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는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를 탐험한다. 현 시대에 비유하자면, 앨리스는 창업을 꿈꾸는 여러 사람들이고, 이상한 나라는 (애석하게도) 우리나라, 그리고 토끼는 ‘창조경제'라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 토끼가 용한 토끼인지 아닌 지를 살펴보기 위해 각 부처와 지자체, 기관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창업지원 사업들을 살펴봤다. K-스타트업(k-startup.go.kr)의 지원사업 게시판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실제로 정부에서 돈을 주는 ‘사업화, 정책자금, R&D’ 관련 사업을 살펴봤다. 

2013년 9월~2016년 8월 중순, ‘사업화, 정책자금, R&D’ 관련 사업 공고 

분류로 따지면 주로 ‘사업화’를 돕는 창업지원사업이 가장 많습니다.

공고를 가장 많이 낸 기관은 창업진흥원이네요.

사업명 가운데 가장 많이 쓴 말은 ‘모집', ‘공고', ‘지원사업'이랍니다. 

조금 독특한 단어를 살펴보면 글로벌(27회), 맞춤형(24회), 청년창업(22회)이지요. 그 밖에 아이디어(12회), 활성화(8회) 등의 단어가 나왔습니다. ‘추가모집‘ 또는 ‘추가’라는 단어는 모두 25회 나왔습니다. 정원이 차지 않거나, 중도 하차한 경우, 혹은 사업상 여력이 생긴 경우도 꽤 있던 모양입니다. 

사업 내용 가운데 가장 많이 쓴 말은 역시 ‘지원사업'이군요. 

주로 글로벌, 육성, 맞춤형, 팩토리 같은 말이 많고, 제작지원이나 시제품, IoT, 지식재산 등 사업을 구체화한 경우는 많지 않네요. 창업리그나 챌린지, 공모전 같은 경진대회 형식(11건)도 눈에 띄고, 스마트벤처창업학교나 크리에이티브팩토리, 스마트창작터 같은 공간에 대한 단어(60건)가 유독 많은 게 보입니다. 

그럼 사업 등록은 언제 가장 많이 됐을까요? 2014년 1월부터 2016년 8월 중순까지 등록된 사업 공고를 월별로 합산해보았습니다.

연말에는 많이 되지 않고, 주로 연초에 몰려있는 형태를 보입니다. 연말에 예산안이 통과되고 나면 사실 받은 돈을 묵힐 이유가 없겠지요. 그렇다 보니 사업을 상반기에 주로 배정했을 가능성도 있을 테고요.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상반기를 공략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연도로 치면 다음과 같습니다. 

(등록 : 파랑 / 마감 : 주황)

사업공고 게시판에 등록일을 쓰지 않고 마감일만 표기하거나, 날짜를 기재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전체 데이터 수와 오차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