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알바’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쪼개기 알바란 아르바이트생을 1주일에 15시간 미만 근무하도록 하는 것으로, 최근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단어입니다. 올해 7월 모 구직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0%에 육박하는 사업주가 쪼개기 알바를 쓰고 있거나, 쓸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15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기에 80% 이상의 사업주들이 아르바이트생들을 15시간 미만으로 근무시키려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노동관계법은 1주일의 근무시간이 15시간 이상인지, 미만인지에 따라 적용이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서바이벌 생활노동법에서는 근무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경우, 어떤 부분들이 달라지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주 15시간의 기준은 무엇인가
소정근로시간은 회사와 근로자가 근무하기로 정한 시간입니다.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지 여부는 산정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4주를 평균하여 산정합니다(4주 미만의 경우는 그 기간을 평균합니다).
즉, 근로시간이 근로계약서에 정해져 있거나 근무시간이 매주 고정적인 경우에는 간단하게 해당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되지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없거나 매번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며 매주 다르게 근무하는 경우에는 위의 방식대로 4주를 평균하여 산정됩니다.
2. 주 15시간 미만 근무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① 주휴일
주휴일은 근로기준법에서 1주일을 근무하면 1일 이상은 일을 하지 않더라도 돈을 받으면서 쉴 수 있는 유급휴일을 부여하도록 정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다만,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의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서 주휴일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주휴수당의 경우 대략 하루치의 임금이 추가로 나가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최근 많은 사업주들이 쪼개기 알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② 연차휴가
연차휴가는 일정 기간 출근한 근로자에게 유급으로 쉴 수 있도록 휴가를 부여하는 제도이지만, 주휴일과 마찬가지로 주 15시간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③ 퇴직금
1년 이상 근무하면 받을 수 있는 퇴직금도 근무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경우에는 지급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유의할 점은 어떤 기간은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였다가, 어떤 기간은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하였다면, 근무기간 중에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였던 기간을 합산하여 1년 이상이 될 경우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설령 퇴사 시점에서 주 15시간 미만이라 하더라도, 전체 근무기간 중 주 15시간 이상인 기간을 합산하였을 때 1년 이상이라면 퇴직금 대상이 됩니다.
④ 4대보험
국민연금은 초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의무 가입 대상은 아니지만, 생업 목적으로 3개월 이상 근무 시에는 근로자가 원하는 경우 재량 가입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건강보험은 초단시간 근로자는 가입 대상 제외로, 본인이 원한다 하더라도 가입을 할 수 없습니다.
산재보험의 경우에는 초단시간 근로자 또한 가입 대상이며, 고용보험은 이전에는 생업 목적으로 3개월 이상 근로 시에만 가입대상이었으나, 2018년 7월 법이 개정되어 3개월 이상 근로하는 경우 의무 가입을 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⑤ 계약직 정규직 전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법에서 정한 소정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2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계약직) 근로자의 경우 2년이 초과하는 시점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정규직)로 자동 전환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의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더라도 이러한 기간제법이 적용되지 않아 정규직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근무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지 이상인지에 따라 법에서 정하고 있는 근로조건이 상이하게 적용됩니다. 때문에 구직을 하거나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나의 소정근로시간이 몇 시간인지를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만약에 갑자기 사업주가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경우, 본인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변경된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마시고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근무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시기 바랍니다.
채용 시 제시된 근로조건 또는 채용 후 일반적으로 적용받던 근로시간과 20% 이상 차이가 있고, 이러한 상태가 퇴사 이전 1년 동안 2개월 이상 지속되어 퇴직하는 경우, 정당한 이직 사유로서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다만, 본인이 동의하여 단축된 경우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실업급여는 이직 사유 외에도 가입기간 등 다른 수급자격이 인정돼야 하기 때문에 수급자격에 해당하는지는 거주지 관할 고용센터에 우선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