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 의 결말은 동명 소설과 다르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성, 김지영 씨를 내세워 여성 혐오 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소설은 다소 씁쓸한 결말로 갈무리된다. 김지영 씨의 이야기를 매듭짓는 건 40대 남자 주치의. 그는 아내가 한국 여성으로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고 있기에, 여성의 삶과 그 실존적 고통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지영 씨 역시 안쓰럽게 여긴다. 이 남자가 처방해준 항우울제와 수면제로, 다른 여성들의 말을 대신하여 발화하던 김지영 씨의 '증상'은 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