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지만 정확히 모르는 “주휴수당”
주휴수당. 정확한 의미는 몰라도 어디에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단어일 겁니다. ‘주휴일’은 근로기준법이 명시하고 있는 법정 휴일제도입니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사용자(회사)는 근로자(직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1주일을 근무하면 1일 이상은 일을 하지 않더라도 돈을 받으면서 쉴 수 있는(!) 휴일을 부여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유급으로 쉬는 날을 "주휴일", 주휴일에 받는 임금을 "주휴수당"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는 경우에는 주휴일이 일요일인 경우가 일반적이나, 정확한 주휴일은 본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 또는 회사의 취업규칙(사규)을 확인해보면 됩니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이 만들어진 이후, 계속 존재했던 제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제도였습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는 노동자들의 외침 덕분에 ‘일요일은 쉬는 날’이라는 인식은 자리 잡았지만, “유급”으로 쉴 수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청년유니온에서 몇몇 대형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생들의 주휴수당을 청구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단어가 되었습니다.
주휴수당은 누구나 받을 수 있는걸까?
주휴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 1주일에 평균 15시간 이상 근무해야 하고
- 소정근로일(회사와 일하기로 정한 날)을 개근해야 하며
- 다음주에도 근무할 것이 예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②와 관련해, 주휴일은 1주일을 모두 개근해야 발생하기 때문에, 일하기로 한 날에 하루라도 결근하게 되면 주휴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법정공휴일이거나 회사가 결정한 휴일이라 쉬거나,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것은 결근이 아닙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가 하루를 결근하더라도 회사는 합법적으로 결근한 날의 임금과 주휴수당, 총 2일치 임금을 공제할 수 있습니다.
③ 조건은 왜 필요한 것일까요? 고용노동부는 주휴일을 부여하는 취지가 연속된 근무에서 쌓인 피로회복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주에도 근무할 것이 예정되지 않은 경우 주휴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요일에 퇴사한다면 그 다음주에는 근무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가 마지막 주 급여에서 주휴수당을 공제하더라도 합법적인 것입니다.
주휴수당 계산은 어떻게 하는걸까?
주휴수당은 쉽게 계산하면 내가 “하루에 근무하는 시간만큼의 임금”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9시부터 18시까지 근무한다면, 점심시간을 빼고 8시간분의 임금을 주휴수당으로 보는 것이지요.
그러나 단시간 근로자(파트타이머)라면 계산방식이 조금 달라집니다. 단시간 근로자는 통상 근로자, 즉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하는 근로자 중 제일 근로시간이 긴 근로자의 시간에 비례하여 주휴수당을 받게 됩니다. 이를 근로기준법에서는 “4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을 그 기간의 통상 근로자의 총 소정근로일 수로 나눈 시간 수”로 계산하라고 정하고 있는데,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개념이 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하루에 6시간씩 주 4일 근무를 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A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편의점에서 같은 일을 하는 B가 하루에 8시간씩 주 5일 근무하고 있다면, 주휴수당을 적용 받는 근로시간은 4.8시간((6시간×4일×4주)÷(5일×4주))이 됩니다.
주휴수당의 계산은 각자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산정은 고용노동부 또는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무료로 상담이 가능합니다. 복잡한 사안이라면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Q. 근로계약서에 따로 주휴수당이 없는데, 주휴수당을 청구할 수 있는 걸까?
이전에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저에게 임금 체불을 상담하러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주휴수당이라는 걸 법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자신의 근로계약서나 임금명세서 어디에도 주휴수당이 따로 없다는 것입니다.
월급제 근로자인 경우에는 법원이나 고용노동부에서 월 급여 안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임금명세서 또는 근로계약서상에 주휴수당이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월급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됩니다.(참고로, 2019년도 최저시급 8,350원 기준으로 주휴수당이 포함된 월 급여액은 1,745,150원(주 40시간 기준)입니다.)
앞서 상담을 오신 분의 경우에도 가져온 자료를 확인해보니 월급제로 급여를 받고 있었으며, 기본급 또한 최저임금 이상이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안내해드리자 잘 모르고 노동청에 임금체불로 진정을 넣을 뻔했다며 돌아가신 기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