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알레르기에 고통받지 않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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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알레르기에 고통받지 않는 방법

이나경

일러스트레이션: 솜솜

얼마전 트위터에서 한 유저가 '탈코르셋'의 일환으로 선크림 사용중단을 선언했다. 미백을 위한 선크림사용이 코르셋이냐, 아니냐를 떠나 나의 흥미를 끈 부분은 선크림을 그만 사용해야 한다는 트윗을 반박하는 많은 이들이 일광화상을 겪은 후 광알레르기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자외선에 대한 피해로 피부암, 광노화, 기미, 잡티 등을 익히 알고 있지만 광알르레기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광알레르기"를 아는 사람들은 이미 광알르레기로 고통받는 당사자와 주변인들 뿐이다. 그래서 광알르레기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도, 걸린 후에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방심한 틈에 발생하는 광알레르기

어렸을 때 선크림을 바르지 않고 수영장에 다녀온 후, 새까맣게 탄 피부 껍질을 벗겨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일광화상이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일광화상이 일으키는 피부의 손상은  어린시절의 일광화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을 수반한다. 

일광화상은 잠깐 방심한 틈을 타 일어난다. 내 피부가 광알레르기성이 된 결정적 계기는 10여년 전 5월의 미국 동부여행이었다. 그 때의 햇빛은 강렬함과는 거리가 먼, 그저 기분 좋은 따스함을 느낄 정도였다. 외출할 때 언제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데, 그날따라 방심한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발등이었다. 맨발에 여행용 스포츠 샌들을 신고 한낮의 시내를 두세 시간 돌아다닌 후 호텔로 돌아오니 노출된 발등의 피부가 살짝 붉게 변해 있었다. 평소라면2~3일 안에 자연스럽게 태닝으로 바뀌는 수준으로, 별로 심각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음날도 역시 노출이 많이 되는 얼굴, 목, 팔, 다리 등에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발까지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날 저녁부터 발등과 발목이 빨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코끼리 다리처럼 발목과 종아리의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피부가 퉁퉁 부어올랐고 열꽃같은 수포가 솟았다. 엄청난 가려움에 하이드로코티손(스테로이드 연고)를 치덕치덕 발랐으나 결국 귀국해 주사, 약물 복용, 연고의 3단 콤보 치료를 마치고서야 겨우 증상이 가라앉았다. 

봄날의 강하지 않았던 햇빛, 한시간 남짓의 짧은 자외선 노출, 발등과 발목이라는 극히 국소적인 부위의 일광화상이 내 광알레르기 인생의 시초가 되었다.

광손상은 축적되고 광민감도는 상승한다

한번 호되게 일광화상을 경험한 후 내 피부는 평소보다 훨씬 자외선에 민감해졌다. 처음처럼 완전히 뒤집어지는 수준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햇빛에 많이 노출된 날에는 자잘한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일이 빈번했다. 처음 2~3년 동안은 심각한 일광화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지만 피부의 광민감화 증상은 해마다 심해졌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한두 시간을 넘기게 되면 여지없이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그 범위도 점차 넓어져 발등과 발목에 국한되던 것이 종아리로 타고 올라와 허벅지까지 두드러기가 생기곤 했다. 내 몸 전체가 광알레르기화 된 것이다. 자외선 차단제 지수는 갈수록 높아져 외출할 때마다 SPF 70~100 의 초강력 선스프레이를 뿌려주었는데도, 지난 10여년간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의 피부 뒤집힘은 수차례 발생했다. 이제는 자외선 차단제만으로는 더 이상 피부를 보호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햇빛이 강한 지역으로 여행을 할때는 발목까지 오는 롱스커트를 입곤 한다.

일광화상을 막기 위한 5가지 팁

  1. 오전 10시 - 오후 3시는 일광화상을 일으키는 UVB 의 지수가 가장 높은시간이다. 햇빛을 받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2. 피부가 노출되는 모든 부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자. 귓볼, 손가락 옆부분, 뒷목, 발가락 같은 부위를 지나치지 말자. 
  3. 일광화상을 당한 직후에는 피부를 의류로 모두 가린다. 자외선 뿐 아니라 적외선 열자극으로 피부 상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광민감화가 진행된다면 평소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던 루틴보다 두 배 이상으로 보수적인 차단관리가 필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거의 매 시간마다 덧발라주자. 
  5. 자외선 차단제에 피부 커버를 더하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은 기본, 그 위에 의류, 모자, 선글라스, 장갑, 양산 등으로 피부를 보호해 주면 더욱 좋다. 같은 두께라면 꼼꼼한 직조의, 짙은 색의 합성섬유가 천연섬유의 밝은색 직물보다 차단효과가 높다. (예를 들면, 어두운 색의 래쉬가드가 흰색 면 티셔츠보다 훨씬 빛을 잘 차단한다. 물에 젖은 흰색 가디건/티셔츠는 차단기능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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