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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아모 쿠바 12. 쿠바의 날씨

나오미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라는 노래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하늘색은 푸른색이다. 아니 푸른색이었다. 요즘 같으면 '회색'을 '하늘색'으로 정정해야 할 듯하다. 유난히 호흡기가 취약하게 태어난 나는 올 가을, 겨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정말 고생했다. 집 안에만 갇혀 지낼 수 없으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했지만, 귀가 후엔 어김없이 비염이 도졌다. 곱게 화장이 잘 먹은 날도 마무리는 마스크였다. 나오미, 한국 체류 버전 초미세먼지로 뒤덮인 한국의 하늘이 쿠바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매일 돼지고기를 굽고 등푸른 생선을 바싹 튀겨도 파랗기만 한 쿠바의 하늘이 너무 그리웠...

떼아모 쿠바 11. 쿠바의 교육

나오미

지인 YD는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계란 거래를 한 C여사와 둘도 없는 베프가 되었다. C여사는 쿠바의 마스코트 ' 까라두라' 였는데, 내성적인 성격의 YD와 궁합이 제법 잘 맞아 매일 함께 어울리다시피 했다. 간혹 YD를 찾기 위해 우리 집에 들르기도 했다. 옆에서 둘의 대화를 보면 C여사가 어찌나 직설적인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그 날도 아침 일찍 C여사가 나의 집으로 찾아와 YD를 찾았다(까라두라답게 이른 아침부터 남의 집에 잘도 찾아 온다). YD는 때마침 내가 차려 준 간단한 아침식사를 즐기는 중이었다. YD는 식사를 할 때 입을 벌리고 쩝쩝 소리내며 먹는 습관이 있다. 성격도...

떼아모 쿠바 10. 물자부족, 그리고 절약

나오미

쿠바노들과 대화하다 보면 그들이 매우 자주 사용하는 숙어가 있다. 바로 아쎄 팔따(hace falta)라는 것인데 '~이 필요하다, 부족하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A: vamos hacer espaguetis. dime! Qué hace falta?(우리 스파게티 만들자. 말해봐! 뭐가 부족해?) B: a ver... hace falta puré, queso y fideo!(보자...퓨레, 치즈 그리고 면이 없네!) 농담처럼 보이지만 실제 상황이다. 쿠바노들이 이 표현을 입에 달고 사는 이유가 있다. 첫째, 쿠바노의 대부분은 가난하다. 공식 발표된 쿠바의 1인당 GDP는 연간 1만2500달러에 달한다지만, 이것은 사회주의 정부가...

떼아모 쿠바 9. 쿠바의 파티, 피에스타

나오미

그 동안 에피소드들로 쿠바 사람들의 이런저런 성격을 표현해보았다. 다소 일반화의 오류가 있을 수 있으나, 나오미의 경험을 한 줄로 정리해 보자면, 쿠바노와 쿠바나는 관심받기 좋아하고 정열적인 성격이다. 이런 이들의 성격상 껌뻑 넘어가게 좋아하는 한 가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피에스타(fiesta), 파티다.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한 파티는 항상 조용하고 성대한 모임이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잔치라면 몰라도 파티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늘 헐리우드 영화 속에 나오는 백인들의 파티 장면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거대한 성에서 열리는 파티, 드레스코드를 맞춰입은 사람들, 샴페인 그리고 뷔페. 쿠바에서는 그야말...

떼아모 쿠바 8. 데스까라도

나오미

뻔뻔한 행동을 대놓고 하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철면피' 혹은 '낯짝이 두껍다'라고 표현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쿠바에도 비슷한 단어가 있다는 것이다. 막간 나오미의 쿠바식 스페인어 교실을 다시 열어보자. 철면피라는 뜻을 전달하고 싶을 때, 쿠바식으로 표현하자면 두 가지의 단어가 사용이 가능하다. 첫번째 단어는 데스까라도(Descarado)다. 쿠바노들이 다방면으로 참 많이 쓰는 단어다. 두번째는 까라두라(Caradura)다. '까라'는 얼굴, '두라'는 두껍다는 뜻이다. 낯짝이 두껍다는 한국말과 일맥상통한다. 두 단어를 뜻하는 제스처도 존재한다. 주먹으로 한쪽 볼을 두번 톡톡 두들기는 것이다. 말로 표현하기는 애매하나...

떼아모 쿠바 7. 쿠바의 질서

나오미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다. 쿠바를 향해 상상된 이미지는 극과 극이다. 쿠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북한 같은 나라'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부모님도 처음엔 그러셨다. 거기 김정은 같은 사람이 통치하는데 왜 가냐고, 쥐도새도 모르게 총 맞아 죽으면 어쩌냐고. 물론 이 이야기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일단, 통치자의 외모부터 다르다. 쿠바의 전 국가평의원장인 피델 카스트로는 아주 출중한 외모를 지녔다. 실제로 1900년대 후반, 미국에서 보낸 꽃미모의 암살자가 작전을 하다 그의 미모에 반해서 연인이 될 정도였다. 또한 쿠바에서 일반 외국인이 총에 맞을 일은 없다. 엠바고(embargo)로 거의 모든 무역 통로가 차단된...

떼아모 쿠바 6. 쿠바의 음식

나오미

오늘의 주제, 개인적으로 최애 파트인 쿠바의 음식이다. 말레꼰 편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이고, 입에 음식이 들어갈 때 가장 행복하다. 정확히 짚어 다시 말하면, 나는 한식을 정말 좋아한다. 향신료에 매우 취약해서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향으로 미각을 자극하는 나라의 음식을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극도로 편향된 음식 취향 때문에 전 세계 그 어떤 산해진미를 가져다준들, 김치찌개에 먹는 밥 한 공기보다 만족도가 떨어진다. 해외여행을 떠날 때마다 그 나라 음식에 대한 뒷조사를 철저히 할 수 밖에 없다. 여차하면 여행기간 내내 맨빵만 씹다 오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식도락...

떼아모 쿠바 5. 쿠바의 교통

나오미

19살 때 영화 <더티 댄싱 하바나 나이트>를 보고난 뒤 나에게 있어 '쿠바=춤' 이었다. 하지만 2010년 실제로 쿠바에 입성했을 때 나의 시선을 가장 먼저 끌었던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차다. 길 위에는 영화 속에 등장했던 올드카들이 아직도 주행 중이었다. 올드카 택시 뒤로 구아구아(버스)가 보이는 아바나 거리 올드카 미니버스 이 차는 여주인공 가족이 쿠바로 이민 올 때 탔던 차고, 저 차는 얌생이 미국놈이 타고 다녔던 차잖아?" 차에 대해선 전혀 지식이 없어 흔한 이름조차 나열할 수 없지만, 딱봐도 이건 19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차들이다. 백 살은 족히 먹은 올드카는 달릴 때마...

혼자 가는 상해

이그리트

<혼자 가는 여행> 시리즈에서는 혼자 훌쩍 떠나기 좋은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정보 공유 및 제보는 언제든지 edit@thepin.ch    어째서 상해 깨끗하다. (밤 열 시 전이라면) 돌아다니기 편하고, 안전하다. 한국에서 아주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 놀러간 기분을 내기엔 딱이면서 지나치게 피로하지 않다. 한국과 시차도 크게 나지 않는다. 아시아 음식을 좋아한다면 아시아 음식대로, 서양 음식을 좋아한다면 서양 음식대로 맛집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가기 전 상해 직항 항공편은 아주 빈번하며 비행 시간은 두 시간 내외로 일본보다 조금 더 걸리는 수준이다. 많은 항공사의 취항지이므로 한두 달 전에만 티켓을 끊으면 비슷한 값에 원하는 항공사를 골라 갈 수 있을 정도. 티켓은 왕복 기준 20만원 선이다. 상해에서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고, 중국어만 통한다. 도로명, 지하철명 정도는 영어로 표기되어 있으나 그것이 끝이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한자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본토 발음으로 읽을 수는 없어도 대략의 뜻은 이해할 수 있다. 상해는 택시비가 서울에 비해 싼 편이라 택시로 많이 이동했는데, 그때마다 구글 번역기의 텍스트/음성 송출 기능을 이용했다. 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세세한 대화를 요구하는 물품(예를 들어 종류가 매우 많은 찻잎 같은)을 구매할 때는 중국어를 모르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

떼아모 쿠바 4. 쿠바의 패션

나오미

한국은 유행에 민감하다. 시즌마다 유행하는 스타일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20년 전에는 힙합바지에 군함만큼 큰 운동화가 유행이었다. 지금 30대라면 본인 발 사이즈보다 두 치수 정도 큰 신발을 신고 통 큰 긴 바지로 바닥을 쓸고 다녀 본 경험이 있으리라 믿는다. 바지폭은 점점 줄어들어 10년 전 쯤엔 부츠컷이 유행했다. 그 후 한동안은 스키니가 유행해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스키니에 어느 정도 적응했을 때 다시 복고로 부츠컷이 시작되었다. 패션을 알지 못하는 나는 한국의 빠르게 굴러가는 패션시장에서 항상 낙오하곤 했다. 쿠바는 한국보다는 조금 쉽다. 내가 말하는 몇 가지만 기억한다면 당신도 쿠바에서 패션 리더가 될 수...

떼아모 쿠바 3. 이중 화폐

나오미

오늘 이야기 할 주제는 쿠바의 화폐다. 쿠바는 모든 면에서 평범함을 거부하는 ‘관심 종자’다. 쿠바의 통용 화폐는 종류가 두 가지다. 아주 간략히 설명하자면 쿡(CUC)은 환전용 화폐로 외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화폐고, 쿱(CUP)은 내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화폐이다. 쿱은 페소 쿠바노(Peso Cubano) 또는 모네다 나시오날(Moneda Nacional)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1쿡은 24쿱의 가치를 지닌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 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지폐는 생김새만 약간 다를 뿐 색깔이 비슷하고, 현지인들은 쿡과 쿱 이라고 말하기보단 두 가지 화폐를 통틀어 페소(PESO)라고 말하기를 선호한다...

떼아모 쿠바 2. 까사

나오미

시계를 돌려 2010년 12월의 나오미로 돌아가본다. 정처 없이 배낭을 메고 길 위의 삶을 살던 시절이다. 비행기의 연착으로 늦은 밤 11시가 다 되어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도착했다. 나는 무작정 택시를 탔고 구 시가지의 랜드 마크로 알려진 ‘까삐똘리오(Capitolio)’에서 하차했다. 쿠바에 입국 전 멕시코에서 만난 친구가 준 정보는 대략 이러했다. 택시를 타고 까삐똘리오에서 내려. 까삐똘리오와 대극장 사이 길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딱 돌리면 J까사가 보일거야. 찾기 쉬워. 그가 알려준 대로 택시를 타고 까삐똘리오에서 하차 후 대극장을 찾는 것 까진 순탄했다. 두 건물의 사이에 난 길로 들어서며 오른쪽으로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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