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공대에 여학생들이 많아져야 하는 이유 (여성 과학인이 많아져야 하는 이유) 는,
그 전공들이 여성의 생활이나 보완과 밀접한 '기술'을 다루기 때문이다.
- 졸업 프로젝트로, 어떤 팀은 최근에 여성을 대상으로 자주 일어나는 범죄를 주제로 했다.
그러나 그 팀들은 전부 남학생이었으며, 잠재적 사용자(여성들)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익명으로 팀 프로젝트를 서로 평가하는 결과를 보니, 나만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나 보다. 같은 분반의 여학생들에게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우리들에게는 생활이고 피해이고, 무엇 하나 편하게 쓰지 못하는 상황인데, 그 팀원들에겐 '피해자'는 '소비자' 혹은 '구매자'일뿐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 또 다른 예시로는, 친구들과 얘기를 하는데, 이런 얘기가 들렸다.
a교수님, 이번에 데이트 강간에 쓰이는 약물 탐지기 팀에 들어가셨어. a 교수님 밑의 b선배, c선배, d선배 등등이 들어간다더라.
조금... 이상하다. a 교수님, b,c,d선배 모두 남자였기에. 그들이 데이트 강간에 쓰이는 약물을 탐지하는 기계연구에 들어간다고...? 여기서도 다 남자인데 다른 팀에서도 다 남학생들만 왔을 텐데.
물론, 지금 우리 세대까지 여자 교수님들, 여학생들이 공대에 적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 문화였으니까. 그러니까 지금 적은 건 어쩔 수 없다...그러니까..앞으로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얘기이다.
기계나 전자전기 관련 전공에서 팀 프로젝트를 할 때 ,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주제는 '여성용 호신기구'이다. 그런데 팀원들은 전부 남성이다.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제품이란 사용자를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사용자를 이해하기 위해 직접 그 상황에서 그 입장이 되어보는 활동이다. (현장에 가거나, 직접 불편함을 겪어보거나, deep한 인터뷰를 하거나...)
그러나 남자들이 어두운 곳을 몇 명이서 연구한다고 가서, 웅성웅성해봤자 정말 그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까? 없겠지. 무섭거나 불안하지 않을 테니까.
++또 다른 이유로, 공대 특성상 팀원들과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불안할 때가 있다. 늦은 시간에 남학생들이야 새벽 몇 시에 귀가하든 피곤함 말곤 없겠지만, 나는 11시 넘어서 가로등도 거의 안 켜진 학교를 혼자 걸을 때, 억울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팀원들에게 '유난이야'라는 시선까지 받아서 화도 났다.
+++글이 안 써져서 말도 별로고 마무리도 별로인데, 그냥 기술직무에 여성들이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를 지키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말이다.