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래에, 타래라서 꼭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쓸 수 없었다. 이젠 고통보다는 따끔한 정도지만, 그래도 그 이야기를 쓰기 좋은 타이밍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의 경우를 누군가는 '심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그 정돈은 뭐',라고 했기 때문에.
괜히 내가 이 이야기를 했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까 봐, 혹은 그냥 나만 비극의 주인공처럼 오해받을까 봐 많이 망설였다.
그렇기에 나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나의 현재의 불행과 행복 ,과거의 불행과 행복에 집중하기보다는 내가 트라우마를 대하는 방식과 그 여정에 함께해주길 바란다.
나는 당시에 상담을 꾸준히 받고 있었기에 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말고. 헤헤.
부모님과 나의 무거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 그들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헷갈리고, 현재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내가 이 문제를 깊이 그것도 혼자!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지 못할 것 같아서 모른척하고 있었다.
나는 결론을 짓지는 못했다. 그러나 결심은 했다. 이것을 '트라우마'로 부르기로.
어머니와 아버지께 정신적, 육체적인 학대를 당했던 경험이, 나의 단점이자 하자라고 생각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정할 때는 굉장히 다정하며, 평소에는 나와 내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해주려고 하고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변화 중인 어머니와 달리, 직접 육체적, 정신적인 폭행과 폭언을 갑자기 했던 아버지는 그냥 성질을 죽이고 있을 뿐임을 안다.
그렇기에 계속 헷갈린다. 대체, 왜, 그랬는가? 이렇게 잘하면서 왜 그때 내 삶을 끝내려고 했는가? 내 삶을 응원하면서 왜 나를 죽일뻔했는가? 왜 나를 우울증까지, 불면증까지, 자해까지, 자살까지 몰아가 놓고 그 과거는 모른 척하며 지금은 내 눈치를 보면서 사는가? 아마 내가 더 이상 그들을, 그 과거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육체적인 힘이나 경제적인 지원에 굴복하겠지만, 굴복과 두려움은 다르니까.
나는 트라우마를 택했다.
그들이 나에게 저지른 학대는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그들의 단점이자 그들의 안 좋은 과거이다. 그들의 하자이다. 그렇기에 나는 끔찍한 과거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다. 그래, 그 과거를 나는 트라우마로 보기로 했다. 극복하기 힘들고 앞으로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나의 하자나 잘못이 아니며 내가 행복하면 안 될 이유도 아닌.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들이 행복하길 바란다.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하길 바란다. 지금은 적당히 도란도란 살고 있지만 나는 그들과 맞지 않음을 안다.
이 이야기가 몇 편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폭력이나 폭언은 누군가의 트리거를 건드릴 수 있기에 묘사를 구체적으로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부모님이 나에게 한 실패에 가까운 잘못 보다는 내가 거기서 어떻게 대응하고 생각하고 어떤 심정인지를 말하려고 한다.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트라우마는 과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