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비전공자, 개발자 2. 국비과정 들을 때, 팁 5가지

알다커리어IT개발자

여자, 비전공자, 개발자 2. 국비과정 들을 때, 팁 5가지

밀라르카

일러스트레이션 킨지

내가 들은 국비과정 이름은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기반 iot’ 였다. 커리큘럼은 HTML, CSS, MySQL, Oracle, JSP, Hadoop, aduino, android 였다. 6개월만에 웹개발자에게 필요한 부분과 클라이언트인 안드로이드, 요새 유행하는 아두이노 등을 배운다.

그반에는 30명 정도가 있었는데 대부분이 공과계통 전공이였다. 컴퓨터에 대한 기초지식이 완전히 부족한 사람은 나 뿐이였다. 나는 계속 헤매고 뒤쳐졌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감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이해도가 부족하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아는데 그걸 코딩으로 구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프로그래밍 언어의 문법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어쨌든 수업을 들으면서 나는 이 과정을 다 이수해도 취업이 어려울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더욱 공부에 열중했다. 회식도 자주 빠져서 사람들과 교류도 없었다. 언젠가는 1박 2일로 워크샵을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불참의사를 밝혔고, 내가 빠진다는 이유로 워크샵 계획은 유야무야 됐다. 나중에는 강사가 나를 따로 불러서 이렇게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니 걱정스럽고 개발업계가 좁은데 이런 인맥관리는 많은 것을 놓칠 수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에게 중요한 건 인맥이 아니라 취업이었다. 그리고, 개발자로 빠르게 취업하고 싶다면 국비 과정을 들을 때 이 과정을 완주하는 것만을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

1. 모든 시간을
개발에 쏟아도 부족하다

비전공자이면서 기본적인 컴퓨터 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한참 뒤쳐져 있다. 격차를 줄이고 싶다면 그들이 쉬는 시간에도 지식을 습득하면 된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주말에도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같은 시간과 자원을 들여도 그들보다 뛰어나다면 좋겠지만, 그런 환상적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만약 우리가 그런 종류의 사람이었다면 이미 학창시절에 두각을 나타냈을 것이다. 그러니까 평범한 비전공자들은 정말로, 모든 시간을 공부에 투자해야 한다.

2.학습에 소모하는
시간을 측정하라

개발자 직군은 거의 매일 새로운 기술을 학습해야 한다. 매일 새 기술, 새 서비스가 쏟아진다. 하지만 사람은 나이를 먹고, 학습에 드는 시간과 자원은 점점 더 늘어난다. 그래서 컴퓨터 배경지식이 없는 비전공자는 본인이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야 한다. 그래야 본인의 학습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 만약 습득에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면, 개발자 전직을 재고해야 한다.

일러스트 킨지

비슷한 계통의 새로운 지식을 많이 학습할수록 학습시간은 줄어든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만약 학습시간이 더 오래 들거나 비슷하다면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는 배경지식이 없거나, 해당 개념 및 기술이 본인과 잘 맞지 않는 경우다. 이 과정을 거쳐 본인의 장단점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개발자로서 커리어 패스를 설정할 수 있다.

3.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습득하라

국비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취업에 도움이 된다. 국비과정 반에 나이 많은 분이 있었다. 그분은 자바가 어려워서 다른 언어를 찾아봐야겠다고 하더니 파이썬 책을 들고 와서 보기 시작했다. 강사는 파이썬에 시간을 너무 쏟지 말라고 했다. 왜냐면 한국은 대부분 자바를 사용하고, 파이썬은 서비스 개발에 쓰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강사는 파이썬은 그냥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개발을 가르칠 때 쓰는 언어기 때문에 일자리가 없고, 그래서 파이썬 개발자로 취업하는 건 힘들 거라고 했다.

강사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당시 그 지역에는 파이썬으로 개발하는 회사가 없었다. 그리고 파이썬 프레임 워크인 플라스크, 장고 관련 문서나 책도 적었다. 파이썬이라는 언어는 역사는 오래됐으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단점이 많은 낯선 언어였다. 파이썬을 학습할 수 있는 루트도 자바와 JSP에 비하면 적었다.

하지만 지금은 파이썬으로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많다. 그리고 나는 파이썬 개발자로 취업했다. 당시에 내가 혼자 공부한 기술은 Node.js, Express, Mongodb, React.js 등이다. 나는 주말에 그 기술들의 튜토리얼을 따라했다. 결국, 나는 첫 회사에서 파이썬으로 서버 개발을 하고 React.js로 어드민 사이트 프론트엔드를 개발했다. 이렇듯 기회는 어디에 있을지 모르니 뭐라도 배워두는게 낫다.

4. 국비과정은
현업과 괴리가 있다

국비과정을 다닐 때 강사와 취업 상담을 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강사에게 프론트엔드 개발보다 백엔드 개발을 더 하고 싶고, 백엔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 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프론트엔드에는 여자 개발자가 많고, 백엔드 개발에는 남자가 많다. 왜냐면 여성과 남성의 뇌가 달라서 각자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프론트엔드 개발에 여자가 많은 이유는 그 분야가 여자에게 잘 맞기 때문이고, 마찬가지 이유로 백엔드 개발은 남자에게 잘 맞고 그들이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강사가 생각한 프론트엔드 개발 업무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 포토샵 파일, 이미지, 와이어프레임 등을 가지고 웹 페이지를 만드는 일
  • 때로는 앞서 나온 포토샵 파일, 이미지, 와이어프레임을 그리는 일
  • 웹 페이지에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트랜지션 효과를 주기 위해 자바스크립트를 작성하는 것
  • 콘텐츠를 정의하고 이를 꾸미는 HTML과 CSS를 작성하는 것

프론트엔드 개발자들이 실제로 하는 일을 살펴보자.

  •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간의 시각적 언어 확립
  • 시각 디자인으로부터 콘텐츠, 브랜드, 기능 등을 표현할 컴포넌트 세트 정의.
  • 컨벤션, 프레임워크, 요구 사항, 시각적 언어, 스펙 면에서 웹 애플리케이션의 기준 확립
  • 웹 애플리케이션의 범위를 기기, 브라우저, 화면, 애니메이션의 측면에서 정의
  • 브랜드 충성도, 코드 품질, 관계자의 상품 리뷰를 위한 품질 보증 가이드라인 개발
  • 적절한 간격, 타이포그래피, 헤딩, 글꼴, 아이콘, 여백, 그리드 등을 사용해 웹 애플리케이션 꾸미기
  •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따르며 다양한 해상도에 대응하는 이미지, 디바이스별 목업 등을 사용해 웹 애플리케이션 꾸미기
  • 시맨틱, 접근성, 검색엔진 최적화, 스키마, 마이크로포맷 등을 고려하여 웹 애플리케이션 마크업하기
  • API에 접근하여 사용하기 편하고 배터리 소모가 없는 디바이스 및 클라이언트가 인지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가져오기
  •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트랜지션, lazy loading, 인터랙션, 애플리케이션 워크플로우를 수행하는 클라이언트 사이드 코드 개발. 대부분 점진적 기능 향상 및 하위 표준 호환성까지 고려.
  • CORS(Cross Origin Resource Sharing)을 고려하는 한편 XSS(Cross Site Scripting)와 CSRF(Cross Site Request Forgery) 공격을 막아낼 수 있도록 백엔드 접속에 대한 안전성 확보
  • 엄격한 데드라인, 관계자들의 요구, 기기별 제한에도 불구하고 항상 사용자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 것

React.js, Angular.js, Vue.js 등의 출현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업무 영역은 매우 광범위해졌고 난이도가 높아졌다. 이제는 백엔드만 어렵고 프론트엔드는 쉽다고 간단히 말할 수 없다. 이렇듯 어떤 국비 과정들은 아직 현장의 트렌드와 큰 괴리가 있다. 요즘 개발의 추세를 알고 싶으면, 강사의 말에만 의존하지 말고 직접 리서치를 해야 한다.

5. 자존감 도둑에게
지지 마라


일러스트 킨지

나와는 다른 사람을 못 견디는 사람이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내가 있었던 과정에서는 나를 포함한 단 3명만이 여자고 나머지는 다 남자였다. 별다른 문제가 없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계속 우리가 ‘시집이나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왕이면 수업할때 분위기 좋게 ‘치마 입고 힐신고 화장하고 좀 꾸미’기를 바랐다. 회식을 자꾸 빠지는 나는 ‘분위기를 파괴’하고 술도 안마시는 이상한 사람이였다. 어떤 지인은 학원에서 연 회식을 갔더니 부족한 여성들을 남자들이 나눠 가지기 위해 여자들만 자리를 지정해서 앉히려고 했다고 한다. 결국 여자들이 뭉쳐서 회식을 보이콧 하고 다른곳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고 했다. 그들에게 신경을 쏟지 말자. 처음 국비과정을 신청했을 때의 마음을 떠올리면서 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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