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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리트

You know nothing, Jon Snow.
서포트

'이그리트'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1월 째주
알다

이렇게 웃긴데, 같이 웃깁시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여 온 문화 중 하나를 꼽는다면 나는 단연코 스탠드업 코미디를 꼽을 것 같다. 그렇지만, 사실 나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스탠드업 코미디 필름들을 보고 깔깔대며 즐거움과 동시에 약간의 괴리감을 느꼈다. 즐거움은 유머가 주는 즐거움이요, 괴리감은 저렇게 테이블에 삼삼오오 앉아 마이크만 하나 놓인 무대 위의 코미디언을 보는 공연의 광경 자체가 주는 괴리감이었다. 여러모로 그 풍경이 ‘한국적'이지 않다고 느꼈다. 물론 이건 트렌드를 다 따라가기에는 참으로 구시대적 인간인 나의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겠다. 결국 유병재(가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메이저'하게 흥행시킨 데에는 개인적인 기분 나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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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째주
알다

혼자 가는 상해

<혼자 가는 여행> 시리즈에서는 혼자 훌쩍 떠나기 좋은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정보 공유 및 제보는 언제든지 edit@thepin.ch    어째서 상해 깨끗하다. (밤 열 시 전이라면) 돌아다니기 편하고, 안전하다. 한국에서 아주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 놀러간 기분을 내기엔 딱이면서 지나치게 피로하지 않다. 한국과 시차도 크게 나지 않는다. 아시아 음식을 좋아한다면 아시아 음식대로, 서양 음식을 좋아한다면 서양 음식대로 맛집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가기 전 상해 직항 항공편은 아주 빈번하며 비행 시간은 두 시간 내외로 일본보다 조금 더 걸리는 수준이다. 많은 항공사의 취항지이므로 한두 달 전에만 티켓을 끊으면 비슷한 값에 원하는 항공사를 골라 갈 수 있을 정도. 티켓은 왕복 기준 20만원 선이다. 상해에서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고, 중국어만 통한다. 도로명, 지하철명 정도는 영어로 표기되어 있으나 그것이 끝이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한자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본토 발음으로 읽을 수는 없어도 대략의 뜻은 이해할 수 있다. 상해는 택시비가 서울에 비해 싼 편이라 택시로 많이 이동했는데, 그때마다 구글 번역기의 텍스트/음성 송출 기능을 이용했다. 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세세한 대화를 요구하는 물품(예를 들어 종류가 매우 많은 찻잎 같은)을 구매할 때는 중국어를 모르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

1월 째주
알다

혼자 가는 홍콩

같이 가는 여행이 좋았던 시절도 있다. 2인분(혹은 그 이상)의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것, 말 안 통하는 타국에서 한국어를 활용할 고정적인 상대가 있다는 것, 도미토리형 유스호스텔에 머무를 게 아닌 이상 숙박비를 쪼개어 부담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같이 가는 여행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먼저 생각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일정과 예산 범위를 맞추기 힘들다는 것, 여행의 취향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 서로 다른 생활패턴을 여행이랍시고 억지로 맞추기조차 힘들다는 것. 어쩌면 맞춰나갈 기력을 잃어버린 인간의 푸념일수도 있지만, 나는 점점 혼자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이 글은 혼자 여행을 다니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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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월 째주
알다

이주의 넷플릭스: 파이널 테이블

<파이널 테이블>  회차 정보: 시즌 1개, 에피소드 총 10개 러닝타임: 각 편당 50분 내외 추천합니까?: 예. (단 야식이 삼삼한 시간엔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글의 본론인 <파이널 테이블>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한 가지 사실을 고백한다. 나는 자극적인 리얼리티 쇼를 즐겨 마지않는 사람이다. 특히 그 중 매회 인간성의 기본을 시험하는 <헬스키친>과 같은 리얼리티쇼는 한때 나의 최근 시청목록을 가득 채우곤 했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아래 마셰코)에서는 참가자들이 몇 시간동안 서서 손으로 머랭을 치는 각 시즌의 초입을 보며 기묘한 가학심에 길들여져 즐거워하기도 했다. (머랭은 그냥 거품기로 치면 되는 것을. 대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참신하게 사악할까?)...

18.8월 째주
알다

어설프게 착한 사람들: <오뉴블> 시즌 6

아래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 6의 스포일러와 전 시즌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넷플릭스의 간판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아래 오뉴블)> 시즌 6이 지난 7월 말, 드디어 공개됐다. 사실 '드디어'라고 표현하기에 기다림이 그렇게는 길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극악의 편성과 실제작까지의 온갖 잡음이 이는 공중파 드라마에 비해 <오뉴블>의 제작 및 릴리즈 스케줄은 생각보다 순조로운 편이었으니까. 기억하시는지. <오뉴블> 시즌 5의 마지막 장면을. <오뉴블> 시즌 5를 정주행했을 당시 나는 그 마지막 장면의 여운에서 한동안 벗어날 수 없었다. 지하 벙커에서 마지막을 예감하고 나란히 선 그들, 끝의 끝까지 남아 불의에 저항하던 죄수들...

18.8월 째주
생각하다

왜 여성 프로게이머는 멸종했을까?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 세 명만 모여도 덕질의 장르는 메이저라며 자기 위안을 삼을 수 있다지만 주변인들의 지속적인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시선을 두게 되는 나의 덕질 장르가 있다면 바로 이스포츠다. 나는 그 중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현 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아래 LCK로 표기)를 리그가 이렇게 거창한 이름을 가지기 전부터 지켜봐 왔다. 년도로 따지자면 2010년 경, 트리비아로 따지자면 임프가 잊혀진계절로 랭크 게임 1위를 오르락내리락거렸을 때부터다. 한국이 이스포츠의 성지인 것은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생기며 당시의 게이머들이 엄청난 팬덤을 이끌고 다녔던 9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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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월 째주
생각하다

오션스8: 여자가 일하는 방식

*주의: 이 글에는 <오션스8>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존재감 넘치는 여성 배우 여덟만으로 주연 자리를 꽉 채운 <오션스8>이 지난 13일에 개봉했다. 영화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박했다. 일부 관객의 평가는 더했다. 이야기의 전개가 빈약하다, 캐릭터가 상투적이다, 어떻게 여자만으로 사기를 칠 수 있냐 , 개연성이 없다, 재미가 없다 등. 조금 더 문장을 정확하게 바꿔 보겠다. <오션스8>에 대한 남성 '평단'과 남성 관객의 평가는 박했다. 스쳐지나가는 일련의 혹평을 보며 리부트된 <고스트 버스터즈>와 <스타워즈: 로그 원>이 떠오른 건 우연일까.  오션스8 메인 포스터. <오션스> 시리즈는 대대로 오락영화였고, 그 이상의 무언가가 되기를 바란 적이 없다. <오션스8> 역시 그렇다. 하지만 <오션스8>은 열 한 명의 남성(혹은 열 둘, 혹은 열 셋)이 아니라 여덟 명의 여성이 주연으로 등장하면서 오락영화 이상의 무언가가 되었다. <오션스>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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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월 째주
알다

네 구린 농담은 됐으니까 입 다물어, 여자가 웃긴다

뮤지컬 <시카고>에서 내가 언제나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셀 블록 탱고도, '오, 우리 둘 다 총을 향해 손을 뻗었죠!'도 아닌 피날레다. 공연 내내 공간을 꽉 채우던 재즈 밴드도, 감옥을 연상시키는 배경과 소품도 모두 금색 술로 무지막지하게 가려지고 번쩍이는 무대 위에 등장하는 것은 오직 벨마와 록시. 합을 맞춰 나란히 춤추는 둘은 오랜 시간 싸워 지켜낸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온 몸으로 말한다. 을지로의 바 '신도시'에 오후 다섯 시 경 사전 인터뷰를 위해 들어섰을 때, <Laugh Louder(아래 래프 라우더)>의 출연진과 기획진은 테이블을 밟고 올라선 채 바로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금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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