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이끈다: 엘라리아 샌드, 올레나 타이렐

알다여성 주인공왕좌의 게임

여성이 이끈다: 엘라리아 샌드, 올레나 타이렐

이그리트

*주의: 이 글은 왕좌의 게임 시즌 6까지의 스포일러가 매우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엘라리아 샌드 &
샌드스네이크:
도르네의 지배자

도르네 쪽의 서사를 드라마가 완전히 뒤집어 엎으면서 지배자인 엘라리아 샌드와 샌드스네이크는 온전히 드라마에서만 존재하게 됐다. 원작 소설에서는 아직 쌩쌩히 살아 있는 도란 마르텔은 엘라리아 샌드에게 죽고 원작 소설에서는 대너리스를 만나고 불에 타 죽은 트리스탄은 샌드 스네이크에게 죽는다. 드라마 제작자들이 도르네 서사를 드라마에 맞게 다시 만들면서 살릴 수 있는 드라마틱한 캐릭터로 도란 마르텔보다 엘라리아 샌드와 그 자매들을 골랐다는 사실은 꽤 의미심장하다.

도란 마르텔을 살해하는 엘라리아 샌드. 사진 제공 = HBO

도란 마르텔을 원작 소설처럼 오래 살려 두는 방향을 택했다면 시청자들은 음모의 향연을 구경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주전파인 엘라리아 샌드와 샌드 스네이크를 도르네의 지배자로 앉힌 것은 우리가 곧 피가 흘러넘치는 전쟁을 볼 거라는 말과도 같다. <왕좌의 게임> 제작자들은 머리싸움과 반전 대신 화려한 볼거리를 택했다. 물론 그 덕분에 엘라리아 샌드와 샌드스네이크의 출연 지분이 늘어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원작소설대로 영영 감옥에 갇혀서 언제 다시 나올지 모르는 샌드스네이크를 보는 것보다는 훨씬 즐겁다.

오베린 마르텔의 결투 재판에 참석했을 당시의 엘라리아 샌드. 사진 제공 = HBO

엘라리아 샌드는 <왕좌의 게임>에 등장한 다른 여성 인물에 비해 가장 자유분방하고 자신의 잔혹함을 숨기지 않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성격이 불같고 마찬가지로 바이섹슈얼인 오베린 마르텔의 정부(이지만 사실상 아내인)로 수십년을 함께 지냈다. 정식 부인이 아니기에 오베린과의 사이에서 낳은 여덟 딸들은 모두 ‘샌드’ 성을 공유하며 샌드스네이크가 됐다. 하지만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도르네 로열 패밀리의 서자들은 서자가 아니라 로열 패밀리 취급을 받는다. 존 스노우가 남성이고 장자인 롭 스타크와 나이가 거의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남성 계승자가 죽기 전까지는 스타크 취급을 받지도 못했던 점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확실하다. 

샌드스네이크는  도르네의 왕족이나 다름없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무예를 단련했고 전쟁을 이끌었으며 자신에게 충성하는 군대가 있다. 도르네 평민들 역시 샌드 스네이크에 열광하고 이들을 지지하는 편이다. 도란 마르텔이 자신만의 전략을 확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타입인 데다가, 평민들에게는 그러한 ‘전략'을 일일히 공유할 수 없다 보니 인기가 없는 지배자인 것과는 정반대다.

<왕좌의 게임> 시즌 5 피날레, 미르셀라 라니스터를 독살하고 떠나가는 배를 지켜보는 엘라리아와 샌드 스네이크. 사진 제공 = HBO

샌드스네이크는 무엇보다 엘라리아 샌드와 오베린 마르텔을 사랑했다. 그들은 도란 마르텔의 말은 따르지 않았어도, 오베린 마르텔의 말은 따랐다. 그런 오베린이 시즌 4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았지만, 도란 마르텔이 ‘아무 것도 하지 않기'를 택하자 샌드 스네이크와 엘라리아 샌드는 그를 치워버리기로 한 것이다. 도란 마르텔이 물의 궁전에서 죽음을 당함과 동시에 도란 마르텔이 실낱같이 유지하던 라니스터 가문과의 관계도 끊어진다. 엘라리아 샌드가 미르셀라 라니스터를 독살하고, 샌드 스네이크가 트리스탄 마르텔을 배 안에서 살해한 것이다. 그들은 후폭풍을 걱정하지 않는다. 가장 원하는 것은 복수, 그리고 정의. 오베린의 누이인 엘리아 마르텔도 모자라서 오베린 마르텔마저 라니스터 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원한을 되돌려 줘야겠다는 의지뿐이다. 그리고 이들은 결국 대너리스 타르가리옌과 연합을 택함으로써 복수를 위한 명분과 힘을 모두 얻었다.

사실 엘라리아 샌드와 샌드 스네이크는 다른 주요 여성 인물들에 비해 등장 분량이 턱없이 적다. 이는 드라마 제작자들이 처음부터 이들을 후반부 시즌의 주인공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다는 걸 증명한다. 시즌 4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이들은 그저 스페인 느낌의 자유분방하고 강하고 치명적인 여성처럼 여겨졌을 뿐이다. 그들은 오베린 마르텔이 죽기 전까지는 드라마에서 지분을 확보할 명분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 동시에 그들은 가장 매력적인 설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오히려 입체적이지 못한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그들은 이미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주체성을 획득한 여성이었으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불살라버리는 마르텔 다운 마르텔이었다. 새로운 시즌에서는 대너리스 연합의 일원으로 더욱 많은 에피소드와 분량을 확보하기를 바랄 뿐이다.

올레나 타이렐:
멍청한 남자들을 대신해
가문을 이끄는 가시 여왕

사진 제공 = HBO

<왕좌의 게임>에서 등장하는 여성 리더 중 가장 흥미로운 유형은 단연코 올레나 타이렐이다. 다른 여성 인물들이 각자의 젊음과 시간을 불태워 지배자의 자리를 획득했다면, 올레나 타이렐은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전략과 거침없는 언변으로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모두 자신의 발 아래 둘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고 우러러보는 타이윈 라니스터와도 눈을 마주치며 얘기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이며, 가문의 가주라고 앉아있긴 하지만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한심한 아들과 손자들'을 대신해 가문의 명운을 결정할 중요한 결정을 모두 내린다.

올레나 타이렐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방식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줄 아는 훌륭한 플레이어였다. 그가 지나가는 방담처럼 이야기하는 자신의 결혼 이야기를 들어보라. 그가 레드와인(Redwyne) 가문의 장녀였을 때 그는 원래 타르가리옌 가문과 결혼하기로 얘기가 되어 있었다. 타이렐 가문은 아니지만 레드와인 가문은 타이렐의 기수 가문 중에서도 가장 부유하고 가장 강력한 가문이었던 만큼, 올레나의 부모가 그 ‘격’에 맞는 (그 당시의) 왕족을 붙여주리라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멍청한 은발이 싫었기 때문에" 타르가리옌 대신 여동생의 혼처였던 타이렐을 뺏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루서 타이렐의 방에 밤에 숨어 들어가 “그가 아랫층으로 스스로 걸어내려오지 못할 정도로” 그와 진득한 관계를 가지고, 결국 후에 메이스 타이렐이 될 아들을 임신해 타이렐 가문과 결혼하게 된다.

올레나 타이렐의 아들 메이스 타이렐. 로라스, 마저리 타이렐과 함께 베일로르의 셉트에서 죽는다. 사진 제공 = HBO

그렇게 그는 스스로 ‘타르가리옌'이 아니라 ‘타이렐'이 되기를 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운이 좋게도 그의 생존을 담보했다. 타르가리옌들과 결혼한 부인들의 말로는 비참했으니까. 엘리아 마르텔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가장 유력한 가문과 왕가의 결합으로 영원히 번성할 줄 알았던 결혼은 결국 미친 왕 아에리스 2세가 암살당하고 나서 무너져 버린 것이다. 엘리아 마르텔은 라에가르 타르가리옌과 결혼한 대가로 눈 앞에서 자식이 죽는 광경을 봐야만 했으며 자식을 죽인 마운틴에게 강간당하고 살해당했다. 올레나 타이렐은 자신에게 닥칠 뻔한 운명을 운 좋게 돌파했고, 그의 ‘눈치'는 점점 정세를 읽을 줄 아는 혜안이 됐다.

스스로가 대부분의 잘났다는 남성들보다 영리하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은 올레나 타이렐은 일찍이 스스로 실질적 가주가 되기를 택한다. 그는 시즌 3에서 라니스터 가문과 타이렐 가문이 연합하면서 타이렐 가문이 킹스랜딩에 입성할때 가장 먼저 함께 입성한다. 그리고 그들이 가져온 막대한 구호 물자와 왕실에 공급하는 식량을 들먹이며 타이렐 가문의 위상과 행동반경을 한껏 높인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에는 시즌 4에서 가장 충격적(이지만 모두가 차라리 행복해 했던)인 조프리의 암살을 주도한다. 그의 판단은 빠르며 단순하지만 최고의 효과를 낸다. 올레나 타이렐이 리틀핑거와 연합해 조프리 바라테온을 재빨리 치워버린 가장 큰 이유는 이대로 내버려 뒀을 때 자신의 소중한 손녀가 괴물 같은 남자와 결혼할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조프리의 정체를 탐색할 때나, 실제 계략을 진행할 때 산사 스타크와 티리온 라니스터는 장기말로 이용당했을 뿐만 아니라 조프리 살인범으로 누명까지 쓰게 된다. 올레나 타이렐의 입장에서는 실로 완벽한 계획이 아닐 수 없다.

조프리 바라테온은 결국 올레나 타이렐에 의해 살해당한 셈이다. 사진 제공 = HBO

그가 남자들을 다스리는 방식은 같은 유력 가문의 어머니이지만 세르세이 라니스터와는 전혀 다르다. 소회의(Small Council)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세르세이 라니스터는 끊임없이 자신이 적법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소회의에 참여하고 싶어한다. 이것은 소회의가 왕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의결기구이자 세븐킹덤의 모든 의제들이 다뤄지는 권력자들의 모임이라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르세이 라니스터가 얼마나 권력의 자리를 원하는가와는 상관없이, 그는 그 자리에 앉을 수 없다. 그는 왕의 핸드도 아니고, 재상도 아니고, 정보수집관도 아니다. 그가 소회의에 참여할 명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소회의실에 앉아 있는 모습과 그 시도는 오히려 그가 친구로 두어야 할 소회의 구성원들을 불편하게 한다. 그들이 세르세이를 받아들여 주지 않을 충분한 이유가 있는데, 무엇 때문에 세르세이의 침범을 허락하겠는가. 게다가 ‘여자'인데. 세르세이는 끊임없는 시도와 계속되는 거절 끝에 이들을 모두 치워버리는 무력의 길을 택한다.

<왕좌의 게임> 시즌 1, 네드 스타크가 주최하던 소회의.

하지만 올레나 타이렐은 남성들의 질서에 ‘순응하는 척'하며 그들을 마음대로 굴린다. 그는 왕궁의 대소사에 대한 의견을 누가 자신에게 물어볼 때는 “늙은이가 뭘 알겠수" 정도로 대꾸하며 자신의 심경도, 그 무엇도 비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다 알고 있다. 핸드로 앉아 있는 메이스 타이렐이 자신의 아들이기 때문이고, 마저리가 왕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의 ‘뒷방 늙은이' 신세를 이용해 궁정의 높은 여성들과 손쉽게 대화하며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들은 소식을 바탕으로 메이스 타이렐에게 무엇을 할 것인지를 미리 일러주고, 자신이 실행할 수 있는 최선의 계략을 도출한다. 그의 계략은 워낙 은밀해서 바리스도 때로는 감을 잡기 힘들 정도였다. 그는 가시적인 권력의 중심인 소회의에 진출하지도 않았고, 그 근처에 발걸음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을 통해 소회의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소회의의 조언이 전달될 왕도 손녀를 통해 미리 구슬린다. 결국 올레나 타이렐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킹스랜딩의 주요 의사 결정에 본인의 의지를 충분히 관철할 수 있게 된다.

'회개'할 때까지 세르세이에 의해 감옥에 갇혀 있던 마저리 타이렐. 사진 제공 = HBO

하지만 올레나 타이렐의 방식은 시즌 6에 들어서 큰 부침을 겪게 된다. 일단 자신이 매우 아끼는 손자, 손녀가 그레이트 셉트의 감옥에 갇혔기 때문이고, 라니스터 가문, 정확히 말하면 세르세이 라니스터에 대한 증오를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세르세이 라니스터는 올레나 타이렐이 생각하는 ‘격조 있는' 상대가 아니다. 세르세이는 항상 올레나 타이렐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타이렐 가문에 손해를 입히는데, 이것은 그의 방식이 올레나 타이렐이 예상하는 것보다 항상 저열했기 때문이다. 그의 순박한 아들 메이스 타이렐보다 실질적으로 전략적인 파트너가 되어주는 마저리 타이렐이 그레이트 셉트에 갇힌 것은 특히 타격이 컸다. 

결국 마저리 타이렐은 자신에게 유일하게 남은 선택지를 따라 하이 스패로우에게 협조하면서 비로소 풀려날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마저리 타이렐을 계속 따라다니는 ‘친구'이자 감시자인 셉타 때문에 올레나 타이렐과 마저리 타이렐은 전혀 ‘부정한 논의'를 할 수 없다. 올레나 타이렐은 마저리 타이렐의 마지막 충고에 따라 킹스랜딩의 밖으로 일찍이 피신하지만, 그는 그 결정을 평생 후회하게 된다. 올레나 타이렐이 없는 마저리 타이렐은 아직 세르세이 라니스터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가문의 구심점을 잃은 타이렐의 후손들은 잘못 택한 종교 동맹과 함께 킹스랜딩의 먼지로 사라진다.

타이윈 라니스터와 담판을 내는 올레나 타이렐. 사진 제공 = HBO

냉소적인 가시여왕으로 불리는 올레나 타이렐이 모든 전략보다 우위에 두는 요소는 단 하나, 그의 손자와 손녀였다. 로라스 타이렐은 동성애 취향을 밖에 들킬 만큼 멍청하지만 그래도 타이렐에 단 하나 남은 남성 후손이기에 지켜주어야만 했고, 마저리 타이렐은 자라서 바로 자신의 자리를 물려 받을 만큼 영리하고 교활한 손녀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올레나 타이렐은 이 둘을 위해서라면 가문의 손해도 마다하지 않았다. 시즌 4에서 타이윈 라니스터와 날카로운 협상을 벌일 때도 결국 그가 한 수 접은 유일한 이유는 로라스 타이렐이었다. 가문에서 마지막 남은 장손을 킹스가드로 지명해버리겠다는 타이윈 라니스터의 협박에 올레나 타이렐이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세르세이 라니스터는 올레나 타이렐이 가장 아끼는 두 명을 한 번에 죽이면서 올레나 타이렐의 모든 것을 부순다. 결국 올레나에게 남은 것은 복수 뿐이다. 여기서 엘라리아 샌드와 올레나 타이렐이 함께 할 명분이 생기게 되고, 이 둘은 결국 대너리스 연합이 된다.

“세르세이는 나에게서 미래를 앗아갔지. 그는 내 아들을 죽였고, 내 손자를 죽였고, 내 손녀를 죽였어. 생존은 더 이상 내가 쫓는 게 아니라오.”
- 올레나 타이렐, 엘라리아 샌드와 면담하며

<왕좌의 게임>에서 늙은 여성인 올레나 타이렐이 주요 인물로 자리 잡은 것은 긍정적이다. 대부분의 판타지 드라마에서 여성은 도구적인 취급을 받거나, 도구 신세에서 벗어나 주인공이 되더라도 젊고 아름다워야만 했다. 젊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여성이 이야기를 움직이는 것은 늙은 마녀와 같은 악당일 때나 가능한 이야기였다. 올레나 타이렐은 그런 면에서 전복적인 인물이다. 그는 세르세이나 대너리스만큼 드라마에서 많이 등장하지는 않아도, 확실히 이야기의 플롯을 바꿔 놓는다. 게다가 그는 전형적인 늙은 여성의 스테레오타입(“나는 늙고 힘없는 뒷방 늙은이지 뭐")을 위장으로 사용하며 온갖 인물을 조종할 만큼 영리하다. 유력 가문의 아내로 살아 오며 쌓아 온 연륜도 있다. 여자가 늙으면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외모를 질투하거나 아들, 손자에게 집착하면서 상전처럼 굴다가 버려진다는 멍청한 편견을 깨부수는 인물이기도 하다.

상복을 입은 채, 엘라리아 샌드를 만나는 올레나 타이렐. 사진 제공 = HBO

그는 한 때는 전략가였다. 킹스랜딩을 통들어서도 가장 명석한 전략가였을 것이다. 하지만 직계 자손을 모두 한 번에 잃은 커다란 상실은 그를 다른 사람으로 바꿔 놓았다. 올레나 타이렐은 교활하고 영리하며 유머를 아는 냉소적인 사람이었지만,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타오르는 복수심뿐이다. 그는 홀로 남은 타이렐 가문의 웃어른으로써 더욱 공고한 타이렐 가문의 지배자가 되었다. 실제로 ‘남부의 수호자 및 타이렐 가문의 가주' 타이틀이 누구에게 주어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가 그 자리에 오르든 그는 올레나 타이렐의 아래다. 올레나 타이렐은 막대한 부와 풍부한 식량 - 시타델에서 겨울이 왔다고 공언했으므로, 그리고 가장 긴 겨울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으므로 정말로 무엇보다 중요해질 - 을 바탕으로 세븐킹덤의 전황을 얼마나 뒤집어 놓을 수 있을까. 세르세이는 너무 많은 적을 만들었고, 그 중에서도 올레나 타이렐은 정말로 경계해야 마땅할 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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