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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는 어떻게 훌륭한 여배우들을 낭비하는가

해일

<닥터 스트레인지>가 흥행에 성공했다. 시각 효과와 음악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훌륭한 여배우를 낭비하는 방식은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가진 여배우들이 마블에서 별 볼일 없이 소비되어 버린 사례들을 보자. 시간 여행자의 애인 매트릭스에 갇힌 레이첼 맥아담스 레이첼 맥아담스는 데뷔 15년차에 접어든 배우다. 2015년 드라마 <스포트라이트>에서 깊이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그가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스트레인지의 애인 크리스틴 팔머 역을 맡았다. 팔머는 응급실장이라는 중요한 직업이 있고, 세계 최고의 신경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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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의 우대 9. 박보영

복길

2008년에 여자 중학생 두 명이 갈대밭에 불을 지른 사건이 있었다. 다행히 10분 만에 진화해 인명피해 같은 건 없었지만 겨울이라 밭은 빠르게 타버렸다. 이 사건은 당시 내 주변에서 여러 가지 버전으로 각색되었다. 동반자살을 시도한 레즈비언 중학생 커플일 것이다, 갈대밭 가운데 시체를&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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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여성영화제의 사람들 2. 변영주

신한슬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21년 간 여성 감독, 여성 배우, 여성 영화들을 소개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돌아왔다. 2019년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예년보다 다소 늦은 8월29일부터 9월5일까지 열린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는 '영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성'들이 있다. <핀치>가 여성영화제를 만드는 사람들, 여성영화제가 배출한 감독들, 여성영화제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페미니스트들을 만나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20년에 대해 들었다. 두번째 인터뷰는 여성영화제 집행위원 변영주 영화감독이다.   제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이하 여성영화제)부터 포럼 세션이든, 개막식 사회자든, GV든 꾸준히 참가하셨다. 처음 여성영화제에 참여하셨을 때 기억이 있다면? 워낙 예전이라 자세한 건 잘 기억이 안 난다. 영화 상영을 기다리면서 극장 앞에서 대놓고 담배를 피워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일종의 ‘해방감’이 기억난다. 기자들도 많이 왔었다. 페미니스트란 무엇이냐, 당신들은 남성을 배제하느냐, 이런 종류의 질문이 많았던 것 같다. 요즘 그런 질문을 하면 타임머신을 태워서 20년 전으로 보내야겠지만, 당시에는 진심으로 ‘여성영화제에 모인 사람들’을 궁금해 하고 두려워하는 어떤 조심스러움이 있었던 것 같다. 저에게는 그런 조심...

2018, 올해 내가 열렬히 사랑한 페미니스트 서사

오혜진

바야흐로 ‘올해의 ○○’ 계절이다. 유수의 명망인과 기관들이 올해 발표된 문화예술 콘텐츠 ‘BEST ××’을 발표한다. 당연히 불만은 있다. 어떤 텍스트가 감동을 만들어내는 순간은 온전히 텍스트 그 자체의 힘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그 힘의 절반은 그것을 접하는 향유자의 상황과 맥락에 기대 있다.&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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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않는 영웅, <미쓰백>

신한슬

여자가 주인공인 한국영화를 본 지 너무 오래 됐다. <비밀은 없다(2016)>가 마지막이었다. 주인공 김연홍(손예진)이 실종된 딸의 장례식에서 화려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씹어 뱉듯이 욕을 던지는 장면이 최고였다. 연홍은 그 때 딸이 죽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비밀은 없다>는 반전이 있는 상업영화로서, 범죄 스릴러로서 훌륭한 작품이었지만 그다지 주목 받지 못했다. 누적 관객 수는 25만 명이었다. 당시 나는 혼란에 빠졌었다. 나만 재미있었나? 내 취향이 독특한 건가? 그런데 <미쓰백(2018)> 이지원 감독의 인터뷰 를 보고, 새로운 가설을 떠올렸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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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영화 호황 속 가난한 여성 캐릭터에 대하여

SECOND

씨네 페미니즘 매거진 <SECOND>의 콘텐츠를 <핀치>가 웹 단독으로 서비스합니다. 훌륭한 글을 편안히 즐겨보세요. 김혜수, 전지현, 손예진이 있는데도 여성 영화(여자 배우가 주가 되거나 혹은 여자의 이야기를 주요 소재로 다루는 영화)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90년대와 한국의 영화 시장이 폭발적으로 거대해진 2000년대를 거쳐 지금까지 여배우는 항상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트로이카라 불리며 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 3인이 누구인지 대중들을 갑론을박하게 만들던 대상도 언제나 여성 배우들이었다. 전지현, 손예진, 송혜교는 2000년대 가장 사랑 받던 여배우로 여전히 톱스타의 반열을 지키고 있고, 전도연과 김혜수, 김희애는 몇 안 되는 독보적인 중년 여성 배우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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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의우대 10. 박보검

복길

여러분 안녕하세요. 마음이 춥습니다. <핀치>에 ‘무정의 우대’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기고한 지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이 시리즈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박보검’ 편을 1년 동안 썼습니다. 변명을 대자면 끝이 없지만, 미뤄지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두 가지 설명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제가 올해 초 <프로듀스 101 시즌2> 를 보면서 ‘본격적인 남자 아이돌 팬덤’을 실시간으로 경험해버린 것이 이유입니다. 온갖 리얼리티를 미친 듯이 보는 시청자가 저의 또 다른 직업이지만, 그렇게까지 광기 어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시청하는 모두가 ‘방송국도, 시장도, 산업도, 사회도, 국가도,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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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자들은 안 바뀌어도 우리는 바뀌겠죠: 2018년, 여성과 한국영화

윤이나

더 나은 여성의 삶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 <헤이메이트>가 <핀치>에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2018년을 결산하는 다섯 편의 글을 연재합니다. <헤이메이트>의 윤이나, 황효진이라는 필터를 거쳐 올해의 엔터테인먼트 지형을 돌아봅니다. 첫 순서는 올해의 한국 영화와 여성. 나는 지금 사흘에 걸쳐서 약 30시간 째 이 글을 쓰고 있다. 이 글의 분량은 원고지 20매지만 나에게는 이미 30매가 넘는 글이 있다. 슬프게도 그 글의 대부분은 여기 실리지 못할텐데, 왜냐하면 중언부언을 영원히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나는 2018년의 한국영화에 대해 말하면서 2017년과 비교했을 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흐름을 짚어보고 싶었다. 이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빠르게 밝혀졌는데 사실 이렇다 할 흐름이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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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하고도 실패하는 상냥한 정대현들에게

유희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수년간 친밀함을 공유해온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쉽지 않다. 안다, 당신에게 악의는 없단 사실을. ‘사랑’과 ‘책임’이면 관계가 온전하게 안정되리라고 믿었으리란 것도. 사랑과 책임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너무 쉽게 속단했음을, 우리 둘 다 늦게서야 깨달았다. 그러니까, 사랑하고 책임을 지려면 우리는 동등해야 했다. 사랑하고 책임을 지려면 우리는 비슷한 만큼의 노동과 감정을 관계에 쏟아부어야 했다. 사랑해서, 정이 들어서, 믿어서 함께하기로 했던 것이므로, 이제 와서 터져 나온 이런 이야기가 당신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안다. 나의 입장에 서보려고, 나의 말을 이해해 보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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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7. 밤쉘

신한슬

서울에서 무려 20년 간 여성 영화만 줄창 보는 축제가 꾸준히 열렸다. 멋진 일이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캐치프레이즈로 열린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들을 소개한다. 페미니즘 고전 영화부터 세상을 바꾼 여성들의 이야기, 여성 영화인들의 작품 세계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을 위한 선물 같은 영화들이다. 영화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밤쉘(Bombshell, 2018)> 알렉산드라 딘 감독 다큐멘터리 해맑게 살아온 남자들은 간단한 성차별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 수많은 사례 중 하나가 외모에 대한 칭찬이다. 그것이 칭찬일지라도, 끊임없이 성적 대상화 당하는 것이 얼마나 불쾌하고 위협적인 일인지, 남자들은 영 이해하지 못한다. 언젠가 직장 선배들과 같이 점심을 먹었을 때였다. 직장 내 성희롱이 화두였다. 나는 사회가 젊은 여자를 얼마나 함부로 대하는지 얘기했다. 오로지 외모로 평가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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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의 우대 4. 원빈

복길

<프로포즈>, 원빈 자기 품보다 큰 새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큰 저택에 살며 대형견을 산책시키는 연하의 남자. 불쑥 나타나 여자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개와 함께 유유히 자리를 떠나는 남자. 신인배우가 미니시리즈에서 맡은 역할은 저게 다였다. 다시 생각해봐도 뭔지 모르겠다. 좀 소름 돋을 정도로 이상한 캐릭터 아닌가? 그걸 연기한 배우의 이름이 원빈이라는 것까지 듣고 나면 대체 이 고통스러운 판타지는 누구의 것인지 머리를 쥐어뜯게 됐다. 하지만 막상 이 배우의 얼굴을 보면 설정이나 이름 따위를 지적하는 게 대체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상태가 되고 만다. 그를 좋아하진 않아도,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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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무식자의 <캡틴 마블> 리뷰

신한슬

대한민국을 점령한 대유행 트렌드가 내 취향에는 영 아니라 ‘홀아비’가 된 기분을 느껴본 적 있는가? 옷장에 스키니진이 없다든지, 롱패딩을 입느니 ‘얼어 죽어도 코트파’가 된다든지, 허니버터칩을 한 번도 맛있다고 생각한 적 없다든지. 최근 나는 전세계적 유행에 발맞추기 힘들다고 느낀 적이 있으니, 바로 히어로 영화 때문이다.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계보는 곧 히어로 영화와 일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앤트맨 등 디씨코믹스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를 기반으로 하는 온갖 ‘맨’들과 ‘우먼’의 이야기가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지배하고 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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