 정도. 이 외에도 외출 시간에 맞추어 예약을 설정하면 내가 나갈 때 불을 껐는지 안 껐는지 기억이 안 나서 거슬리는 일 자체가 사라질 것이다.

제언: 스위처에서 어플리케이션끼리 소통-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 IFTTT를 지원한다면 위치기반 작동이 충분히 가능 할 것 같다. 그렇게만 된다면 집 반경의 500m를 기준으로 자동으로 불이 켜지거나 꺼지거나 하는 식으로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될 것. 스위처 개발자님. 어떻게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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